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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병원 폐쇄, 의료진 격리기준 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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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병원 폐쇄, 의료진 격리기준 완화해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2.2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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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 의료진 격리로 다른 환자 피해...그간 사례로 위험도 높지 않다 지적도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확진환자가 80여명을 넘어선 가운데, 의심환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병원 및 응급실이 폐쇄되는 사태가 속출되자 의료진에 대한 격리기준을 완화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에 따르면 20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확진환자가 8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국내 확진환자가 늘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병원 및 응급실이 줄줄이 폐쇄되고 있다는 것. 서울 성동구에서 해외여행력이 없는 코로나19 확진환자가 19일 새벽 발생함에 따라 이 환자가 진료를 받은 한양대병원 응급실이 폐쇄됐다.

특히 대구ㆍ경북지역에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대거 발생함에 따라 인근 대학병원들이 줄줄이 응급실을 폐쇄하는 등 자칫 의료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형국이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임영진)는 대한감염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예방의학회와 함께 지난 19일 프레스센터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긴급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패널 중 일부는 코로나19 관련 병원 및 의료진에 대한 격리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의심환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만으로 응급실을 폐쇄하고 의료진은 2주간 자가격리를 한다면 그 사이 발생하는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를 놓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 (왼쪽부터) 병협 이왕준 비상대응본부 실무단장, 응급의학회 허탁 이사장, 인제대일산백병원 이성순 원장.
▲ (왼쪽부터) 병협 이왕준 비상대응본부 실무단장, 응급의학회 허탁 이사장, 인제대일산백병원 이성순 원장.

병협 이왕준 비상대응본부 실무단장은 광범위한 진단 과정에서 의원 및 중소병원 등이 노출되어 감염되지 않기 위해, 체계적인 코로나19 의료전달체계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코로나19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호흡기 질환 환자들을 격리된 공간에서 외래 진료를 볼 수 있도록 격리 공간이 있는 병원급 이상에서 ‘호흡기 안심 크리닉’ 등을 운영하도록 하고, 의심환자는 검체 채취부터 확진 후 격리 치료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코로나 지역 거점병원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정된 코로나 지역거점병원은 경증을, 현재 29개 국가지정 감염격리병상을 운영하는 병원은 중증환자를 보는 3차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분담하도록 하면, 환자가 대량으로 발생하더라도 트리아지에 따라 분산돼 원활한 진료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응급의학회 허탁 이사장은 “의심환자가 왔다고 해서 바로 응급실을 폐쇄할 것이 아니라 환자를 격리하고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감염안전수칙을 지키면서 정상적인 응급진료를 해야한다고 권고하고 싶다”며 “의심환자가 확진환자로 밝혀지더라도 밝혀지더라도 폐쇄 후 충분한 소독 등 방역조치를 한 뒤 가능한 빨리 진료에 복귀하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허 이사장은 “현재 일부 병원에서 의심환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만으로 폐쇄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를 자제하고 더 중요한 중증응급질환 환자에 대한 진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며 “현 상황을 정확히 모니터링하고 일선 의료진과 소통하면서 지금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제시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인제대일산백병원 이성순 원장도 “우리나라엔 사스나 메르스 때의 아픈 기억이 있었고, 코로나19가 초기에 얼마나 위험한 병인지 몰랐기 때문에 과도하게 대응해 잘 막아왔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중국 후베이성에 국한된 사망률이 3.1%이고, 중국 전역으로 따지면 0.7%,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를 합치면 920명이 확진됐고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사망률은 0.3% 정도인데, 나머지 국가에서 무증상이나 가벼운 증상을 포함하게 되면 사망률은 그보다 더 낮을 것”이라며 “이는 코로나19가 아주 위험한 질환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우리나라와 같이 의료시설이 잘 정비되고 치료가 되는 국가에선 그렇게까지 위험한 병이 아니라는 인식 전환을 할 때가 왔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메르스 때의 격리 기준에 따라 환자가 한 명이라도 병원에서 발견되면 접촉한 의료징는 2주간 격리된다. 실제 고대병원에선 75명의 의료진이 2주간 격리됐고, 응급실은 폐쇄됐다”며 “고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대학병원들이 환자 1명으로 인해 접촉한 의료진이 7~80명씩 격리된다면 이로 인한 응급환자들이 입는 피해를 생각해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메르스나 사스와 같았다면 당연히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겠지만 이미 1000례의 임상경험을 봤고, 그렇게까지 위험한 질환이 아닌 상황에서 과도한 의료진 격리 및 병원 폐쇄는 오히려 다른 피해를 일으키지 않을지를 고려해야한다”며 “위험성이 하향된 상황에서 방호 체계와 격리 기준을 완화해 병원이 일상적인 진료를 할 수 있는 체계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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