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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입국금지ㆍ검체채취시 가운, 엇갈리는 의학적 견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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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입국금지ㆍ검체채취시 가운, 엇갈리는 의학적 견해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3.0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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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대책 마련에 혼선...의협에 대한 ‘정치적 편향’ 지적도
▲ 코로나19와 관련 의료계 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과거 최대집 의협회장이 ‘근거없는 낙관론을 배제해야한다’고 지적한 페이스북 화면.
▲ 코로나19와 관련 의료계 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과거 최대집 의협회장이 ‘근거없는 낙관론을 배제해야한다’고 지적한 페이스북 화면.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확진환자가 27일 기준은 1700명을 넘어가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3월 1일 09시 기준으로 총 확진환자는 3526명, 격리해제는 30명, 사망자는 17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및 지역사회 감염 본격화로 인한 조기발견과 진료체계 구축 등 여러 대책 마련에 있어 전문성을 보태야할 의료계에서 엇갈린 견해들이 나와 혼선이 우려되고 있다.

먼저 의료계 내에서 엇갈린 견해가 나온 것은 ‘중국발 입국자 전면 제한’에 대해서였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1월 중순부터 “감염원의 차단을 위해 우한뿐만 아니라 중국발 입국자들의 입국 금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이를 6차례나 강력히 권고했다. 

특히 지난 24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최대집 회장은 “정부가 사태 초기에 입국 금지 조치를 했다면 지금처럼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며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한시적 입국금지 조치가 즉각 시행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외에도 경기도의사회, 전국의사총연합 등 의사단체들도 중국 전면 입국 금지를 지금이라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중국발 입국자 전면 제한'이 실효성을 보이기 힘들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외국인 입국 제한에 있어 국가간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최근 학교 휴교, 기업이나 상점이 장기간 폐쇄하는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불필요하다. 과도한 불안을 조장하거나 효과없는 과잉대응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라디오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입국금지와 같은 완전히 봉쇄하는 형태의 입국관리는 실제로 그 효과를 입증하기가 어렵다”며 “중국 관련 입국제한을 한 나라 중에서 완벽하게 유입을 차단한 나라가 많지 않고, 또 현재 상황이 입국제한을 통해 환자가 유입되던 단계를 이미 지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현재 확진자들이 발생하는 부분은 신천지와 대남병원을 중심이기에 이런 논란보다는 빠른 진단과 격리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의료계에 엇갈린 견해 속에서 정부는 중국 우한지역을 경유한 경우에만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 상태이다.

여기에 검체채취 시 전신보호복 대신 가운을 권장한 것을 두고 의료계의 견해가 엇갈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5일 지자체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선별진료소, 의료기관 등에서 레벨D세트 등 개인보호구 소요량이 증가됨에 따라 개인보호구를 배포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 중 문제가 된 부분은 전신보호복 사용은 검역, 이송, 검역차 소독, 시신이송의 경우에 사용하며, 검체채취 등의 경우에는 전신보호복 대신 가운을 권장한다는 부분이다.

이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개인보호구 소요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신보호복 사용은 검역, 이송, 검역차 소독, 시신 이송에만 활용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공문이 알려지고 의료계에선 ‘의료진을 사지로 내모는 무모한 발상’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코로나19는 전파경로, 잠복기 등 모든 부분에서 명확히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로, 초창기에는 무증상 상태에선 전파가 안 된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은 걸로 밝혀졌다”며 “코로나19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게 없는데 검체채취 시 레벨D 방호복을 입지 말라고 권고한 건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전라남도의사회(회장 이필수)에서는 해당 공문에 대해 “위험한 감염병 환자 진단을 위해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의료인들에게 최소한의 보호장비 조차 지급하지 못한다는 발상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라고 일갈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선별진료소 등에서 검체채취에 많이 투입된 공중보건의사들은 의과 공보의를 사지로 내보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회장 조중현)는 성명을 통해 “검사 시행을 위한 검체를 채취하며 행동 수칙을 안내하는 의료진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사소하고도 중요한 기본적 보호장구의 선택은 이제 의사가 아닌 행정상의 권고를 따르게 됐다”고 밝혔다.

대공협은 “방호복에 남아있는 비말로도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와중에 온전한 차폐가 불가능한 보호구로 방역의 일선에 서는 것은 의과 공중보건의사를 진정 사지로 내보내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의료계 일각에서는 진단검사 과정에서 지나치게 높은 기준 등은 완화돼야 한다고 보는 관점도 있다. 

지난 19일 열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긴급 심포지엄’에서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엄중식 정책이사(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는 “검역을 통한 유입 차단을 강화하는 한편, 의심환자 사례 정의 변경을 통해 확진 검사 대상을 확대해야한다”고 밝혔다.

엄 이사는 “질병관리본부, 지방자치단체 보건환경연구원, 민간기관 등 80개로 검사기관을 확충하고, 현재 하루 5000명 수준의 진단시약생산을 이달 말까지 하루 1만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현재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려면 채취자가 레벨D수준의 개인보호구를 갖춰야 한다. 이 개인보호구를 입고, 채취하고, 벗고 하는 데만 30분이 걸리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이어 “안면가리개, N95 마스크, 장갑, 에이프런 등으로 개인보호구를 축소해도 충분히 안전하게 검체 채취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더 많은 검체를 채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레벨D가 착탈의가 어려워 선별진료소 내 의료진 검체 채취에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대한감염학회 등 전문가 그룹과 협의, 의료진 보호가 가능하면서도 착탈의가 쉬운 가운을 입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검체채취 시 가운 권장에 대한 의료계 반발이 커지자 정부 관계자는 “감염학회 등 ‘범학계대책위원회’와 협의해서 검체 채취에 긴팔가운이 가능토록 했는데 지자체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며 “레벨D가 착탈의가 어려운 부분이 있고, 좀더 착탈의가 쉬운 가운을 입어 보호해도 가능하다는 전문가 합의에 따라 진행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의학적 견지가 주로 어긋나는 곳은 의사들의 대표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이번 코로나19사태로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구성한 '자문 특별보좌단'이다. 

자문 특보단에는 김우주, 이재갑, 엄중식 교수 등 사회에 잘 알려진 저명한 감염내과 교수 등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특보단의 조언에 따라 지난 2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며 집단행사를 연기하지 않아도 되니 방역조치를 병행해서 추진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코로나19가 순식간에 확산되면서, 현재 1000여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게 된 상황이다. 

이에 의협 최대집 회장은 “대통령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오판하게 자문한 비선 전문가들이 있다. 이들이 지난 한 달간 정부 방역 실패의 단초를 제공한 인사들이다. 전문가 자문그룹의 전격적인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이들이 지난 한 달간, 방역을 인권의 관점에서 해야 한다며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이 필요없다고 말하고, 무증상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함으로써 엄청난 피해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의료계 내부에서 의견이 나뉜 것에 대해 한 의료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정치적 프레임으로 이용하려는 것 같다”며 “의협의 주장도 특정정당과 궤를 같이하고 있어 국민 생명권이 우선이라는 외침에 진실성이 퇴색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의협 박종혁 총무이사겸대변인은 “현장이 정확하게 반영된 대책이 필요하다”며 “지금 중앙이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다보니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 노력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위험한 논의들도 오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의견이 갈라진다고 이야기하는 건 어려울 거 같다”며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의료계 전문가들 사이에 통합된 의견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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