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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필수ㆍ대기실 떨어져 앉기, 달라진 진료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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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필수ㆍ대기실 떨어져 앉기, 달라진 진료 풍경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5.1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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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사태 장기화 영향...병원 앞에서 전화 진료하기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진료실 풍경도 바뀌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5월 1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27명 발생해 총 누적 확진자수는 1만 936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격리해제자는 38명으로 총 9670명이 격리해제 됐고, 현재 1008명이 격리 중이다.

▲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행동이 변하는 등, 오랫동안 이어진 진료실 풍경이 바뀌고 있다.
▲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행동이 변하는 등, 오랫동안 이어진 진료실 풍경이 바뀌고 있다.

최근 개원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행동이 변하는 등, 오랫동안 이어진 진료실 풍경이 바뀌고 있다.

모 내과의원을 운영 중인 A원장은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을 보면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마스크를 착용한다”며 “환자들도 대기실에 앉을 때 알아서 떨어져 앉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을 방문하면 바로 체온을 체크하는데, 체온이 37.5도 이상이면 일단 병원 밖으로 내보낸다”며 “그리고 전화통화를 통해 감기증상이라고 하면 내가 직접 밖으로 나가 문진하고 코로나19가 의심되면 국민안심병원으로 가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원의 B씨는 “참을 수 있는 질환들로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일이 적어졌다”며 “단순한 통증, 경증인 감기증상은 많이 참아서 병원을 덜 찾는 거 같다”고 밝혔다.

그는 “3월 초까지만 해도 마스크 안 쓰고 온 환자들이 있었고, 마스크를 쓰라면 화를 내거나 ‘내가 감염자냐’면서 기분 나빠하기도 했다”며 “3월 말부터는 마스크를 안 쓴 환자들이 없고, 남녀노소 할 거 없이 마스크 착용에 대해선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 진료를 볼 때 발열이 있는 환자를 본 기억이 없다”며 “발열이 있는 환자는 병원을 오기보다는 선별진료소로 가기 때문인 거 같다”고 말했다.

접수 시 미리 문진표를 작성하는 것 역시 달라진 진료풍경이다. 이비인후과의원 C원장은 “이비인후과는 환자의 100%가 호흡기 증상을 호소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환자 분류를 위해 접수 데스크에서 호흡기 증상 여부에 대한 문진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료실에서도 증상을 얘기하기 전까지는 마스크를 내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그렇다 보니 3일만 우선 지켜보자고 약만 처방하는 등 소극적으로 진료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모 의사는 “코는 내놓고 마스크를 쓰고 있는가 하면 진료실로 들어올 때는 괜히 예의를 생각해 마스크를 벗기도 한다. 환자마다 마스크를 대하는 자세가 제각각인 것”이라며 “제대로 마스크 쓰는 방법을 안내해주면서 전염병의 위험성도 이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전화처방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한 내과 원장은 “의원 1층에 있는 약국에서 처방전만 내려달라는 전화를 하는 환자도 있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의원에 들어오기가 꺼려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전부터 관계가 잘 형성된 환자라서 기존에 먹던 약을 처방했지만 웃픈 이야기”라며 “1층으로 처방전을 내린 것도 전화처방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개원가에서는 최근 국민들 사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졌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개원의는 “요즘 들어서 코로나 경계가 풀어져서 그런지 마스크를 안 쓰고 병원에 오는 경우가 있다”며 “그럴 때는 병원에 비치된 덴탈마스크를 주고 있는데 너무 안이해진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의료계에서 5월 초 황금연휴가 지나면 코로나19가 다시 터질 거 같다는 예상을 했는데, 이번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건으로 결국 터지지 않았나”라며 “사람들 생각이 비슷한 거 같다. 조심하는 사람은 계속 조심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개원의들은 코로나19로 진료 풍경이 달라진 점을 언급하면서, 진료나 병원 운영의 어려움도 함께 지적했다.

개원의 D씨는 “계속 마스크를 쓰고 진료를 해야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다”며 “코가 답답하고 목이 엄청 말라서, 진료 한 번 보고나면 물을 꼭 마셔야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개원의도 “원래 비염이 약간 있었는데 마스크를 오래 쓰니 목소리가 바뀌었을 정도다”며 “환자와 정면으로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청진은 뒤로만 하고, 혈압을 잴 때도 환자 보고 다른 쪽을 보고 있으라고 한다”고 전했다.

모 의사회 임원은 “내과의 경우 월별 청구금액이 30% 줄어든 거 같다”며 “이비인후과나 소청과는 50~70% 줄었을 거라고 본다. 모 지역에선 제일 환자 않다고 하는 소청과 원장이 코로나19로 폐업했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요즘 페이 닥터도 잘 안 쓰는 분위기”라며 “내가 아는 2명이 하는 곳은 일주일에 3일씩 번갈아가면서 근무할 정도로 개원가 환경이 열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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