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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이어 치협, 의료계 리더 ‘비수도권 대학 출신’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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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이어 치협, 의료계 리더 ‘비수도권 대학 출신’ 전면에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7.22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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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 역사상 최초 비수도권 회장 당선...출신대 중시 풍조 벗어나

지난 19일 마무리된 대한치과의사협회장 보궐선거에서 박태근 회장이 신임회장으로 선출됐다.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박 회장은 보건복지부 면담, 치협 정기이사회 개최 등 취임 다음날부터 발빠른 행보를 보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같은 박 회장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 것은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과의 면담이었다. 이필수 회장 역시 박태근 회장과 같은 비수도권 대학 출신의 최초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과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은 지난 21일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만나 단체간 유기적으로 공조, 산적해 있는 의료현안 해결을 위해 힘을 합칠 것을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의협에서 이필수 회장, 이정근 상근부회장, 이현미 총무이사, 박종혁 의무이사가, 치협에서는 박태근 회장, 남인자 홍보국장 등이 참석했다.

▲ 이필수 의협회장(왼쪽)과 박태근 치협회장.
▲ 이필수 의협회장(왼쪽)과 박태근 치협회장.

박태근 회장을 만난 이필수 회장은 “치협 제31대 회장으로 당선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의협과 치협이 직면한 공통 의료계 현안이 많다. 의협과 치협이 연대해 산적한 의료현안들을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박태근 회장은 “어제 취임해 임원을 구성하기 전인데다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의협과 유대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해 방문하게 됐다”며 “앞으로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의협, 치협 회장선거, 명예보단 실리

의사, 치과의사 별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동문의 힘이 강한 대학교가 있다. 의사들은 소위 '서ㆍ연ㆍ고ㆍ가'라고 불리는 서울의대, 연세의대, 고려의대, 가톨릭의대가, 치과의사들은 치대 설립순인 서울치대, 경희치대, 연세치대가 주류를 이룬다.

이들 대학들 아성을 넘기 위한 도전은 있었지만, 그동안 각 의료단체의 수장들은 정해진 출신대학교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보건의료단체의 회장 선거를 살펴보면 출신대학교, 동문의 힘이라는 명예보다는 회원들을 위해 보다 많은 실리를 챙길 수 있는 리더를 원하는 경향을 살펴볼 수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종훈)는 지난 19일 치협회관 5층 강당에서 제31대 치협회장 보궐선거 결선투표 개표를 진행했다. 이번 선거는 전임 이상훈 회장의 공석으로 치러진 것으로 여타 선거와 달리 회장 한 명만 뽑는 원포인트 선거로 치러졌다.

보궐선거 결선투표에는 기호 1번 장영준 후보와 기호 3번 박태근 후보가 경쟁하게 됐다. 총 선거권자는 1만 6837명(문자투표 1만 6825명, 우편투표 12명) 중 1만 1174명(투표율 66.37%)이 참여한 선거 결과, 박태근 후보가 6490표(58.08%)를 득표해 4675표(41.84%)를 얻은 장영준 후보를 1815표 차이로 제치고 신임 회장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를 통해 부산치대 출신으로 비수도권 인사가 처음으로 치협 회장에 당선된 결과를 낳았다. 그동안 치협 회장은 서울치대, 경희치대 출신이 번갈아 가며 당선되던 구도로 연세치대가 캐스팅 보드 역할을 해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연세치대 출신인 기호 1번 장영준 후보, 서울치대 출신인 기호 2번 장은식 후보가 나왔지만, 결국 회원들은 기호 3번 박태근 후보를 선택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박태근 회장은 당선 직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치과계 현안이 많아서 회원들이 수도권, 비수도권 출신 생각을 못한 것 같다. 부산치대 출신이 회장이 됐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며 “당선만으로 그동안 협회의 적폐들이 해소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수도권 대학 출신의 리더를 선출하며, 기존의 관행을 깬 것은 의협이 먼저였다. 의협은 올해 초 치러진 제41대 회장 선거에서 전남의대 출신인 이필수 후보를 새 회장으로 선출했기 때문이다.

의협 회장은 2000년 이전에는 간선제로 주로 의료계 저명한 원로 의사가 추대 형식으로 임명됐는데, 이 시기에는 서울의대나 연세의대 출신이 아니면 회장을 하기 어려웠다. 2000년 이후, 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전환하면서 서울의대, 고려의대, 연세의대, 가톨릭의대 출신의 회장들이 탄생됐지만 비수도권 대학출신의 회장은 배출되지 않았다.

이런 관행을 깬 것이 바로 이필수 현 의협 회장으로, 이러한 변화의 기조에는 더 이상 학연이 아닌,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인물이 누군지 더 고민한 결과라고 해석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보건의료단체장 출신의대 중시 풍조를 벗어나 이젠 과연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먼저 보는 시대로 바뀌었다”며 “이젠 후보자 활동 이력과 비전이 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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