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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궐기대회, 의사들은 왜 거리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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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궐기대회, 의사들은 왜 거리로 나왔나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5.2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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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적폐 청산" 촉구...문 대통령 향한 건의문 발표

지난해 12월에 이어 5개월여 만에 두 번째 전국의사총궐기대회가 개최됐다.

이번 집회는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으로 야기된 중환자 생명권 보호를 요구하고자 마련됐다.

▲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모인 의사들은 집회 후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은 지난 20일 시청 앞 광장, 대한문 앞에서 문재인케어 저지 및 중환자 생명권 보호를 위한 제2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16개 시·도 의사회 등에서 의협 회원 및 관계자 7000여명(경찰 추산, 의협 자체 추산 5만 1000명)이 참가했다.

최대집 회장은 “불과 취임 20일째이지만, 문재인 케어를 막아내 의사가 의사답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회원들의 바람을 한시도 잊지 않고 실천해나가고 있다”며 “이번 궐기대회에서 너무나 허술하게 급조된 정부의 건강보험보장성 강화정책 소위 ‘문 케어’를 저지하고, 이대목동병원 사태로 대변되는 중환자진료시스템의 총체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 의료계 인사들이 문케어 반대, 중환자 생명권 보호 등의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번 궐기대회로 달콤한 유혹으로 포장된, 마약과도 같은 문재인 케어를 반드시 저지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며 “중환자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과 헌신을 감내하고 있는 무고한 의료진이 부당하게 구속돼 수사와 재판을 받는 일이 없도록 체계적인 중환자진료시스템이 갖춰지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은 “지난해 8월, 일반 국민 뿐 아니라 많은 의사들의 지지 속에서 탄생한 새 정부마저 집권하자마자, 일명 ‘문케어’ 정책을 들고 나왔다”며 “의료계는 언제까지 정부의 이러한 탁상공론에 맞서 진료실이 아닌 거리에서 싸우고 울분을 삼켜야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의장은 “최대집 회장 이하 집행부에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소신과 강인함, 그리고 강력한 투쟁력을 십분 발휘해 부디 ‘문 케어’를 저지해 달라”며 “의협이 의사회원들의 편에 서 있다는 신뢰와 위상을 회복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여러분께도 호소한다. 의사들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국민 여러분과 함께 고통과 슬픔을 보듬어 안아 줄 동반자”라며 “의사도 국민이자 환자가 되어 아파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때는 국민 여러분이 의사가 되어 우리 의사들을 치료해 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이 의장은 “청와대 및 보건당국에 요구한다. 미사여구로 포장된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의사와 국민들을 기만하지 마라”며 “국민을 위해 제대로 된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보장된 원가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은 지난 20일 시청 앞 광장, 대한문 앞에서 문재인케어 저지 및 중환자 생명권 보호를 위한 제2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진료현장을 지켜왔는데, 왜 의사들이 일요일에 이 자리에 나왔겠는가”라며 “내일 아침이면 환자가 기다리는 진료 현장으로 돌아가지만, 진료현장을 규제와 벌금, 구속, 처벌, 소송, 면허취소라는 올가미와 덫으로 가득한 지뢰밭이 됐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 1년간 발의된 의료관련 규제 법안이 몇 개인 줄 아는가, 매일같이 하루에 한건씩 발의되고 있다”며 “누가 우리를 진료실에서 몰아내고, 환자로부터 떼어놓으려고 하는가? 바로 의사가 없는 의료정책인 문 케어로, 대책없는 급여정책이 바로 예비급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정책에 의료인이 없고, 건강보험에는 환자가 없다. 오직 정부의 포퓰리즘만이 있을 뿐”이라며 “이번 궐기대회는 오늘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의료시대의 시작을 선포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은 “작년, 문재인 케어를 발표한 이후 의료계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부당함을 경고했고, 이 자리에 모여서 모든 정책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며 “정부는 의료계의 요구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정책의 시행을 강행하였고, 결국 이렇게 다시 모여 또 한 번 피 끓는 호소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의료계는 더 이상 잘못된 정책으로 이 땅의 의료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지켜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즉각 문 케어와 관련된 모든 정책의 시행을 중지하고 원점에서 의료계와 다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노만희 회장은 개원의사를 대표해 정부에 세 가지를 요구했다. 노 회장은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폐기해야한다. 비급여는 지금까지 단계적으로 급여화되고 있다”며 “근거도 미흡하고 효과도 미흡한 의료행위를 본인부담 90%로 급여화한다는 것은 건강보험 원칙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든 경찰처럼 진료실에 들이닥치는 행위를 전면 중단하라”며 “멋대로 만든 기준에 맞지 않으면 도둑으로 취급하는 정책방향을 전면 수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보공단, 심평원의 업무를 모두 공개해야한다. 급여기준, 수가연구, 심사기준 등 의사들과 협력하고 싶다면 모든 것을 투명하고 당당하게 운영하라”며 “건보공단, 심평원은 누구의 감시도 받지 않은 채 정부 권력 뒤에 숨어 갑질을 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 회장은 “의사들은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을 하는 사람들로, 의사들이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와 정치권이 할 일”이라며 “언제든지 정부와 협력할 자세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안치현 회장은 “배운 대로 환자를 지키고 싶다”고 호소했다. 안 회장은 “전공의의 요구는 그저 ‘배운 대로 환자를 지킬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환자를 원칙대로 치료하면 다른 이유로 환자가 위험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으로, 책임져야 할 문제들에 대해 실제로 책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안 회장은 “협의체, 논의체, 합의체, 협상단 그 이름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국민 설득이 필요하다면 의사와 함께 국민을 설득하고 건강을 지키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고 의사들이 문제를 이야기하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내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건의문을 통해 올바른 의료정책을 위해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의협은 “의료계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 중인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지금 이 시간부로 즉시 중단돼야 한다”며 “어떠한 의료행위가 건강보험 급여의 대상이 되는 그 순간부터, ‘환자의 치료’가 아니라 오로지 ‘건강보험 재정의 절감과 유지’라는 목적만이 우선시되는 우리 의료제도의 고질적인 적폐가 먼저 청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은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단순히 63%를 70%까지 올리겠다는 통계적인 목표가 아니라, 국민이 예기치 못한 중증질환이나 희귀병, 중증외상과 맞닥뜨렸을 때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필수의료 분야에서 환자들이 최선의 치료를 자유롭게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해야한다”고 전했다.

또 의협은 “청와대가 주체가 돼, 의료제도의 오랜 병폐를 바로잡고 국민의 건강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하여 의료계와 정부, 정치권이 함께 참여하는 (가칭)‘국민 100세 시대를 위한 의료개혁 위원회’를 설치해달라”며 “의협은 의학과 의료의 전문가로서 모든 역량을 발휘하여 최선의 제도를 제안하겠다”고 요구했다.

의협은 “개혁의 첫 걸음으로서 대통령께서 직접 중환자실, 중증외상분야, 응급실, 산부인과 및 동네 1차 의료에 종사하고 있는 일선의 의사들과 격의없이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달라”며 “이는 정부와 의료계가 건설적인 파트너십을 이루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과거 2000년 의약분업 당시, 故김대중 대통령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주무장관의 말만 믿었다가 훗날 ‘나도 속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며 “문 대통령의 이름까지 걸린 이 정책이 훗날 ‘국민의 건강을 한층 향상시킨’ 성공의 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전문가 단체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전국의사총궐기대회는 대한문 앞에서 시작해, 청와대 앞까지 행진을 한 뒤, 다시 대한문 앞 광장에 모여 마무리됐다.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이번 집회에 대해 “징검다리 연휴기간에도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함께해준 회원들께 감사하다”며 “오늘 우리의 목소리를 통해 의사가 의사답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국민을 위한 최선의 의료가 가능한 시스템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방 부회장은 “복지부도 원하는 것은 국민을 위한 좋은 의료일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금 의료시스템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일선 의사들의 목소리를 결코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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