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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의사회 "생활치료센터, 격리 아닌 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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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의사회 "생활치료센터, 격리 아닌 치료 필요"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1.04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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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개소, 수용인원 60명...의협엔 ‘코로나19’ 지원 의사 교육 프로그램 마련 요청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생활치료센터를 운영, 지원 중인 지역의사회가 생활치료센터의 개념을 ‘격리’가 아닌 ‘치료’로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증환자의 치료는 어렵겠지만 먹는 약만 처방해주는 현 상태를 개선, 증상을 보였을 때 어느 선까진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1029명으로, 총 확진환자는 6만 1769명, 격리해제는 4만 2953명, 사망자 91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확진자 수만해도 12월 26일 1132명, 12월 27일 970명, 12월 28일 1807명, 12월 29일 1044명, 12월 30일 1050명, 12월 31일 967명 등 500명을 넘어 1000명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일이 비일비재하자, 도봉구에서는 도봉구의사회와 협력, 생활치료센터를 지난해 12월 17일 개소했다. 도봉구 생활치료센터는 도봉동 소재 한 숙박업소로, 20세 이상 49세 이하 무증상 청장년층 중 병원 입원이 필요 없는 확진자의 격리생활을 위해 도봉구에서 지정한 민간숙박시설이다. 해당 생활치료센터의 수용인원은 60명이다. 

생활치료센터 진료 의사는 환자들을 모니터링하면서 전화로 상담하고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는 않는다. 환자 상태가 좋지 않으면 인근 중환자 치료병상이 있는 병원으로 이송을 의뢰한다.

▲ (왼쪽부터) 도봉구의사회 백재욱 총무이사,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 도봉구의사회 김성욱 회장, 김해은 부회장.
▲ (왼쪽부터) 도봉구의사회 백재욱 총무이사,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 도봉구의사회 김성욱 회장, 김해은 부회장.

 

도봉구 생활치료센터는 도봉구의 요청으로 의료지원에 나선 도봉구의사회 소속 개원의들과 지역 대학병원 의사들이 함께 환자 치료와 관리를 맡고 있는 상황이다. 오전에는 의료지원을 나오기 어려운 개원의들을 대신해, 인근 지역 대학병원인 상계백병원 의료진들이, 오후와 야간은 도봉구의사회 회원 10여명이 순번을 정해 봉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봉구의사회 김성욱 회장은 “서울시에서 생활치료센터 계획안을 설립했고, 이것이 구청에 일임되면서, 의사회로 협력요청이 들어왔다”며 “지난해 12월 생활치료센터를 개소하기 전 구청과 만나 어떻게 운영하고 관리할 것인지 협의를 했다. 이왕 의료지원을 할 바에야 능동적으로 하자는 의견이 의사회 내부적으로 있어, 나름대로 계획을 짜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다만 개원의들이 오전에 의료지원을 나오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상계백병원과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며 “그래서 오전은 상계백병원에서, 오후는 개원의들이 돌아가면서 생활치료센터를 맡고 있다. 오전 9시부터 7시까지 근무하고, 7시 이후에는 콜을 받고 있는데 자주 오는 편이어서 부담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개원의의 생활치료센터 진료봉사는 올해 초 대구 봉사를 제외하고 이번이 처음이다. 개원의는 일단 운영하던 병원의 진료를 비우고 참여해야 하는 데다 만약 확진되면 병원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등 손실이 있기 때문이다.

김성욱 회장은 “의료지원을 나오는 게 사실 힘든 일”이라며 “하지만 국가적인 재난 상황이고, 확진된 환자들을 잘 관리해야 파급효과를 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회 입장에선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즐거운 마음은 아니지만, 해야 되는 일이니 노력하고 있다”며 “구청에서 지원팀이 있고, 용역팀, 간호사팀, 의료팀 등이 나눠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까진 큰 문제가 없고, 행정팀에서도 원하는 것이 있으면 최우선으로 지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봉구의사회 백재욱 총무이사도 “생활치료센터가 처음 만들어질 때 갑작스럽게 시작하게 됐는데, 일주일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의료지원단을 구성하는게 만만치 않았다”며 “김성욱 회장이 직접 상계백병원을 찾아가 부탁을 한 덕에, 백병원에서 오전 근무를 지원해줬고, 오후와 주말은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커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 이사는 “12월은 어떻게 보냈고, 1월부터 백병원에서 인력이 모자라다면서 지원이 어렵다는 연락을 해왔다”며 “급하게 대책을 마련했고, 여러 회원들이나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처럼 지원을 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큰 문제는 해결이 됐다. 다만 2월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10여명 이상의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내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줘서 의료지원 시켜달라는 회원들도 있다”며 “지원 나오는 회원에게 문제가 생기면 다른 회원이 메워주는 등, 많은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노력해주고 있어 지금 당장은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김성욱 회장도 “평일 의료지원을 못하는 회원들은 미안하다면서 주말에는 자신들이 다 하겠다고 하지만, 부담이 너무 쌓이면 안 되니 적절히 배분하고 있다”며 “연세가 너무 많은 회원도 의료지원을 하겠다고 해서, 마음만 받겠다고 거절했다. 처음에는 얼마나 참여할지 걱정했지만 많은 분들이 참여해줘서 놀랐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개소해, 보름 가까운 시간동안 생활치료센터에서 확진자들을 돌보면서 이들은 생활치료센터에서의 ‘치료’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환자의 상태를 살펴볼 진찰의 방법이 한정돼 있고, 치료 수단 역시 먹는 약으로 한정돼있다 보니 ‘치료’라는 개념보다는 ‘격리’라는 개념에 더 가깝다는 것.

도봉구의사회 김해은 부회장은 “병원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을 상대하다보니, 확진다들이 갑자기 악화될 때가 있는데,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청진이나 X-Ray를 찍어볼 수 없어서 답답하다. 누구든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케어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레벨 D를 입고 청진할 수 없다. 문진과 증상만으로 환자를 봐야 하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생활치료센터에 있다고 해서 전부다 무증상 환자가 아니다. 감기증상이 있는 환자도 있는데, 이런 증상이 있다는 건 병변이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제까진 의료진의 경험과 감각으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데, 코로나19는 우리도 처음 겪는 감염병”이라며 “건강한 환자도 갑자기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의 치료 부분에선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욱 회장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 2단계, 2.5단계 등으로 단계를 나눈 것처럼 생활치료센터도 환자의 처치나 치료를 어디까지 가능한지에 대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격리시키는 개념이 아니라, 증상이 있을 때 처치할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증상이 심하면 후송을 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도봉구 생활치료센터의 의사들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 대한의사협회과 정부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김성욱 회장은 “의협에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코로나19의 증상이 어떤지, 주의사항은 무엇이고 어떤 경우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의협이 감염내과 교수를 초빙해 일괄적으로 정리한 영상을 만들어줬으면 한다”며 “의협이 그런 영상을 만들어주면 생활치료센터에 지원 오는 의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정부에겐 “감염병과 관련해 어떤 프로토콜이 있어야 한다. 감염병이 창궐하면 그때 가서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우왕좌왕하지 말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 면에 있어서 이번 코로나19 방역은 큰 경험이 될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백재욱 총무이사는 “우리나라는 가성비를 좋아하는데, 의료비용에 대해선 가성비를 따지지 않았으면 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지 1년이 넘어가는데, 이쯤 되면 생활치료센터의 등급을 나누고, 이에 따른 예산 집행 및 각종 준비가 마련돼 있어야한다”고 밝혔다.

백 이사는 “도봉구만 예를 들면, 코로나19 대비한 생활치료센터가 3개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항상 만석을 유지하면서 예산 대비 효과를 생각하지 말고, 의료비용에 있어선 얼마든지 비용을 사용해도 된다는, 일이 벌어지고 난 다음에 예산이 집행되는 방식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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