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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 한국형 의료제도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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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 한국형 의료제도 '핵심'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3.18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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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지역병원협의회...기자간담회 개최
*참석자들이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중소병원은 반드시 존재해야할 필수 종병이다. 한국형 의료제도의 핵심이다. 없앤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

지난해 10월 대형병원과 의원 사이에 끼어있는 중소지역병원들이 위기를 타개하고자 하나의 단체를 출범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중소지역병원들의 단체는 구성된 지 반년 만에 1200여명의 회원들이 모인 첫 번째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대한지역병원협의회는 지난 17일 세종대 컨벤션센터에서 제1차 학술대회를 성황리에 열었다. 지역병원협의회는 대한병원협회, 대한중소병원협회가 있음에도 중소병원의 의견개진이 어려워 지난 8월 의협과 중소병원의 간담회를 통해 구성이 결정됐다.

지역병원협의회는 특이하게 공동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8명의 회장은 박양동 회장, 박원욱 회장, 박진규 회장, 신봉식 회장, 이동석 회장, 이상운 회장, 이윤호 회장, 장일태 회장 등이다.

첫 학술대회에 대해 지역병원협의회 장일태 공동회장은 “지난해 출범하고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학술대회를 열게 됐다. 탄생한 조직이 존재가치를 표방하기 위해서는 학술대회만큼 큰 의미를 갖는 게 없는 듯하다”며 “콘텐츠는 학술, 학문적인 것도 필요하지만 300병상 이하의 병원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다각적으로 다뤄보자고 한 것이 이번 학술대회의 큰 이유”라고 밝혔다.

이상운 공동회장도 “퀄리티로 따지면 중소병원의 진료 질이 상당히 높다. 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하는 자료를 보면 중소병원이 친절도, 만족도 등이 대학병원보다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학술대회를 통해 중소병원이 더 공부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그런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는 아젠다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300병상 이하 병원 무용론 반박

최근 의료계에서 대두되고 있는 300병상 이하 병원 무용론에 대해 지역병원협의회는 크게 반발했다.

박진규 공동회장은 “병상수를 가지고 의료의 질을 따지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지난 국회 공청회에서도 말했지만 병상수를 늘린다고 의료의 질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박 회장은 “중소병원이 지난 1980년 이후부터 계속 증가하는 이유는 환자의 만족도 등이 높기 때문”이라며 “1980년대에 당시 김용익 교수가 발주한 연구를 보면 중소병원이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없어질 거라고 했다. 하지만 계속 늘어나다 규제가 만들어지면서 2년 전부터 줄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소병원은 의료서비스, 의료 질적인 부분,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 특화된 병원들이 많다. 의료비면에서도 통계가 있지만 대학병원에 비하면 굉장히 적고 환자만족도, 접근성 등 매우 높은데 이런 장점을 키워야한다”며 “최근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져서 지난해 3분기에 진료비가 증가하는 걸 살펴보면 대학병원은 22%, 의원 병원급은 7%대다. 똑같은 치료를 하더라도 똑같이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을 대학병원에 가서 치료 받게 하는 게 정상적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여러 가지 이유로 중소병원은 반드시 존재해야할 필수 종병이라고 생각한다”며 “없앤다는 건 말이 안 되며 중소병원이야 말로 한국형 의료제도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이상운 공동회장도 “300병상 이하 병원 퇴출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도 그렇고 그 이야기를 한 당사자라고 알려진 김윤 교수도 이런 이야기를 여러번 했다”며 “지금 문제가 되는 건 300병상 이하 퇴출이 아닌 의료전달체계 파괴”라고 지적했다.

“최근 2, 3년 정도 전부터 의료전달체계 정립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 이후로 심각한 왜곡이 이뤄지고 있으며 보건복지부 내에선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전담부서를 의협도 관련 TF를 만들었다”는 것.

이어 “최근에도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가산제도가 환자수를 가지고 인력을 보충하는 형태로 됐다. 의료자원이라는 건 한정적이어서 대한민국 지도를 펴고 병원을 찾아보면 대도시 빼곤 어지간한 지역에는 한 두 개 밖에 없다. 의료인력도 도심지로, 중앙으로 쏠리게 됐다”고 꼬집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 치료와 연구, 교육을 해야하는데 이런 가산제도를 만들면서 외래가 폭주했다. 지금은 어지간한 대학교수도 100명 이상 외래를 보고 있는데 이런 고명하고 실력있는 의료자원을 외래진료에만 소모하고 있다. 중요한 중증질환에는 시간을 낼 수 없고, 효율 떨어지는 의료에만 소모되고 있다”는 것.

박양동 공동회장은 “OECD 국가들을 봐도 우리나라처럼 대형병원이 공룡화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는 하나도 없다. 이는 글로벌 스탠다드가 아니다, 지역 입장에서 보면 전라남도나 경상남도의 심정지 환자가 병원을 방문할 수 있는 시간, 사망률이 서울의 2배”라고 꼬집었다.

박 회장은 “국민 입장에선 경상남도, 전라남도에 사는 사람과 서울에 사는 사람의 삶의 질이 다르다”며 “정부 당국이 정신차려야한다. 일부 학자들이 임상 한 번, 진료 한번 하지 않고 책상 위에서 페이퍼만 보고 발표한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의료자원을 분배하는 정책 필요

지역병원협의회는 지역병원들이 겪고 있는 인력난에 대해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운 회장은 “우리나라 의료는 실력적인 면에서 세계적이라고 자부한다. 트레이닝 과정이나 공부하는 과정이 우리나라처럼 잘 돼 있고 임상경험이 충분한 국가도 없다, 지역병원협의회는 8개과 연합체적 성격이 있고 소아아동병원은 소아가과 의사들이, 신경외과 병원은 신경외과 의사들이 모여서 하지만 인력이 없다”고 밝혔다.

“다른 부서 다 떠나서 간호인력만 시장에서 잘 공급된다면 의사, 간호사 업무를 구분하면서 일 다하고 중증질환도 해결할 수 있다, 시장 인력이 불균형하게 분포돼 실력좋은 의사들도 간호사가 없어서 일을 못하고 있다. 이는 제도적 오류, 정책 실패다.”

신정현 학술이사는 “의료인력 해소에 있어 장기적인 계획은 여러 직역이나 당직자와 이야기해 진행할 부분이 있지만 단기적인 부분에 있어선 협의회에서 제안하고 진행시키려하는 부분이 있다, 일례로 간호사 대기, 웨이팅을 해소해달라는 것이다" 고 말했다.

“간호사 웨이팅 제도가 왜 문제냐면 아무리 많은 간호대학을 만들어도 간호인력의 많은 수가 빅5에 지원한다. 지원하면 대형병원에서 뽑을 수 있는 인력이 한정됐기 때문에 1000명 중 100명을 뽑는 식밖에 안 되고 떨어진 나머지에 대해 대학병원에서 웨이팅을 걸어놓으면 떨어진 사람들은 대기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중소병원에서 일하더라도 대학병원에서 연락이오면 바로 그만두고 대형병원으로 가버리게 된다, 웨이팅 제도라도 폐기하면 단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상운 회장은 “현재 지역병원협의회는 ▲의사 당직규정 개선안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안 ▲병원급 시설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 등 정책 개선안 ▲구급차 운용 등에 대해 나름대로 연구를 해놓은 상태다, 앞으로 공청회를 통해 지병협이 주장한 세부안들이 많이 제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의료현장에서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것에 있어 의료계의 발전, 국민건강에 저해되는 잘못된 규제, 제도를 개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지병협 내에 세부적인 정책위원회를 둬서 우리가 요구하는 안건들을 체계적으로, 조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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