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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보톡스 사건’ 의료인 면허범위 해법은오세진 검사, 사례로 대안 제시...개정 의료기사법 ‘예시적 규정’ 참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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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9.06.17  12: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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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7월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과 관련, 대법원이 위료법위반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파기환송을 한 판결로 인해 의료계가 들끓었다. 이후, 의료인간 면허범위에 대한 끝나지 않는 논쟁이 시작됐는데, 치과위생사 판결 이후 개정된 의료기사법에서 대안을 찾아봐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의료법학회(회장 박동진)는 서울서부지방검찰청, 보건·의약·식품 전문검사 커뮤니티와 함께 최근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의료형사법의 새로운 문제’라는 주레로 2019년 춘계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구지검 포항지청 오세진 검사는 ‘의료인 면허의 허용범위와 형서처벌-치과의사 보톡스 주사 사건 관련해-’라는 발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치과의사 보톡스 사건은 치과의사 A씨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해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1년 10월경 자신이 운영하는 치과병원에서 환자에게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한 눈가와 미간의 주름 치료 등을 의료행위를 시행해, 문제가 된 사건을 말한다.

해당 사건은 약식기소됐고, A씨의 정식재판 청구에 따라 진행된 정식재판에서 1심 재판부는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한 눈가, 미간의 주름 치료는 치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치외과적 시술이라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눈가·미간의 주름은 치과의료행위의 대상이 되는 질병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라며 “A씨의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한 눈가, 미간 주름 치료는 치과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보톡스 시술은 눈가와 미간에 한 것으로 치아와 주위 및 악안명 부분에 해당하지 않고, 눈가와 미간주름의 주름제거까지 치과치료에서 예정하는 바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갈이 또는 입악다물기 증상으로 인한 결과를 교정하기 위해 보톡스 시술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이 의료계와 치과계 간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게 된 것은 바로 대법원의 파기환송 때문이었다. 대법원은 지난 2016년 7월 21일 전원합의체 판결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되돌려보냈다.

오세진 검사는 “대상판결의 다수 의견은 면허범위와 관련된 의료법의 취지를 의료행위의 가변성 등을 고려해 시대적 상황에 맞는 합리적 법해석에 맡긴 것으로, 면허범위를 사회통념에 비춰 합리적으로 판단해야하고,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은 면허범위 내의 의료행위라고 판단했다”며 “반대의견은 의사와 치과의사간 최소한의 문언적 표지가 설정돼 구분돼 있고, 면허범위를 의료법 문언에 벗어나 규범적으로 해석해 판단해야하므로,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은 면허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오 검사는 “해당 판결 이전 면허범위가 문제가 된 사례는 한의사와 의사의 면허범위에 대한 것으로 법원은 엄격하게 해석, 의료법 위반죄를 인정했다”며 “그러나 의사와 한의사의 면허범위는 원리가 한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것인지 여부로 비교적 쉽게 판단할 수 있지만,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범위는 원리에 큰 차이가 없고, 대상 부위만 다르기 때문에 다른 판단기준이 필요로 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대법원은 왜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에 대해 이 같은 판결을 내렸을까? 오 검사는 ▲판례를 통한 입법의 한계 ▲현실적 어려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른 해석 등을 이유로 꼽았다.

오 검사는 “현재 의사, 치과의사 및 한의사의 면허범위 한계를 넘었는지 여부는 사후적으로 법적 분쟁이 된 경우에 사안마다 법원이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유형의 치료법이 등장할 때마다 유사한 분쟁이 발생하게 될 것이 우려될 뿐 아니라 구체적인 과정을 살펴본다면 사회적인 비용 측면에서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을 통해 특정 행위가 의료행위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 사회변화에 따른 변경이 어렵다”며 “대상판결의 경우 판례가 변경되려면 보톡스를 미간에 주사하는 치과의사에 대해 수사 및 기소가 돼야하고, 법정 공방을 거쳐 최종적으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기존의 입장을 바꿔 유죄를 인정하는 판결을 하는 긴 절차가 진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검사가 대상판결이 있음에도 이에 반해 기소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 법원에서 기존 판례를 변경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현실까지 고려하면 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른 판례 변경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오 검사의 설명이다.

치과의사 보톡스 시술 판결로 인한 의료계 내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 상황에서 오 검사는 하나의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치과위생사가 치아보철물을 치아에 임시로 접착해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처벌된 사례이다.

대법원은 해당 판결에 대해 치과위생사가 치아보철물을 환자의 치아에 임시 접착한 행위는 치과위생사의 업무의 범위와 한계를 규정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6호 소정의 ‘치아 및 구강질환의 예방과 위생에 관한 업무’에 해당하지 않음이 문언상 명백해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 성립한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판결 선고 후,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됐는데, ‘치아위생사는 치석제거 및 치아우식증의 예방을 위한 불소도포 기타 치아 및 구강질환의 예방과 위생에 관한 업무에 종사한다’에서 ▲교정용 호선의 장착·제거 ▲불소 도포 ▲보건기관 또는 의료기관에서 수행하는 구내 진단용 방사선 촬영 ▲임시 충전 ▲임시 부착물의 정착 ▲부착물의 제거 ▲치석 등 침착물의 제거 ▲치아 본 뜨기 등 각 의료기사가 할 수 있는 업무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 정했다.

오 검사는 “이 같은 예시적 규정은 입법시 당연히 포함된다고 판단되는 것을 기재하고, 이러한 예시를 고려해 기재되지 않은 행위가 업무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개별적 사건에 해것에 맡기는 방식”이라며 “예시적 규정은 합의돼 있는 업무를 기재해 명확히 하고, 갈등이 남아있거나 사회통념 변화에 따라 변경될 수 있는 업무에 관해 해석기준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현재 의료인의 면허범위에 관한 규정방식보다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면허에 따라 허용되는 의료행위는 각 이익단체의 갈등으로 조정 및 입법화가 힘든 측면이 있고, 현재처럼 오로지 해석의 영역에 맡기는 것은 갈등해결에 도움되지 않는다”며 “학계 등에서 각 의료인의 면허에 따라 고유의 영역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들의 예시룰 정하고, 이를 늘려나가는 방법으로 면허 범위를 조금씩 구체화시켜나가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치과의사 보톡스 시술 대법원 판결에 대한 찬반 논의가 이어졌다.

법무법인 의성 이영호 변호사는 “의사에게 외과와 같은 일반과 외에 피부과, 이비인후과, 성형외과와 같은 특수한 부분의 진료를 일반적으로 가능하도록 허용하면서 치과진료에 한해 불허하는 것은 불가능해서라기보다 역사적, 전통적 관점에서 의학과 치의학이 발전해온 과정 등 종합적으로 판단한 입법자가 신체부위에 따라 면허범위를 결정한 것”이라며 “법원 역시 의료법에 규정된 의료인의 업무영역은 충분히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치과의사에게 허용되는 의료행위라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문제되는 구체적인 의료행위가 최소한 치과의사의 업무영역인 치과의료나 구강보건과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사실 자체가 인정돼야할 것”이라며 “이와 무관한 ‘의사와 치과의사의 의료행위의 중복가능성’이나 ‘대학에서의 교육과정’, ‘치과치료에 사용된 보톡스와의 위험성 비교’ 등을 근거로 치과나 구강진료와 직접 무관한 의료행위까지 치과의사의 영역으로 확대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의료법상 의료인에게 허용된 의료행위를 어디까지 한정할 것인가와 허용된 영역을 벗어나 의료행위를 한 의료인 개인을 처벌할 것인가는 구별되는 문제”라며 “의료인의 업무 영역에 대한 행정처분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이를 형사처벌의 문제로 일관하면, 형사재판에 이르러 법령에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탓에 죄형법정주의가 작용하게 되면서 무죄를 선고하는 과정에서 의료인의 업무영역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이부규 학술이사는 “치과의사는 ‘안면부’에 대해 충분한 의료지식이 있기 때문에 치과의사가 안면부 의료행위를 하더라도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가능성은 없다”며 “이는 치료목적이든 미용목적이든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 이사는 “의료법의 개정은 각 의료인에게 독점권을 부여하는 방향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이뤄져야한다”며 “고도의 의술이 필요하지 않고, 부작용도 크기 않은 의료행위의 영역은 가급적 의료인의 면허범위를 폭넓게 확대하고, 고도의 의술이 필요하고 부작용도 큰 의료행위의 영역은 치과의사든 일반의사든 자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료법이 개정돼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만약 의료법이 개정하고자 한다면 국민의 건강, 그리고 의술의 발전 및 국민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지용 교수는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의료법에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에 관한 구체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각 의료인의 면허 범위에 대한 판단의 기준을 종국적으로 공중보건적 위험성의 정도로 귀결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대법원의 입장은 의학과 치의학의 역사성, 독자적인 면허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입법의도, 의료법의 임무 범위에 관한 법문헌의 의미 등과 배치되는 법해석”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치아와 구강 조직과 무관한 안면부 전체에 대한 보톡스 시술행위를 치과 의료행위의 범주 내로 해석하는 대법원의 입장은 일반인의 상식과 사회통념에도 어긋난다”며 “의료행위와 비의료행위를 구별하는 기준으로 사용되는 공중보건적 위험성을 면허 범위 확정의 단계에서도 사용함으로써, 법적 불명확성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의사와 치과의사 간의 면허 범위를 둘러싼 갈등을 더욱 조장하는 결과가 초래됐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의료법 규정이 변화하는 의료현실을 제대로 담아내기에는 지나치게 간결한 건 사실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입법적으로 해결할 문제”라며 “치과의사 안면부 보톡스 시술과 같은 특정 행위가 공중보건적 위험성이 낮다는 이유로 의료법상의 임무범위를 일탈하는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건, 의료법이 채택하고 있는 종별 면허제도의 근간을 허무는 것으로 법해석의 한계를 넘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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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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