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휴가를 즐기기 위해 가족들과 물놀이에 나선 그는 돌백이와 세살 짜리 아기의 아빠였다. 평소 의협심이 강했던 그는 거센 물살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아이를 발견하는 순간 아이의 아버지보다 먼저 물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러나 그 역시 급류 앞에선 어쩔 수가 없었다. 곧이어 아이의 아버지가 따라 들어갔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잠시 후 도착한 수상 구조대는 아이와 아버지를 구했지만 급류에 멀리 떠내려간 젊은이는 구할 수가 없었다.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된 젊은이는 청상의 아내와 어린 자녀의 오열 속에 영안실로 옮겨졌다.
문제는 생명을 건진 아이와 그 아버지였다. 아무런 이해 관계없는 피서객조차 젊은이가 인공호흡으로 소생되기를 기원하며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건만 구사일생(九死一生)한 그 부자는 아무 일 없었다는 표정으로 현장을 떠난 후 젊은이의 영안실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가장 혐오하는 이기주의의 표본이다. 필자 역시 약사회 일과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하며 이와 비슷한 경우를 많이 겪었기 때문이다.
유일한 약사 국회의원이었던 김명섭 前 의원이 약사들을 위해 나서다가 의사회의 미움을 사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의사회로부터 구주제약 약품 처방 제외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란 특정 집단이 아닌 대중을 상대로 펼쳐야 하기 때문에 약사가 구의원이거나, 시의원이거나, 국회의원이라 할지라도 약사의 권익을 대변할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정치인은 표를 의식해야하기 때문에 정치꾼들은 카멜레온처럼 변신과 거짓말을 일삼아야만 그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명섭 前 국회의원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약사의 대변인 역할을 해 왔다. 그 결과 약사회에는 음으로 양으로 많은 덕을 보았지만 개인 김명섭 前 의원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온갖 공갈 협박은 다반사이고 결국엔 회사의 존폐가 걸린 벼랑 끝까지 몰리게 된 것이다.
우리의 동료인 김명섭 약사의 고통을 모르는 척 한다면 우리 역시 배은망덕한 부자와 다를 바가 없다.
1979년, 국회부의장을 역임하신 민관식 前 의원이 대한약사회장을 맡으실 당시, 필자는 대한약사회 홍보위원으로 8미리 무비카메라를 들러 메고 전남 수해지구 무료투약에 참여했다.
그 당시 고속도로 종점에서부터 경찰 모터사이클이 우리 일행을 에스코트하였으며 가는 곳마다 도지사, 시장, 군수가 직접 접견하며 마치 민관식 회장님이 참석한 것처럼 예우를 해 주었다. 그 후로도 민회장님의 음덕이 약사회에 큰 힘이 되어 왔음을 약사라면 누구나 시인할 것이다.
임의분업, 의약품 슈퍼 판매 등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기 위해서 우리는 제2의 민관식 의원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유일한 약사 국회의원이었던 김명섭 前 의원이 오직 국정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구주제약을 후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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