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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 걷어찬 醫, 재논의 목소리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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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 걷어찬 醫, 재논의 목소리 커졌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5.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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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협 등 개선 주장...일각 "추무진 집행부 권고안보다 진보해야"
 

지난해 초 무산됐던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최근 개원의사회를 중심으로 다시 요구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추무진 집행부 당시 권고안보다 진일보된 안을 내놓지 않으면 환자와 정부를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의료계 내부에서 무너진 의료전달체계와 관련한 제안 또는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는 지난 26일 열린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무너진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동석 회장은 “개원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의료전달체계 붕괴다. 빅5 병원은 하루 외래환자가 만 명이라고 하고, MRI 급여화가 되면서 새벽까지 환자를 봐야한다”며 “의료전달체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급작스럽게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3차 병원이 교육과 중환자를 보는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한고, 경증질환은 제도적 정책적으로 3차 병원으로 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걸 만들어야한다”고 밝혔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회장 이동수)도 지난 3월 열린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무너진 의료전달체계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다. 바로 약제비 차등부담을 통해 상급종합병원으로의 진입장벽을 만들자는 것.

이동수 회장은 “우리나라 의원,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이 수가 등에 있어 차등으로 시행되는 부분이 있지만, 약제비만큼은 그렇지 않다”며 “102개 경증질환에 한해서는 1차 개원의는 30%, 종병은 30%, 상종은 50%의 약제비 부담을 하고 있는데, 모든 약제비를 30, 40, 50, 60으로 한다면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의 약제비 두 배를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일례로 약물 치료하는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이 있는데, 대학병원 교수들이 개원가로 가라고 해도 안 간다”며 “개원가에서 충분히 진료받을 수 있는 환자들이 대학병원에 가서 담당 교수의 시간과 다른 환자를 진료할 기회를 빼앗는 효과를 시정하기 위해서라도 약제비 차등부담제는 필요하다. 이는 올바른 의료전달체계를 정립하는데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학술대회를 개최한 대한지역병원협의회 역시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상운 공동회장은 “최근 2, 3년 전부터 의료전달체계 정립을 해야 한다고 했으나 실행되지 않았고 이 이후로 심각한 왜곡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에 보건복지부 내에선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전담부서를, 의협도 관련 TF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 치료와 연구, 교육을 해야하는데 이런 가산제도를 만들면서 외래가 폭주했다. 지금은 어지간한 대락교수도 100명 이상 외래를 본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상급종병으로 쏠리는 의료전달체계로 인해, 의원급 이하 병원급까지는 말살되는 후유증을 남길 것”이라며 “최단기로 간호인력과 의사인력이 잘 분포될 수 있는 정책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의료전달체계 왜곡이 의료현장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재논의 가능할까?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지난해 초, 권고안이 무산되면서 한 차례 기회를 잃은 바 있다.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사태로 인해 확립되지 않은 의료전달체계로는 메르스 감염환자의 추적과 관리가 어렵다는 걸 깨달은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적극 나섰다.

메르스 사태의 문제점으로 의료전달체계 미흡이 거론되면서 정부는 의료계, 시민단체와 함께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비공개로 권고안 마련 작업에 나섰고 이후 2년간 10여차례가 넘는 회의를 거쳐 권고안 초안을 만들었다.

하지만 갑자기 불어 닥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부터 장미대선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될 때까지 어수선한 정국으로 인해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안은 1년 가까이 표류하다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추무진 집행부 시절에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안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으나 차기 회장 선거를 둘러싼 의협 내 정치상황에 맞물린 상황에다가 각 과별, 그리고 의원급과 병원급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권고안은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7월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재시동을 걸었다. 충청북도의사회 안치석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의료이용합리화 TF’를 구성,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나선 것이다.

그로부터 반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 의료이용합리화 TF는 의료전달체계와 관련된 논의를 마치고 활동을 마무리했으며 TF에서 만들어진 안은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시도의사장회장단 회의에 보고됐고, 의협 상임이사회까지 통과했다는 소식이다.

안치석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6~8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TF에서 논의된 안은 정리해 시도의사회장단 회의,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 보고됐다”며 “정리된 내용은 의협 상임이사회를 통과해 제안문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정부와 협상을 하게 되면 그 안을 기본으로 해서 의협의 안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TF에서 만든 안에 대해 안 회장은 “서울지역에 있는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이 심각하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별, 권역별 시스템을 갖추자는 것과 진료 의뢰와 회송하는 의료회송제도를 확실히 해야한다는 안이 만들어졌다”며 “상급종합병원의 기능을 본연의 기능에 맞게 연구, 교육, 중증질환 쪽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안도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지난해 초 무산됐던 권고안보다 진보된 안이 나오지 않으면 환자, 정부를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1년 만에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해 태도를 바꾼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각과개원의사회에서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이야기하는데, 어떤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원하는 건지 궁금하다. 추무진 전 회장 때 추진됐던 안을 다시 가져올 건가, 아니면 정말 원하는 안이 따로 있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1년 만에 다시 추진하는 거라면 추무진 전 회장 당시 추진했던 안을 그대로 들고 나와선 안 될 것”이라며 “그때보다 훨씬 진일보하고 세련된 안이 아닌 이상 시민단체와 정부를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강조했다.

병원계 관계자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가 지난해 초 공식적으로 깨졌다”며 “당시 합의를 하려고 했지만 합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해서 병원계도 여러 가지 손실을 감수하면서 참여했고, 당시 병협 참여위원이 상당한 마음고생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무산됐는데 이에 대한 리뷰 없이 병협과 상의도 하지 않은 일방적인 안을 들고 온다면 병협에선 검토조차 어렵다”며 “의협에서 마련한 일방적인 안이 아니라 환자단체, 복지부 등 국민적 동의를 해주고, 실질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조직에서 논의돼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현재 의협이 만든 안이 어떤 내용인지 모르겠지만 지난해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추진될 당시 반대했던 세력들이 만든 개편안에 대해선 검토조차 하기 어려울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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