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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통증의학과 "의대증원 여파에 전문의 이탈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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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통증의학과 "의대증원 여파에 전문의 이탈 심화"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5.23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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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학병원 진료ㆍ수술 차질 ...학회, 전문의 고용 위한 대책 주문

[의약뉴스]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여파가 의료계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이탈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수도권 대학병원 곳곳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이탈하면서 진료ㆍ수술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조춘규 부회장(건양의대)과 한동우 기획이사(연세의대), 김성협 총무이사(건국의대)는 22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전공의 이탈에 따른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토로했다.

실제로 최근 수도권 대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한 명이 사직 의사를 밝히고 이번 주까지만 근무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같은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또 다른 전문의도 병원에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그렇지 않아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이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가운데 의대 정원 증원 논란이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다.

▲ (왼쪽부터) 김성협 교수, 조춘규 교수, 한동우 교수.
▲ (왼쪽부터) 김성협 총무이사 조춘규 부회장, 한동우 기획이사.

이와 관련, 한동우 부회장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대학병원 이탈은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어서 학회에선 이를 계속해서 우려하고 있다”며 “그러던 중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인해 전공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이탈 역시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이전에는 환자를 살린다는 소명의식을 자부심으로 여겼지만, 전공의 이탈로 여러 사람의 업무를 전문의 혼자 온전히 감당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자부심마저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협 기획이사는 “지금처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응급 수술을 도맡아하다보면 번아웃이 오는 게 당연하다”며 “소명의식과 자부심이 희석됐는데, 주위에서 '개원하면 덜 힘들다, 돈 많이 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니 이탈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예전에는 전공의 등과 함께 팀을 이뤄서 해나갔는데, 지금은 여러 사람이 하던 일을 전문의 혼자 맡고 있다”며 “전문의 여럿이 하나의 팀을 이루는 방법도 있겠지만, 현 시스템에선 불가능에 가까우니 전문의들이 격무에 시달리게 된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중증, 응급환자를 담당해야 하는 상급종합병원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이탈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중증, 응급환자가 많은 만큼 제때 수술장을 열어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없으면 치료에 큰 차질이 빚을 수 있다는 것.

이에 학회는 병원에서 더 많은 전문의를 고용하도록 적정한 수가를 부여해 한다고 역설했다.

조춘규 부회자은 “이 모든 문제는 병원이 전문의를 많이 고용하면 해결된다"면서 " 전문의가 없다면 충분한 전문의를 병원에서 고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배출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7000명 정도이고, 매년 200명 정도 전문의가 새로 배출된다”면서 “실질적으로 70~80명 정도를 대학병원에서 더 고용한다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나 “문제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추가로 고용하는 것을 정부와 병원이 감당 가능하겠냐는 것”이라며 “학회에서도 비대위를 구성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싶지만, 당장 병원 일이 급하다보니 논의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면서 “병원이 전문의를 충분히 고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정한 수가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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