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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거부 정당한 사유, 공론화 시급"이얼 연구원, 보고서 발표...의료법 있지만 사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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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9.09.05  1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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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얼 책임연구원은 의사의 진료거부에 대한 구체화를 위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故임세원 교수 사건 등을 통해 상황에 따라선 의사도 진료를 거부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진료거부에 대한 정당한 사유를 구체화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안덕선, 이하 의정연) 이얼 책임연구원은 최근 ‘진료거부금지 의무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행 의료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의사들은 환자들이 의뢰한 진료를 거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얼 연구원은 “진료거부금지 의무는 크게 두 가지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데, 하나는 진료는 의료인의 직무이며, 진료거부는 의료인의 직업윤리인데, 이러한 직업윤리를 형벌로써 강제하는 것은 의료인의 직업행사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다른 하나는 의료법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진료거부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정당한 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아 법의 해석과 적용에 혼선을 가져오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법원은 진료거부 당시 의료인과 환자 측에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참고할만한 정황이 있었는지를 종합해 진료거부금지 의무 위반을 판단하고 있지만 의료인에게 진료거부금지 위반죄가 인정된 사례는 찾기 힘들다.

이 연구원은 “이는 현실적으로 의료현장에서 의료인이 환자에 대한 진료를 거부하는 사례가 극히 드물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진료를 거부당한 환자는 다른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진료거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판례상 확인할 수 있는 진료거부의 문제는 ▲환자가 전원 또는 퇴원 조치에 대해 불만 제기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경우 ▲의료기관의 폐업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 등에서 발생한다.

그는 “현재 진료거부금지 조항은 상징적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무방하며, 퇴원 조치의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한 행정력의 낭비만 초래할 뿐”이라며 “오히려 진료거부 금지 조항을 악용해 환자 측에서 마약류 의약품 등 부적절한 처방을 요구하거나 의료기관에서 난동을 피우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북 익산 소재 한 응급실에서 의료인이 폭행을 당한 사건이 알려졌으며, 강릉에서 한 환자가 가방에서 망치를 꺼내 의사를 향해 휘둘렀다. 경북 경산에서는 처방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병원 바닥에 불을 지르는 사건이 있었으며, 전북 남원의료원 응급실에서는 눈 주위 상처 치료를 위해 다가간 의사에게 환자가 칼을 꺼내 휘두르는 일도 있었다.

그렇다면 진료거부와 관련된 해외의 사례는 어떻게 될까? 해외의 경우, 일본은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의사법에서 진료거부금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의사의 진료의무를 강조하기 위한 선언적 규정으로서 기능할 뿐 진료거부에 관한 처벌 조항은 없다.

의료전문직 자율규제가 발전한 미국 및 유럽의 주요 나라에서는 진료거부에 관한 문제를 의사의 직업윤리 영역으로 본다. 각 나라의 의사협회는 스스로 제정한 의사윤리지침 등에서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환자가 의사를 선택할 권리가 있듯이 의사에게도 환자를 선택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특히 환자가 폭력적인 행위를 하는 경우, 마약류 등 부적절한 치료를 요구하는 경우 등에 있어서는 당연히 진료거부가 가능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낙태, 피임 등과 같이 윤리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영역에서도 의사의 진료거부가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얼 연구원은 “진료거부금지 의무는 직업 윤리적 의무인데 이를 범죄화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응급의료법상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거부금지 의무는 존속시키되, 의료법상 일반환자에 대한 진료거부금지 의무와 이에 관한 처벌조항은 삭제해 의료계약에 관한 불필요한 논쟁을 불식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의료법 및 하위법령에서 의료인이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기는 하나 정당한 사유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라며 “진료거부금지 조항의 정당성을 검증해야 하고, 공론화를 통해 합리적인 가이드를 개발해 건전한 의료계약 문화를 촉진하는 한편, 의료인의 직업행사 자유를 보장함과 동시에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개발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의협은 의료전문가단체가 주도하여 진료거부의 정당한 사유에 대한 논의를 공론화하고 의료현장의 실정을 반영해 정당한 사유를 구체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를 토대로 의사윤리지침을 개선하는 등 의료윤리를 확립하고, 구체적인 지침을 회원에게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홍보함으로써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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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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