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0-06-06 06:08 (토)
의협 "코로나19 악용해 원격의료 추진" 강경 대응 선언
상태바
의협 "코로나19 악용해 원격의료 추진" 강경 대응 선언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5.20 0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화상담 전면 중단 대회원 권고...내과醫도 의협 권고 따르기로
▲ 원격의료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이 표면화 됐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경대응을 선언했다.
▲ 원격의료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이 표면화 됐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경대응을 선언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화상담’이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이 원격의료로 표면화 됐다.

정부가 비대면 원격의료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서자 의료계가 강경대응을 선언한 것. 그동안 코로나19로 전화상담에 한해 현장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한 발 물러선 의협이 강경 대응을 선언한 만큼, 의ㆍ정 간 갈등이 불거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국무회의에서 “의료서비스 등 비대면 사업을 적극 육성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관련 부처들이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향후 정부에서 4차 산업 육성방안의 하나로 ‘원격의료’ 추진을 강력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정부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전화상담 및 처방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는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을 비롯한 의료계의 적잖은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의료계에서 항상 반대해왔던 원격진료로 가는 전단계가 아니냐는 우려로 인해 전면 거부를 선언하기도 했다.

의료계의 반발이 커지자, 정부는 만성질환자의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한적 조치로, 상당히 위험성이 낮고 오랫동안 봐왔던 환자들이 대상이라면서 전화상담 및 처방 대상을 축소하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의협은 전화상담 및 처방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지만 대상 환자를 ‘만성질환자’로 축소한다면 현장 의료진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최근 전화상담에 대한 환자의 편의성, 효과성이 대두되면서 정부가 원격의료에 대한 긍정적인 검토와 적극적인 추진 방침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다시 한 번 갈등이 불거진 것.

이에 의협은 코로나19로 인해 정부에서 한시적으로 시행중인 전화상담 처방에 대해 전면 중단할 것을 회원들에게 권고했다.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이라는 국가재난사태를 빌미로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반대해온 비대면 진료, 원격진료 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협은 권고문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서 목숨을 걸고 헌신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충분한 지원은 하지 못할망정 의료의 본질과 동떨어진 명분을 내세워 정작 진료 시행의 주체인 의료계와의 상의 없이 전격 도입하려 한다”며 “이는 뒤에 비수를 꽂는 비열하고 파렴치한 배신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의협은 “일부 시행되고 있는 전화상담이 비대면-원격진료의 빌미로 정부에 의해 악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오늘부터 전화상담 처방의 전면 중단을 회원 여러분께 권고하고, 향후 일방적인 정부 정책 추진에 대한 협회의 투쟁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대집 회장도 자신의 SNS에 “청와대와 정부는 코로나19 국가재난사태를 정략적으로 악용하여 비대면-원격진료를 일방적으로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재난사태에서 선의로 일부 호응한 정부 측의 전화상담 처방 제도를 마치 비대면-원격진료의 정당성이라도 확보된 것처럼 호도하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지금은 코로나19 감염증 사태에 대한 철저한 대응과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필수 일반진료 체계의 보호에 총력을 다할 때”라며 “돈은 더 내고 저질 진료를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비대면-원격진료,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이렇게 졸속으로 강행돼야 하는가”라고 강조했다.

또한 의협은 앞으로 1주일 간 권고 사항의 이행 정도를 평가한 뒤, 전화상담과 처방의 완전한 중단과 더불어 원격진료 저지를 위한 조치들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개원가 역시 원격의료 추진으로 인한 국민 건강 우려와 책임소재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원격의료가 추진되려면 국민 건강을 위해 최선의 방법론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나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와 관련한 책임소재도 명확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내과 개원의들이 비대면 전화상담을 전면 중단하라는 의협의 권고를 지지하면서 힘을 보태고 나섰다. 비대면 전화상담과 처방의 경우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나 경증질환을 주로 진료하는 내과의 비중이 높은 만큼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회장 박근태)가 지난 18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의협의 전화상담 전면 중단 권고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박근태 회장은 “정부는 ‘코로나19’ 감염병이라는 국가재난사태를 빌미로 비대면 진료, 원격진료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국민 건강권을 위해서는 대면진료가 원칙이다. 의협 권고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개원내과의사회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의사회원들에게 전화상담 전면 중단을 권고하는 안내 문자를 배포하고, 성명서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개원내과의사회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현재진행형인데도 불구하고 전화상담 중단 권고를 지지하는 이유는 ‘국민 건강권 담보’로, 정부가 비대면 전화상담을 디딤돌로 원격의료를 활성화시킨다면 오진의 위험성이나 의료전달체계 붕괴, 의료민영화 등 오히려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근태 회장은 “국가재난상황에서 특히 대구·경북의 경우 환자들이 병원을 가지 않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비대면 전화상담과 처방이 필요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정부에서도 진정 기미가 보인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전화상담을 중단해도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환자는 의사를 만나야 정확한 진단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내과 개원의들은 국민의 건강만 보고 의협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는 더 이상 원격의료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