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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수술, 사회적 비용 절감으로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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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수술, 사회적 비용 절감으로 봐야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12.12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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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서울병원 고도비만센터 김용진 센터장

내년부터 고도비만 환자가 비만 수술을 받을 때 건강보험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700~1000만원이던 수술비용 부담이 150~2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되는 것.

하지만 비만수술을 건강보험에 적용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반대 의견이 있다. 특히 비만을 질환이 아닌, 개인의 ‘의지’ 문제로 치부해버리는 시선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순천향대병원 고도비만센터 김용진 센터장(외과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비만수술을 세금으로 비만치료 해주는 것이 아닌,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절감이란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비만수술, 건강보험 혜택 배경은?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지난 11월 고도비만수술 급여 기준에 대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개정안을 오는 18일까지 행정 예고했다.

개정안 내용을 살펴보면 비만수술의 경우 ▲BMI≥35kg/㎡이거나, BMI≥30kg/㎡이면서 합병증을 동반한 경우 ▲18세 이상이거나 뼈 성장이 종료된 경우 ▲비수술적 치료로도 효과를 얻을 수 없는 비만 등이어야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합병증은 고혈압, 저환기증, 수면무호흡증, 관절질환, 비알콜성지방간, 위식도역류증, 제2형 당뇨, 고지혈증, 천식, 심근병증, 관상동맥질환, 다낭성난소증후군, 가뇌종양(pseudotumor cerebri) 등으로 명시됐다.

하지만 기존 내과적 치료 및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27.5kg/㎡≤BMI<30kg/㎡인 제2형 당뇨환자가 위소매절제술 및 비절제 루와이형 문합 위우회술을 시행하는 경우 본인부담 80%로 선별급여가 가능하다.

다만 선별급여의 경우도 18세 이상이거나 뼈 성장 종료 확인과 비수술적 치료로도 효과를 얻을 수 없는 비만이어야 한다는 단서는 붙게 된다.

이 외에도 ▲비만수술 후 수술합병증 또는 과체중감소로 복원술을 시행하는 경우 ▲비만수술 후 수술합병증으로 교정술을 시행하거나 18개월 이상 적극적 관리에도 교정술을 시행하는 경우에도 급여된다.

이처럼 고도비만수술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김용진 교수는 “고도비만수술이 건강보험 급여화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하나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라며 “고도비만수술의 안정성, 효용성, 장기결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충분하지만, 이에 비해 고도비만수술 외의 대안은 그 누구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 2011년 국내 8개 대학병원이 비만수술 한 환자와 수술을 하지 않았지만 똑같은 비만도를 가진 환자 등 약 250명에 대해 경제성 분석을 한 적이 있다”며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서 비만수술을 하지 않은 환자들에게 소요되는 비용이, 비만수술을 한 환자들에 비해 훨씬 많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첫 1년 때는 건강보험에서 수술한 비만환자들에게 지급하는 비용이 많았지만, 10년을 놓고 분석했더니, 수술한 환자들에게 쓰여진 건보재정이 훨씬 적었다”며 “이처럼 비만수술 건강보험 급여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건 의학적인 검증 결과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 비용에 이득이 되는지에 대한 판단 여부”라고 지적했다.

◇비만수술 종류는?
건강보험 급여화된 비만수술 대상자는 BMI 35 이상이거나 30을 넘으면서 당뇨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두 가지 이상 앓고 있으면 수술 대상으로 판단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받게 되는 고도비만 수술법은 무엇이 있을까? 수술법은 크게 3가지로, 위절제수술, 위밴드수술, 위우회수술이다.

김용진 교수는 “고도비만 수술로 시행되는 위절제술은 위를 수직으로 절단해 바나나 형태로 만드는 것으로, 음식이 원래의 길로 내려가게 되는 구조”라며 “위우회수술에 비해 수술 시간이 짧고, 수술관련 합병증이 적으며, 장기적으로 철분, 미네랄, 칼슘 등과 같은 영양관련 합병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위밴드와 비교했을 때 체중감량이나 당뇨와 같은 동반질환의 호전에 있어서 좀 더 낳은 결과를 보인다는 것과 기기관련 장기 합병증이 없다는 게 장점”이라며 “다만 장기 결과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새로이 식도-위 역류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위밴드 수술은 1970년대 후반에 시작된 비교적 긴 역사를 가진 수술로, 기본 개념은 식도와 위 상부 중간에 말 그대로 밴드를 감아 음식이 내려가는 길목을 좁혀 식사량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라며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밴드와 복벽의 포트를 연결해 상황에 맞게 밴드의 조절이 가능토록 발전해 지금(일명 조절형 위밴드)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장점은 수술에 따른 안정성으로, 상대적으로 수술 시간이 짧고 위절제술이나 위우회술과 달리 절단면이나 장 연결부위가 없어 수술 자체의 위험이 적다는 것”이라며 “그 외에 환자 상태에 따라 밴드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 또 필요에 의해 밴드를 제거하면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안정적인 체중감량을 위해서는 정기적 병원 방문을 통해 밴드 조절이 필요하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밴드와 포트 자체로 인한 합병증(밴드가 미끄러지거나, 위벽 안쪽으로 파고들거나 하는 등등)의 발생 위험이 있다”며 “당뇨 등과 같은 비만관련 질환의 호전 정도는 다른 두 수술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위우회술은 1970년대 십이지장 궤양환자에서 하부 위 절제술 후 체중감소 및 유지가 이뤄지는 것을 배경으로 시작됐다”며 “이후 몇 차례 변형을 거치면서 현재의 루와이형 위우회술(약 30cc정도의 상부 위 주머니를 만든 후 아래의 소장을 끌어 올려 음식이 원래의 길이 아닌 소장으로 바로 내려가도록 하는 수술)로 자리매김 했고, 다양한 임상 결과 축적 및 복강경 적용을 통한 수술의 안정성 확보 등을 통해 현재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체중감소 폭이 크다는 점과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기가 쉽고,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의 비만관련 질환 개선이 우월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수술 자체에 따른 합병증의 위험이 위절제술, 위밴드술 보다 높고, 장기적으로 연결부위 궤양, 빈혈, 골다공증 등의 영양학적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남은 위(분리 되어 음식이 지나가지 않는 부분)에 정기적인 내시경 관찰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고 전했다.

김용진 교수는 “수술 전 검사를 통해 어떤 수술이 어떤 환자에게 적절한지를 미리 판단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현대의학이 거기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당뇨병 등의 비만관련 질환 동반 여부, 비만도 자체, 성별, 갑상선 기능 등의 혈액 검사 및 분만 경험이나 생리 불순 여부 등을 종합해 판단하면 어느 정도는 적절한 선택을 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수술 방법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치의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전달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왜 세금으로 비만치료하느냐?
비만수술 급여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비만을 질환이 아닌 개인의 ‘의지’ 문제로 치부하고, 왜 세금으로 비만치료를 하느냐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인터넷 댓글에 왜 세금으로 비만 환자들 수술 해주느냐는 내용이 있는데,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도 있고, 비만을 질환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까지 이해 한다”이라며 “다만 비만 환자들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고, 대한민국의 전국민 건강보험체계에 들어와 있다. 비만환자들에 대한 수술을 통해, 건강보험 비용을 줄이고, 우리가 내는 세금을 줄인다고 생각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만이 질병이라는 점을 이해시키는 게 어려운 문제”라며 “나중에 비만 환자들에게 비만 관련 질환이 발생하면 치료해야하고, 그때도 나라 세금이 쓰이는 건 마찬가지다. 그 비용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고도비만환자들 치료에 있어서 수술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검증, 입증됐다”며 “또한 고도비만환자들의 비만수술은 어찌 보면 공공성이 요구되는 부분으로, 국민의 세금이 사용돼야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나라 세금으로 비만치료를 해주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 사회는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사회이고, 우리나라는 전 국민의 의료보험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적 비용, 쉽게 이야기해서 건강보험 부담금을 10년 놓고 봤을 때 덜 들어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만환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직도 비만수술에 대해 잘 모르거나 두려움이 있는 고도비만환자들에게 김용진 교수는 “지난 5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5년을 생각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환자 본인이 살아왔던 생활을 멀리도 말고 5년만 되짚어보면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지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며 “앞으로의 5년을 생각해보면 더 나빠질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끔 비만수술 때 환자 보호자들이 오는데, 보호자들의 표정이 좋지 않다. 환자에게 ‘의지가 없어서 그런 건데 이런 수술까지 받느냐’고 한다”며 “그럴 때마다 보호자들에게 ‘다른 대안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5년 전 당신의 자녀분의 모습이 지금과 달리진 게 있느냐’고도 하는데, 그러면 아무 대답도 못한다”고 전했다.

그는 “비만수술은 비만도가 높을수록 잘 준비하면 그렇게까지 위험한 수술이 아니다. 故 신해철 씨 사건 등 여러 사건들로 인한 ‘위험하다’는 주홍글씨는 시간이 지나면 바뀌어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환자 개개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난 5년 동안 달라진 것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5년은 더 나빠질 것이 분명한데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이다. 이는 옳은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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