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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원 입원실 초과했어도 요양급여 환수는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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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원 입원실 초과했어도 요양급여 환수는 ‘부당’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3.19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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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부당이득징수 대상으로 제재할 공익상 필요 인정 어려워"
김주성 변호사 "기준 제시한 판결"..."실제 진료 적정성 여부 심사해 환수해야"
▲ 정신과 의원이 정신보건법령상 입원실 수를 초과한 상태에서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이 건보공단의 환수처분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 정신과 의원이 정신보건법령상 입원실 수를 초과한 상태에서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이 건보공단의 환수처분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정신과 의원이 정신보건법령상 입원실 수를 초과한 상태에서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이 건보공단의 환수처분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지난해 이슈가 됐던 1인1개소법을 위반해도 의료인에 의해 정상적인 진료가 이뤄졌다면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례와 어느 정도 맥락을 같이하는 판례로, 앞으로 건보공단이 환수처분에 대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야한다는 숙제를 안겼다.

대법원은 최근 의사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시한 ‘요양급여비용 환수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되돌려보냈다.

건보공단은 A씨가 2009년 5월 30일부터 2016년 7월 30일까지 정신과 의원을 운영하면서 구 정신보건법 등에 따른 정신의료기관의 시설ㆍ장비기준을 위반해 정신과의원에 허용되는 최대 병상 수(49병상)을 초과해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키고 그들에게 요양급여를 제공, 병상 수를 초과해 입원한 정신질환자들에 관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건보공단은 A씨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았다며 30억여 원의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했다.

그러자 A씨는 “구 정신보건법 등에 따른 정신의료기관의 시설ㆍ장비기준은 정신병원과 정신과의원 사이의 진료수가의 차이를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며 “시설ㆍ장비기준을 위반해 정신과의원에 허용되는 최대 병상 수를 초과한 병상은 운영했더라도, 이 사건 환자들에게 적절한 요양급여를 제공한 다음, 이에 해당하는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이상, 시설ㆍ장비기준 위반과 요양급여비용 청구 사이에 규범적인 면에서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구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5조 제1항 [별표 1] 제1호 (라)목은 ‘요양기관은 요양급여이 필요한 적정한 인력ㆍ시설 및 장비를 유지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요양급여비용 산정은 ‘건강보험 행위 급여ㆍ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에 따라 규율된다”며 “해당 규정은 이 사건 환자들에 대한 요양급여비용 청구가 부당청구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규정은 요양기관으로 하여금 요양급여에 필요한 적정한 인력ㆍ시설 및 장비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을 뿐, 이를 초과하는 시설 등을 갖추는 것을 금지하는 취지가 아니다”며 “정신과의원에 허용되는 최대 병상 수를 초과한 병상을 운영해 정신병원급 병상을 운영했더라도 해당 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소를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정신과의원이 입원병실 기준을 위반, 사실상 정신병원의 규모로 운영하면서 관할 행정청으로부터 해당 시설ㆍ장비에 관해 아무런 관리ㆍ감독을 받지 않은 채, 입원한 환자에 대해 요양급여를 제공했다”며 “입원환자 중 49인을 초과한 환자에게 제공한 요양급여는 요양급여에 필요한 적정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지 않은 채 요양급여의 인정기준을 위반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정신과의원이 입원환자 중 49인을 초과한 환자들에 대해 제공한 제반 요양급여에 관한 비용은 지급받을 수 없는 요양급여비용”이라며 “건강보험법 제67조 제1항에 따른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를 제기했으나 2심 재판부의 판단은 1심과 같았다.

2심에서 A씨는 “이 사건 의원의 입원실은 구 정신보건법 제12조 제1항 및 구 정신보건법 시행규칙 제7조 제1항 [별표2]의 시설ㆍ장비기준에 따라 입원환자 1인당 최소바닥면적 기준을 준수하는 등 49인의 환자를 충분히 입원시킬 수 있는 정신과의원의 병실로 적법하게 설치됐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 사건 의원의 시설ㆍ장비기준 위반은 불법성의 정도가 의원과 환자들 사이에 체결된 진료계약을 무효로 만들 정도로 크지 않다”며 “위반사항과 무관하게 적정한 요양급여가 이뤄졌으므로, 이에 관한 요양급여비용은 부당이득 환수의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구 정신보건법 등에 따르면 정신과의원은 49인을 상한으로 해 그 이항의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실을 둘 수 있을 뿐이고, 환자 50인 이상을 입원시키려면 정신병원이 갖춰야할 각종 시설ㆍ장비를 갖추고 정신병원 개설허가를 받아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이 사건 의원이 정신과의원이 갖춰야할 진료실과 입원환자 1인당 최소바닥면적을 갖췄더라도 49인을 초과한 환자들에 제공한 요양급여는 적정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지 않아 요양급여 인정기준을 위반한 채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이 사건 의원의 입원환자 중 49인을 초과한 환자들에 제공한 요양급여는 요양급여 인정기준을 위반해 이뤄진 것이므로, A씨와 해당 입원환자들 사이의 사법상 진료계약이 유효한지 여부, 그 불법성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이에 관한 요양급여비용은 환수처분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사건의 흐름이 바뀐 것은 대법원에 이르러서였다. 대법원이 A씨의 패소를 선고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되돌려보냈기 때문이다.

먼저 대법원은 지난 2019년 5월 30일 선고된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해당 판례에서 대법원은 “구 국민건강보험법은 국민의 질병ㆍ부상에 대한 예방ㆍ진단ㆍ치료ㆍ재활과 출산ㆍ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이라며 “의료법 등 다른 개별 행정 법률과는 그 입법목적과 규율대상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법원은 “의료법 등 다른 개별 행정 법률을 위반해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한 것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건보법과 다른 개별 행정 법률의 입법목적 및 규율대상의 차이를 염두에 둬야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법령상 보험급여기준의 내용과 취지 및 다른 개별 행정 법률에 의한 제재수단 외에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징수까지 해야 할 필요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이 요양급여의 일반원칙으로 ‘요양기관은 가입자 등의 요양급여에 필요한 적정한 인력ㆍ시설 및 장비를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한 취지는 요양기관으로 하여금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적정한 요양급여를 제공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구 정신보건법령상 정신과의원의 입원실 수를 제한ㆍ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대법원은 “정신의료기관이 구 정신보건법령상 시설기준을 위반했더라도,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의 기준에 미달하거나 그 기준을 초과하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구 정신보건법 규정에 따라 시정명령 등을 하는 것 외에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을 부당이득징수의 대상으로 보아 제재해야 할 정도의 공익상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하나의 기준을 제시한 ‘판결’

▲ 법무법인 반우 김주성 변호사.
▲ 법무법인 반우 김주성 변호사.

이번 사건을 담당한 법무법인 반우 김주성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하나의 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라고 평했다.

김 변호사는 “관련법령 위반, 요양급여를 받을 수 없다는 환수의 대상성이라는 법리가 있다”며 “의료법, 정신보건법, 식품관련 법.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 운영, 진료 관련 법령을 위반했을 때는 예전에는 대법원이 진료채권에 영향을 미치는 법 위반이라고 해서 환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반드시 속임수를 써서 허위 자료 제출할 뿐만 아니라 부당하다는 폭넓은 관점에서 환수 대상을 삼았던 시절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다가 네트워크병원과 관련된 건보공단의 환수처분이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례가 지난해 5월 30일 선고됐다”며 “11월 28일 선고된 사건을 보면 식품 위생법상 집단 신고를 하지 않으면 그 식대를 받을 수 없는 돈이라고 환수하던 것을 대법원이 환수할 수 없다는 취지로 법리를 바꿨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이번 사건은 정신과의원 초과병상 사건인데 정신보건법상 시설기준은 의원급은 49병상”이라며 “정신과의원 개설자가 병상을 초과, 80~90병상 운용한 것에 대해 건보공단이 7년 정도의 요양급여비 30억 정도를 환수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대법원 법리에 의하면 시설기준 위반이기 때문에 이를 위반해서 제공된 위반된 행위는 관련법령 위반해서 환수하는 게 타당했고, 1, 2심은 그에 따라서 판단했다”며 “하지만 대법원은 시설기준 위반이 요양급여 청구권에 영향을 미치는지 안 미치는지 공익적 사유를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김 변호사는 “정신보건법 시설기준이 국민건강보험법 상 요양급여 기준의 일반원칙으로 들어가 있다”며 “법 위반이면 건보법상 일반원칙 위반이기 때문에 요양급여 기준 위반이라고 해서 채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수하는 게 맞다는 논리를 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원칙으로 들어가 있는 조항이 정신보건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49병상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해서 방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며 “개별적인 범죄로 처벌하면 되는 거지 요양급여 기준까지 미쳐서 환수하는 제재로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신과의원을 개설해서 80~90병상 운영은 잘못된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정신보건법에서 정한 행정제재를 갖고 처벌해야 하지 요양급여비용 환수로 가혹하게 제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설기준 위반은 진료의 실질, 요양급여기준 행위에 관한 것과 거리가 멀다”며 “건보공단의 환수처분은 개인 사무장병원에서 네트워크병원 환수사건, 의료생협까지 확대돼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개설자격 있는 사람이 의료법인 개설했는데 개설 운용된 의료법인이 운영부분에 있어 다소 부적절함이 있었다는 이유로 의료법인 설립자가 비의료인 경우 사무장병원이라고 해서 요양급여 환수하는 것도 확장해보면 문제”라며 “개설자격이 있는 자가 개설했고, 요양급여의 실질적인 제공이 있었다고 보면 정상적인 것과 구별점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주성 변호사는 “건강보험제도는 이를 통해 국민에게 표준적인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낮은 진료비로 모두가 다 병원을 이용하게 만드는 취지”라며 “수십 년이 지나고 나니 어느 순간 초심이 사라지고 마치 건보공단에서 보조금을 주는 것처럼 요양급여를 주고 이를 언제든지 뺐을 수 있다는 법집행을 했다. 그래서 과잉환수가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대법원은 요양급여 환수는 신중해야 한다고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며 “모든 정책적 고민이 대법원에서 이런 판결들이 나오면서 변화가 생긴 거라 본다. 건보공단도 이에 발맞춰서 실제 진료의 적정성이 있는지 심사해 환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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