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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환자 흉기에 의사 사망, 예고된 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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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환자 흉기에 의사 사망, 예고된 참극"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1.02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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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인식문제 지적...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은 경계
 

강북삼성병원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의사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의협이 ‘예고된 비극’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의협은 이번 사건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막연한 오해나 사회적 편견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도 전했다.

앞서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환자 A씨는 서울 강북삼성병원 정신과에서 진료 상담을 받던 중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상담실에서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고, 의사가 도망치자 뒤쫓아 복도에서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렀다. 흉부를 찔려 중상을 입은 의사는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오후 7시 30분께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간호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고, 경찰은 현재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빈소는 2일 부검이 끝나는대로 적십자병원에 꾸려질 예정이다.

이 사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의료진에 대한 폭력 사건이 유난히 많았던 지난 한 해, 전 의료계가 한 마음으로 대책을 강구해 왔다”며 “첫 성과로 국회에서 응급의료 종사자에 대한 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통과된 지 불과 며칠 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변이 벌어졌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회원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은 “이번 사건은 ‘예정된 비극’으로, 의료인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폭행은 수시로 이뤄져 왔고, 살인사건 역시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진료현장에서 분명한 폭행의 의도를 가진 사람의 접근에 대해서 의료진은 무방비 상태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최근 응급실 내 폭력사건에 대한 처벌 강화가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이번 사건은 의료기관 내 어디서든 의료진을 향한 강력범죄가 일어날 수 있고, 사회의 인식과 대처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의협의 설명이다.

또한 의협은 의사와 환자 사이의 갈등과 폭력을 흥미위주로 각색하거나 희화화하는 방송 행태를 지적했다.

의협은 “최근 상류층의 자녀 교육을 주제로 한 한 드라마에서는 수술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칼을 들고 의사의 뒤를 쫓는 장면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바 있다”며 “피의자가 방송을 보고 모방한 게 아니더라도 방송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료진에게 욕설을 하거나 진료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력을 써서 항의해도 된다는 식의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이 같은 방송 행태는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료 결과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면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선정적인 기사를 내보내 의사와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부추기는 언론의 행태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의협은 이번 사건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오해나 편견이 강화돼선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의협은 “이번 사건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벌어졌는데, 일부에서는 적절하게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의 공격성이 원인아니냐는 식의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며 “협회는 정신질환자의 의료 이용의 문턱이 더 낮아져야 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어렵게 하는 사회적 인식과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이 매우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이어, “이번 사건이 피의자의 정신질환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며 “섣부른 언론의 추측성 보도나 소셜미디어 상의 잘못된 정보의 무분별한 공유가 대중의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부추길 것을 경계한다. 수사당국에 철저한 수사와 정신건강의학적 감정을 함께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이번 사건은 정신건강의학적 치료의 최전선에 있던 전문가가 잔혹한 폭력의 희생양이 됐다는 점에서 진료현장의 의사들은 물론, 새해 첫날을 맞이하는 우리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전말과 범행의 계기, 환자의 정신질환과의 연관성 여부 등이 모두 밝혀지고 일벌백계로 삼을 수 있는 처벌과 함께, 의료인 대상 폭력사건에 대한 사회 전체의 문제인식 제고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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