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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계기로 감염질환 중요성 재인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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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계기로 감염질환 중요성 재인식해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5.1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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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교수 "치료제 효과 논하기 일러"...감염병 대응 의료체계 구축 강조

코로나19를 계기로 감염질환에 대한 중요성을 재인식해야하는 의견이 제기됐다.

코로나19 재유행을 예측하는 지금, 여유가 있을 때 감염병에 대응할 의료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려의대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는 지난 10일 열린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코로나19 대해부: 신종 바이러스 질환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강의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 고려의대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가 개원내과의사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코로나19 대해부: 신종 바이러스 질환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 고려의대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가 개원내과의사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코로나19 대해부: 신종 바이러스 질환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에서 처음 보고된 코로나19는 1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보건 비상상태를 선포했고, 3월 11일에 판데믹을 선포하게 됐다. 1948년에 설립된 WHO가 판데믹을 선언한 건 2번 밖에 없는데,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판데믹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의 임상적 특징에 대해 최원석 교수는 “환자를 직접 진료한 분도 있고, 여러 자료를 통해 알게 된 분도 있을 것”이라며 “무증상 환자도 있만 기침이나 호흡곤란, 발열, 인후통, 근육통 등 인플루엔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에는 후각이나 미각 손실에 대한 증상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잠복기는 2일에서 14일 정도, 일방적으로 5~6일 정도이고, 전염은 호흡기를 통한 전파 등이 있다”며 “성적이나 분변-경구(fecal to oral) 경로로 감염이 가능한가에 대해선 이견이 있는데, 아직까지 이런 루트가 명확하게 증명이 된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근 중증환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되고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증상이 없거나 무증상 환자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며 “처음에는 증상이 없거나 무증상 환자들이 있을까 생각했지만 실제로 많이 있다. 다만 이 환자들의 전염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염에 어느 정도 기여할 거라 보고 있지만 증상이 없다면 유출된 바이러스 양 자체가 적을 가능성이 있다. 전염성에 대해선 좀 더 평가가 필요하다는 게 공통적 의견이라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양상을 살펴보면 초반에는 아시아 쪽에서 발병했다가, 지금은 아메리카와 유럽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40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 수는 25만명에 이르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숫자를 봤을 때 치명률은 7% 내외이며, 우리나라는 2.3%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권은 대개 피크를 넘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보이고, 유럽이나 아메리카는 지금 막 정점에 이르고 있다”며 “지금 걱정하는 건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는 지금 막 시작하는 단계일 가능성이 있다. 줄어들었다가 다시 유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겉으로 드러난 환자가 전부가 아닐 수 있다. 예를 들어 뉴욕주는 270만명이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일본은 도쿄에서 희망자를 모아 코로나 항체검사를 해보니 59%가 양성이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숨어있는 환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이태원에서 환자가 발생했는데, 그 환자가 어디서 감염됐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지역사회에서 숨어있는 전파자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IDSA는 4월 11일 가이드라인을 냈는데, 대부분의 임상시험 목적으로 쓸 수 있지만 표준적인 치료로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며 “코로나와 관련 임상이 진행 중이거나 데이터가 축적된 약물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인터페론 ▲리바비린 ▲렘데시비르 ▲파비피라비르 등이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환자가 오면 꼭 어떤 약을 쓴다고 정해져 있는 것은 없다. 결론적으로 여러 기전을 타겟으로 해서 여러 약물들이 평가되고 있는 상태”라며 “아직 결론이 내려지기 어려운 상황이고, 많은 데이터를 봐야한다. 현재까지는 지지 치료가 메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 교수는 감염질환의 중요성에 다시 한 번 재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감염질환은 사라질 거라는 말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다”며 “감염질환의 중요성이 높아졌고, 새로운 감염병이 계속 등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가지 생각해봐야할 건 새로운 감염병이나 판데믹은 전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가 발생한 것도 그렇고,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시기를 말하고 있지만 이 또한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른다. 잘 모르기 때문에 대비하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대비해야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기가 됐다면 감염병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며 “일반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을 분리해서 진료할 수 있는 체계가 병립해야하고, 그 안에 의료전달체계가 자리 잡아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역할을 잘하기 위해선 공공의료체계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공공의료체계가 민간의료체계와 똑같은 일을 하고 경쟁하는 구조는 안 된다”며 “공공의료체계가 좀 더 개별적으로 분리돼 있고, 이런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형태로 체계가 정비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원석 교수는 코로나19 환자에게만 따로 나타나는 증상이 없기에 개원가로서는 의료진과 환자의 동선을 분리하는 방법 외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환자에만 나타나는 증상은 임상적으로 거의 없다. 기침만 하거나, 열만 나거나, 후각만 이상해지는 경우도 있다. 폐렴은 없는 환자들도 많다”며 “어느 정도의 환자를 진료한다, 혹은 선별진료소로 보내 검사한다 하는 기준을 만들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동선을 분리하는 방법 외에는 특별한 수가 없지만 개원가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방법”이라며 “이렇게 되면 개원가는 감기환자도 못 보는 상황이 될 수 있는데, 사실은 이 상황이 끝날 때까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진료를 하던가, 위험을 없애기 위해 진료를 안 하는 방법 외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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