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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협상 중단 선언할 각오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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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협상 중단 선언할 각오 되어있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5.09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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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이필수 수가협상단장

해마다 돌아오는 유형별 수가협상.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를 포함한 공급자 단체간의 피 말리는 수가협상이 또 다시 돌아왔다.

지난해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2.7%라는 수치를 받아 든 의협은 2020년도 유형별 수가협상을 대비, 지난해 12월부터 협상단을 구성, 단장에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을 임명했다.

구성 이후, 의료계와 정부의 대화 단절 등 여러 우여곡절을 거쳤으나, 수가협상단은 5월 수가협상을 위해 착실히 여러 준비를 해온 상태.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수가협상단은 지난 8일 의협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이번 수가협상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독이 든 성배
이필수 단장은 “이번 수가협상 단장직을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하더라”며 “현재 정치적 상황을 봤을 때 수가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의료계 지도자라면 누군가 맡아야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그렇기 때문에 기꺼이 맡았다. 지금 개원가 힘든 건 다 알고 있다”며 “환자수 급감하고 있고, 의원급 포션이 적어지고 있어서 힘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건보공단에서 수가협상만 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는 쉽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저도 전라남도의사회장이고 의협의 부회장이다. 의료계의 리더급 인사 중에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회원 권익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20년도 유형별 수가협상
이필수 단장은 이번 수가협상에 대해 의협 제40대 집행부의 진정한 첫 수가협상이라고 평했다.

이 단장은 “지난해는 40대 집행부가 출범하자마자 바로 수가협상이 시작됐고, 새로운 집행부에서 수가협상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대비를 할 시간이 없었다”며 “그러다보니 작년 수가협상은 결렬됐고, 결국 2.7%라는 초라한 수치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작년에 비하면 올해 수가협상은 제40대 집행부가 취임하고 나서 1년이 지난 시점이다 보니 더 이상 회무 미숙이라던지 준비기간 부족 등 어떠한 변명도 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협상이야말로 회원들의 기대와 열망을 제대로 관철시켜야 하고, 그러기 때문에 협상단장을 맡은 입장에서 부담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진찰료 30% 인상이 좌절되고, 의협에 다시 의쟁투가 결성됐기 때문에, 진찰료 30% 인상이 회원들의 무의식 속에 수가협상의 척도와 기대치로 자리 잡아 어지간한 성과로는 만족을 이끌어 내기도 어렵다는 게 이 단장의 설명이다.

이 단장은 “저수가를 완전히 해결하겠다든지 역대 최고의 인상률을 가져오겠다는 등의 거창하고 실현가능성이 어려운 것에 대한 막연한 장담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의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주어진 조건이라는 것이 현행 수가협상제도의 구조적인 한계를 의미하고, 이는 필히 바뀌고 개선돼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지만 법과 제도개선은 별도의 영역이기에 우선은 지금 수가협상 자체에 집중하고 최선의 결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한 수가 인상이라는 수치적 결과 못지 않게 이번 수가협상 기간 동안 우리나라 저수가에 대한 실체를 적나라하게 부각시키고, 적정한 수가가 책정돼야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도 제공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가협상단은 어떤 준비를 했을까?
의협은 2020년도 유형별 수가협상을 대비해 지난해 12월 수가협상단을 일찌감치 구성한 상태다.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난 지금, 수가협상단은 어떤 준비를 해왔을까?

이필수 단장은 “그동안 의협의 수가협상 과정을 보면 대략 수가협상을 시작하기 1~2달 전부터 협상단을 구성하고, 협상에 임했었다”며 “협상을 위한 기본적인 통계가 나오는 시점, 즉 전년도 통계가 3월말이나 4월초에 나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단장은 “이번 협상단은 이례적으로 작년 12월, 무려 6개월 전에 미리 구성했다”며 “실제 협상에 들어가는 협상위원과 자문단뿐만 아니라 의협 집행부 및 산하단체, 더 나아가 의협회원 모두가 수가협상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한다는 공감대와 의식개선을 도모하기 위함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 일환으로 의협은 대통령이 언급한 적정수가 약속을 지키라는 공개적인 요구를 통해 현행 저수가의 문제점을 공론화했고, 진찰료 인상, 처방료 부활, 의료 안전수가 등 시급히 조치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안하며 그 해법을 찾아가려고 노력해왔다”며 “이번 수가협상의 키워드와 효율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물리적 시간을 확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수가협상을 위한 객관적 데이터를 마련했을까? 이전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수가협상을 앞두고 공급자단체들에게 수가인상을 위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필수 단장은 강 이사의 발언에 대해 “건보공단은 그동안 수가협상 때 근거를 갖고 협상수치를 제시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 묻고 싶다”며 “건보공단이 의협에 제시하는 협상 수치에 대한 근거를 대보라고 할 때마다 매번 건보공단은 그냥 재정운영위에서 정한 밴딩 범위에서 할당되는 수치일 뿐이라고만 궁색하게 대답해왔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최소한의 근거도 없이 협상에 임해왔던 것은 바로 건보공단이라는 게 이 단장의 설명이다.

이 단장은 “그동안 의협은 수가인상에 대한 근거로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현행 수가, 1차의료를 담당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타 유형 대비 진료비 증가율과 점유율의 차이,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용 증가 등 다양한 실증자료와 현황을 설명하고 제시해왔다”며 “이번에는 의료정책연구소에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의원급 의료기관의 영향분석 조사를 위해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했고, 이번 수가협상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협상의 진정성 없다면 언제든 중단 선언
이필수 단장은 이번 수가협상에 대해 수가인상 당위성과 요구에 대해 무성의한 반응 등 이상이 감지된다면 언제든 협상 중단을 선언할 각오라고 밝혔다.

이 단장은 “의협이 이번 수가협상 참여여부를 지난 상임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이는 그만큼 현재 수가협상 구조에 과연 참여를 할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 고민했다는 뜻”이라며 “최종적으로는 의사회원의 권익 및 실리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사안이므로 일단은 올해 수가협상을 참여하기로 고심 끝에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매년 반복되는 수가협상의 폐단과 문제점은 감수하더라도 협상에 임하는 건보공단의 태도,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불투명한 밴딩 결정과 직역별 배분, 의협의 수가인상 당위성과 요구에 대해 형식적이고 무성의한 반응 등이 정도 이상으로 감지된다면 언제든지 협상 중단을 선언할 각오가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보공단이 (재정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의협에 인상률을 제안할 때는 합리적인 사유와 근거를 갖고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의협 역시 성의있고, 당위성 있는 자료를 근거로 협상에 임하겠지만, 건보공단과 재정운영위에서 의협의 근거를 근거로 보려하지 않는 시각과 불신이 있는 이상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이번 수가협상 또한 의협과 건보공단의 간극은 올해도 클 것이라고 예상된다. 최대한 간극을 좁히기 위해 양측이 노력하겠지만, 현행 수가계약의 구조와 방법론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적정한 수가가 책정돼야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도 가능하고, 의료서비스의 가치는 의료공급자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변화에도 중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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