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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시작부터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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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시작부터 좌초 위기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2.01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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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위원장 선출에 반발...“1기 수평위와 달라진 거 없다” 질타
▲ 제2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들.
▲ 제2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들.

새 위원장을 선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2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첫 발걸음을 떼기 전에 좌초 위기를 맞았다. 전공의들이 새로 선출된 위원장의 자질 등에 의문을 표하며 위원 사퇴까지 불사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지난 30일 대한병원협회에서 2기 첫 회의를 진행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2기 수평위에는 대한의학회 추천 3명(세브란스병원 김경식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윤동섭 원장‧서울대병원 박중신 교수), 대한병원협회 추천 3명(경희의료원 김기택 원장‧순천향대부천병원 신응진 원장‧가톨릭중앙의료원 문정일 원장), 대한의사협회 추천 1명(삼성서울병원 이우용 교수), 대한전공의협의회 추천 2명(삼성서울병원 박지현 전공의‧세브란스병원 김진현 전공의), 보건복지부 추천 3명(이승우 전 대전협 회장‧단국대병원 김유미 교수‧중앙대병원 임인석 교수), 복지부 당연직 1명(의료자원정책과 손호준 과장) 등 총 13명이 활동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2기 수평위를 이끌어갈 위원장으로 윤동섭 원장을 선출했지만 선출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대전협은 윤동섭 위원장 선출 결과에 불복한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윤동섭 원장의 위원장으로서의 자격에 의문을 표한 대전협은 “윤 원장은 제1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으로서 출석조차 잘 하지 않아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등 공정하게 처리할 전문성이 부족하고, 병원장으로서 수련환경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일례로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산부인과 전공의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 교수에게 6개월 정직의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며 “이후에도 처분을 뒤집으려는 가해자의 소송이 진행 중인데, 해당 병원은 피해 전공의를 보호하려 노력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대전협은 “복지부 손호준 과장은 위원장 호선에 대한 제척 사유를 위원들에게 고지하지 않고 합의추대가 허용되지 않자 곧바로 표결에 부쳤다”며 “회의가 끝난 뒤에 기자들 질문에 대비해 모든 위원에 만장일치 호선인 척 거짓으로 대답할 것을 종용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제척 사유에 해당되는 모든 위원들을 배제해서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운영이 될 수 없다는 사실도 유감스럽지만, 위원장만큼은 달라야한다는 게 대전협의 설명이다.

대전협은 “투표에는 모든 위원이 참여했으나 후보자들이 결과에 동의한다는 전제 아래 복지부는 득표수를 끝내 밝히지 않았고 윤 원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며 “이미 한 덩어리인 9인의 교수와 3인의 전공의로 나눠진 불합리한 상황을 마치 투표결과로 받아들이듯이 했고, 의료계에서 여러 가지 보직을 맡고 있는 교수들의 앞으로 관계를 고려해 투표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복지부는 비난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전협은 위원장 선출방식을 비공개에 부치려는 복지부의 처사에 강한 비판을 가했다.

대전협은 “수평위 위원인 대전협 회장과 부회장이 ‘수평위 위원 사퇴’를 거론해야 마지못해 공개하겠다는 복지부의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9대 3이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놓고 다수결로 위원장을 뽑는 것이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존립 목적과 과연 일치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전협은 “교수인 위원들은 전공의 위원을 동등한 위원이 아니라, 병원에서 만나는 전공의를 대하듯 가르치려 들었다”며 “전공의 위원들은 존중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대전협은 EMR 차단 등 안건들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다시 분과위원회로 내려진 사실을 공개했다.

대전협은 “이 과정에서 신임 위원장은 사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드러냈고, 지난 1기 수평위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하게 시행해야 할 후속 조치’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했지만 안건에 대해 10분 정도 발언하고 6시가 되자 일부 교수들은 시간이 많이 됐으니 다음에 더 논의하기로 하고, 짧게 이야기해달라고만 했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이어 “EMR 폐지나 긴급하게 시행해야 할 후속 조치 등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고 실제로 EMR 차단을 시행하고 있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경희대병원, 가톨릭대학교병원의 병원장인 위원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결국 윤동섭 위원장이 ‘다들 바쁘니, 앞으로 회의 시간을 지키겠다’는 말로 본회의를 정리한 게 전부라는 게 대전협의 설명이다.

대전협은 “전공의 신분으로 오후 4시 회의에 참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님에도 어렵게 참석한 회의에서 바쁘다는 이유로 전공의들의 목숨이 달려 있는 문제들을 졸속으로, 아무런 의견도 도출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대전협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이미 그 존재 가치를 잃었다. 복지부는 불평등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놓고 겉으로만 합리적인 다수결을 통해 전공의의 의견을 짓밟아 버렸다”며 “이러한 위원회 구성으로 수련병원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수련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가능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대전협은 “지난 30일에 열린 본회의 내용과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의 불공정함에 대한 복지부의 납득할 수 있는 설명과 함께, 위원장의 자질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다는 것에 대한 위원회의 해명이 필요하다”며 “회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졸속으로 안건에 대해 논의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에 대한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박지현 회장과 김진현 부회장은 제2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 사퇴를 포함한 모든 조처를 할 준비가 됐다”며 “제척사유 해당하는 위원이 어떤 이유로든 또다시 수평위 테이블에 착석하는 일이 생긴다면 수련환경위원회에서 전공의 위원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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