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과와 의학과의 통합 6년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약학대학 교육이 2+4 혹은 통합 6년제 중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정이 개정된 것처럼 통합 6년제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제의대 내과학교실 윤보영 교수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안덕선)에서 발간한 의료정책포럼에 ‘6년제 의과대학제 개편 논의에 대한 제언’이란 기고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윤 교수는 “미래의 좋은 의사를 양성하는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의 책무를 실현하기 위해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은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교육과정을 끊임없이 평가하고 설계, 실행하여야 한다”며 “통합 6년제는 새로운 학제가 추가되는 형태로 도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의과대학 학제는 크게 2+4 학제와 4+4 학제로 나눌 수 있는데, 2+4학제는 의과대학에서 고등학교 졸업생 또는 졸업예정자를 선발해 2년간 의예과 교육과 4년간의 의학과 교육을 거쳐 총 6년의 의학교육과정을 통해 의사를 양성하는 학제이다.
4+4 학제는 의과대학이 본격적인 의학교육 전 교육을 운영하지 않으며, 학사 학위를 소지한 신입생을 선발하여 4년간의 의학교육을 통해 의사를 양성한다.
원래는 2+4학제로 운영되다가 2005년 의학전문대학원 체제가 도입되면서 두 학제를 병행하게됐는데, 2010년 의학전문대학원 자율화에 따라 3개 대학원을 제외하고 모두 2+4학제로 돌아왔다.
윤 교수는 “의사 배출 시점까지 2+4년제와 최근 제안하고 있는 통합 6년제는 차이가 없다”며 “학제가 2+4년제이든 통합 6년제이든 교육의 질을 향상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종합대학이 먼저 발달하고 의과대학이 함께 있는 대학교의 경우, 2+4학제는 의예과 시절 다양한 인문 교양, 예술 과목 등을 접할 수 있고 다른 전공자들과 어울려서 학습하고 교류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윤 교수는 “만약 통합 6년제 학제를 개편하면 의과대학마다 다양한 교육과정을 구현할 가능성이 높고 소수의 편입생을 받아들이는 시기나 조건도 다양해질 수 있어 결과적으로 기회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전문가 양성에는 동등한 6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의대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보영 교수는 “모든 의과대학이 하나의 학제를 선택하고 통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학교마다 구성원들이 현재의 교육과정을 평가하고 치열한 논의를 거쳐 학제를 선택할 수 있다면 그 학제가 2+4년제이든 통합 6년제이든 교육의 질을 향상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다만, 의과대학은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으면 좋을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통합 6년제가 새로운 학제로 법적 정당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