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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 19 재확산 위기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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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 19 재확산 위기에 쓴소리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5.1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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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까지 94명 확진...유흥시설 집합금지명령ㆍ등교 일주일 연기 등 파급 확산
"단계적 선택적 거리두기 완화 원칙 무시한 결과" 일침..."소수 일탈만 탓해선 안돼"

잠시 감소세를 보이던 코로나 19가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로 재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11일까지 총 94명이 확진됐으며, 이로 인해 지자체에서는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명령이 발표됐고, 고3부터 시작되는 개학 역시 일주일씩 미뤄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까지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 감염으로 서울에서 총 59명이 확진됐고, 서울 외 지역(경기도 21명, 인천 7명, 충북 5명, 부산 1명, 제주 1명) 발생 확진자가 총 35명으로, 총 9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서울특별시에선 해제기일을 정하지 않은 모든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명령을 발표, 시내 모든 유흥시설의 영업을 중지시켰고, 이 같은 조치는 경기도, 인천광역시, 경상남도, 대구광역시, 충청북도, 대전광역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유흥시설 집합금지명령을 발동했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인해 오는 13일로 예정돼 있던 고등학교 3학년 등교수업 등 학년별 등교수업시작일이 전부 일주일씩 연기됐다. 교육부는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등을 고려해 등교 추가 연기 여부를 오는 20일경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또한 서울시에서는 출ㆍ퇴근시간 등 이용객이 많은 혼잡한 시간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다. 역무원은 개찰구에서 마스크 미착용 승객이 지하철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며, 마스크를 갖고 오지 않은 승객을 위해 덴탈마스크를 전 역사 자판기 등에서 시중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현실화되자, 의료계에선 ‘초심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그동안 정부에 의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있었고, 국민들 역시 이에 잘 따랐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느슨해졌다는 걸 지적한 것.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생활 방역 전환 후 환자들도 경계심이 좀 풀어져서 병·의원 방문 시 마스크를 안 쓰고 오는 경우가 있다”며 “황금연휴 이후 한 번 더 확진자가 늘어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 안이해진 마음을 다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외과 개원의도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너무 성급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 감염병이 재확산되는 분위기라서 안타깝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권고하고, 여유를 두고 단계적으로 했다면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다만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볼 수 있다. 이번 이태원 클럽발 감염 확산이 반대로 국민에게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며 “하루 빨리 정부와 의료진,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여름이 오기 전에 ‘코로나19’가 종식됐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현실화되자, 의료계에선 ‘초심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현실화되자, 의료계에선 ‘초심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지난 11일 입장문을 통해 “4월말부터 5월초까지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 중 상당한 감염 확산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이어 5월 6일부터 생활 속 사회적 거리두기 진입을 앞둔 시기”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피로감 누적, 사회적 활동이 활발해지는 계절의 변화, 경기 침체와 경제 악화 등을 감안할 때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완화 조치는 의식주와 학습, 기업활동 및 의료기관 이용과 같은 필수적인 활동 위주로, 지역별 감염 확산의 정도와 특성을 감안하여 점진적으로 시행해야한다는 게 의협의 설명이다.

의협은 “감염 확산이 쉬운 클럽, 대형주점 등의 유흥시설과 위락시설 등에 대해서는 행정력을 동원한 고강도의 관리가 필요하다”며 “청년들이 마스크 없이 밀집하는 클럽의 경우, 감염 전파의 매개가 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방문자를 추적하기도 어렵워,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는 방역당국의 뼈아픈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협은 “방역당국은 현재 보고되고 있는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와 추적뿐만 아니라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생활 속 사회적 거리두기 계획 전반에 대해 재검토해 각종 사회활동 가운데 필수적인 활동 위주의 점진적 완화를 계획해야 한다”며 “유흥시설 등에 대한 강력한 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감염확산 정도에 따라 안정적인 상황이 될 때까지 완화 계획 일체를 유보하는 등 특단의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위험 업종별 사전감시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및 시행을 건의했다.

의협은 “사전감시모니터링에 필요한 기술적 지침과 방침을 질병관리본부에서 마련해 지방자치단체, 행정안전부, 환경부, 소방방재청 등과 협의해 시행하는 방안으로, 적극 검토해 시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형성된 항체의 면역효과에 대한 증거와 관계없이, 보이지 않는 감염 확산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항체검사를 조속한 시일 내에 실시할 것을 권고한다”며 “이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방역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의협은 방역당국과 의료계, 그리고 국민 모두가 초심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협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경탄한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의료진의 헌신에 힘입어 감염 확산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냉정을 잃었다. 지금의 우리는 대구ㆍ경북의 소식에 숨죽이던, 자발적으로 거리두기에 나섰던, 의료진의 헌신에 감동했던 그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의협은 이어, “다시 늘어나고 있는 확진자는 몇몇의 일탈 때문이 아니다”며 “거리에는 이미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활보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손을 씻는 횟수도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지금 이 상황은 또 다른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의협은 “백신과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확진자의 수가 잠시 줄어들었다는 것을 제외하면 사태 초기와 바뀐 건 없다”며 “코로나19의 위협은 현재진행형이다.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만이 유효한 예방수단으로, 나의 방심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20~30대 청년층에 대해 ‘선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에서 클럽 방문 확진자인 30대 남성으로 인해 그의 외할머니가 2차 감염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어 이 같은 의협의 호소가 크게 와닿는 상황.

의협은 “코로나19는 감염이 되더라도 가벼운 증상을 보이거나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건강하더라도 이미 감염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상태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지 않은 채 타인과 접하게 되면 감염을 전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또, “그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다. 한 순간 나의 즐거움이 누군가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이 될 수 있다”며 “만약 코로나19가 당신의 아들과 딸에게 치명적인 병이었다면 누구보다 철저하게 선을 지켰을, 우리의 어머니와 아버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지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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