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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윤한덕 센터장 과로사 소식에 의료계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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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윤한덕 센터장 과로사 소식에 의료계 ‘애도’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2.0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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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서던 전공의도 돌연사...의협 "준법진료 정착 시급"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설 연휴 기간에 돌연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전 의료계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윤한덕 센터장은 지난 4일 오후 의료원 내 센터장 방에서 심정지 상태로 아내와 직원들에게 발견됐다.

윤한덕 센터장은 설 연휴를 맞아 고향에 내려가기로 했으나 가족들에게 연락이 없어 아내가 다음날 의료원을 방문, 센터장 방에서 쓰러진 윤 센터장을 직원들과 함께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원은 1차 검안 결과, 윤 센터장의 사인이 '급성 심정지'라는 소견을 내놓았다. 누적된 과로로 인한 사망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고인은 그간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으며, 특히 설 연휴 기간의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연휴에도 귀가하지 않고 집무실에서 근무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故 윤한덕 센터장은 전남의대를 졸업하고 전남대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 전임의를 거쳐 의무사무관으로 보건복지부 국립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이란 지진 및 동남아시아 쓰나미 등 재난재해 현장 등 의료지원사업에 참여해서 인술을 펼쳐왔으며, 2006년부터는 당시 소방방재청과 함께 응급조사 업무지침을 수립하는 등 응급의료기관 질 평가 도입 등에 앞장서 왔다.

2012년 센터장이 되면서 2011년 시범 운항한 닥터헬기가 본격적으로 중증응급환자 이송 등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공로들을 인정받아 2008년과 2018년 보건의 날 표창을 받은바 있다.

또한 가천대 길병원 소아과 2년차 전공의도 설 연휴 전 사망한 사실도 알려졌다.

7일 병원에 따르면, 해당 전공의는 지난 1일 당직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돌연사로 확인됐으며, 장례는 설 연휴 동안 치러졌다. 병원 측은 조사 결과 과도한 근무 등 전공의법에 저촉되는 부분은 없었고, 오히려 파업 후라 환자가 많이 감소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故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과로사에 이어,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돌연사한 것에 대해 의료계는 슬픔에 잠겼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성명을 통해 “두 명의 회원 모두 설 연휴 기간 동안의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노력하다 숨진 것으로, 의사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의료체계 근본의 문제”라고 밝혔다.

최 회장을 비롯한 의협 집행부는 7일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을 방문해 故윤한덕 센터장의 명복을 기원하고 유가족을 위로했으며, 설 연휴 당직근무를 서다 돌연사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의 사망에도 애도를 전했다.

최대집 회장은 “가족과 주말 내내 연락이 되지 않아도 마치 일상인 것처럼 아무도 걱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욱 가슴 아프다”며 “이는 평소 윤 센터장이 얼마나 환자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진료하고 일에 몰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의협은 윤 센터장 및 전공의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인해 준법진료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협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사의 평균 진료량은 OECD 국가 중 가장 많고, 이는 회원국 평균(연간 일인당 7.4회)의 2.3배(연간 일인당 17회)에 해당한다. 종합병원, 대학병원 급의 의료기관을 특히 선호하는 국민 정서로 인해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의 진료량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전공의의 경우, 근로자이자 수련을 받는 교육생이라는 이중적 지위의 특수성으로 인해 1주일에 최대 88시간까지 근무하고 있으나 처우는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최 회장은 “대다수 병원 의사들은 근로기준법상 규정된 근로시간이 아닌, 24시간 대기에 주 7일 근무를 하고 있는 실정으로,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 처해 있다”며 “안전한 진료환경에서 최선의 진료가 나올 수 있다.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정한 근무환경 조성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대집 회장은 “더 이상 이런 현실을 방치할 수 없어 지난해 11월 근로시간 준수와 의료기관 내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 등 준법진료를 선언했다. 이에 가이드라인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배포했고,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준법진료 정착을 목표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협 외에도 의료계에선 비통함 속에 윤 센터장에 대한 추모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센터장은 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이 교수의 저서인 ‘골든아워’에서 실명이 거론되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도 바로 윤 센터장이다.

이 교수는 “응급의료계에 말도 안 될 정도로 이바지해온 영웅이자 버팀목”이라며 “어깻죽지가 떨어져 나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애도 성명을 통해 “청천벽력과 같은 비보에 대한응급의학회 모든 회원은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故윤한덕 회원의 응급의료에 대한 열정과 헌신을 잊지 않을 것이며, 그 숭고한 뜻을 잇고 받들어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최상의 응급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고인과 관련된 청원이 올라왔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 센터장에 대한 정부의 책임있는 태도’라는 제목의 청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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