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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수련환경, 물려주지 않아야죠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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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8.12.03  0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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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3일 대한전공의협의회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회장이 선출됐다. 1년간 대전협을 이끌어나갈 새 회장은 바로 전 집행부 부회장이었던 이승우 회장이었다.

이승우 회장이 단독 입후보한 대전협 회장 선거는 전체 유권자 9670명 중 4023명이 투표, 41.6%의 투표율을 보였는데, 이는 제16대 장성인 회장 때 44.3% 다음으로 높은 투표 참여율이었다. 높은 투표 참여율을 기록한 선거에서 이승우 회장은 3675표(91.35%)를 얻어 회장에 당선됐다.

당시 투표율이 올라간 것에 대해 의미있게 생각하며, 더 많은 회원들의 힘이 실려있는 회장이 된 거 같아서 감사의 인사를 건네던 이승우 회장이 취임한지도 100여일이 지났다.

이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100일간 있었던 일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으로서의 100일
이승우 회장은 지난 100여일의 임기에 대해 “그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탓인지, 아직 100일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대전협 회장 후보로 나서기 전, 많은 고민을 했던 것처럼 회장을 하는 동안에도 어렵고 큰 책임이 따르는 자리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오히려 부회장을 역임했던 1년 동안에는 전공의 수련환경 관련 업무에만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며 “부회장에 이어 회장 취임 당시 공약도 전공의가 제대로 배울 수 있고 안전하게 수련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장에 있는 전공의들과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소통하고 의료계 현안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 공약들은 현재 진행형이며, 차곡차곡 이행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약에 대해 “대한민국 전공의들은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최소한의 권리’라는 너무 당연한 것을 요구해왔다”며 “더 이상 수련환경에 폭행과 성희롱 등은 사라져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해 지도전문의 자격 박탈은 물론 안전한 수련환경을 제공할 수 없는 병원에 대해서도 엄중 처벌해야한다”며 “최근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전공의 폭력과 성희롱 등 예방 및 관리 지침을 확정하고 수련병원에 배포한 것도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공약의 결실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발의되어 있는 전공의법 개정안도 꼭 통과되어 전공의의 안전이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전국의사총궐기대회와 준법진료
지난달 11일 대한의사협회는 세 번째 전국의사 총궐대회를 개최했다. 횡격막 탈장 사망 환아와 관련, 의사 3인이 구속된 판결로 인해 열리게 된 총궐기대회에서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를 대표해 단상에 올랐다.

당시 이 회장은 “잠재적인 범죄자가 될 각오를 하고 최전선에서 생명을 구하고 있는 전공의 동료들에게 더 이상은 감히 버티라고 말할 자신이 없다. 전공의가 안전하게 수련 받을 수 있고 환자 안전이 지켜질 수 있는 더 많은 국민들이 건강해질 수 있는 안전한 의료 환경을 원한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총궐기대회에 대해 이승우 회장은 “무엇보다 여러 차례의 진료에도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아이와 그로부터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겪게 된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깊은 위로를 전한다”면서 사망 환아와 유가족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 회장은 “떠나보낸 환자들과 유가족의 아픔을 잊지 못하고 자괴감과 무력감에 빠져있는 전공의, 곁에 남겨진 또 다른 환자들을 지켜내기 위해 버티고 있는 전공의, 지금도 계속해서 밀려오는 중환자와 응급환자 최전선에서 밤을 지새우며 최선을 다하는 전공의들에게 이번 실형선고와 법정구속 조치는 너무나 큰 짐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해외 사례에서도 의료사고에 있어서 의사 개개인에게 민사상 책임을 묻는 경우는 있으나,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실제로 시스템의 문제를 개선하지 않고 의사 개인에 대한 처벌만 하는 경우에 오히려 환자 안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공의가 안전하게 수련 받을 수 있고 환자 안전이 지켜질 수 있는, 그래서 더 많은 국민들이 건강해질 수 있는 안전한 의료 환경을 원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총궐기대회는 참석 인원보다도 중요한 것은 의료계가 한 목소리로 국민에게 호소했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의료정책과 시스템이 더 이상 환자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정부도 반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지난달 11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전공의를 대표해 발언하고 있는 이승우 회장.

또한 지난달 22일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전공의 등 의사들의 근로시간 준수, 대리수술 척결 등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 준법진료를 선언한 것에 대해선 “적극 찬성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승우 회장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차휴가뿐만 아니라 전공의법에 규정된 수련시간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등 많은 불법이 난무하는 곳이 수련병원”이라며 “이처럼 수련이라는 명목 하에 전공의들에게 많은 희생을 부당하게 강요해왔고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버텨온 전공의는 어느덧 전문의가 되어서도 준법 진료와는 멀어져왔던 것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당장 환자를 두고 떠날 수 없는데, 어떻게 준법진료를 할 수 있냐고 누군가 묻고 있다”며 “아이러니하게 환자 안전보다는 외래환자 수, 입원환자 수, 수술 건수만 내세우는 부끄러운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서 불법이 당연시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전공의특별법은 전공의의 권리를 보호하고 환자 안전과 우수한 의료인력의 양성을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듯이, 결국 의협의 준법진료 선언도 환자 안전과 국민 건강을 위한다는 취지에서 당연히 필요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그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다”며 “이제라도 의협이 중심이 되어 의료계는 같은 목소리를 내야하고 특히 준법 진료를 위해서는 OECD 대부분의 국가처럼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PA 제도
여성 전공의의 임신과 출산에 따른 수련 문제는 항상 존재해왔던 문제였다. 특히 최근 들어 저출산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이 문제가 더욱 심화된 부분도 존재한다.

과연 여성 전공의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이들의 수련문제에 대해 대전협은 어떤 입장을 갖고 있을까?

이승우 회장은 “여성 전공의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수련 문제는 가장 중요한 가치인 모성보호와 수련이라는 가치가 충돌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모성보호의 가치가 수련의 가치보다 높다고 말하기 어렵고, 반대로 수련의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모성보호를 규정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대전협 입장에선 이를 뛰어넘거나 어기는 정책이나 제안을 할 수 없다”며 “현재 법령은 임신했을 경우 40시간, 1년 후에는 연장근로가 어느 정도 제한돼 있어, 임신과 출산으로 2년을 보내게 된다면 추후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추가수련을 받아야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대전협 입장은 추가수련에 절대 반대이다. 이미 고생하고 있는 전공의들에게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추가수련을 받으라고 하는 것 자체가 성차별”이라며 “전공의들에게 어떤 수련을 받아야지 전문의가 될 수 있는지, 연차별 교육과정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확립해야 수련이 부족하다는 걸 납득할텐데, 단순히 임신했다는 이유로 추가수련하라는 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전협에서 이렇게 주장하면 ‘원칙은 이해하지만 현장의 전공의는 그렇지 않다. 여성 전공의들이 40시간만 일하라고 하면 화를 내니 설문조사를 해봐라’는 의견이 있지만 이는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며 “전공의 중 여성 비율이 높다고 해도 30% 정도이고, 30%의 여성 전공의 중에서 임신한 전공의의 수는 훨씬 더 적다. 설문조사를 통한 다수결로 이를 정한다는 건 다수가 소수의 의견을 묵살하는 결과 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대전협 정기총회 때 전공의 대표자들에게 물어봤는데, 남성 전공의들은 모성보호는 당연히 지켜져야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여성 전공의들은 임신했을 때는 40시간이 무조건 지켜져야 하지만 산후 1년 동안 연장근로가 제한된 부분에 대해선 리스크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현장에 있는 여성 전공의들이 40시간을 두고 화를 내는 건 인력문제로, 임신한 전공의의 업무를 남아있는 사람들이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임신한 전공의에 대한 대체인력을 확보하고, 이에 대한 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공정한 선발에 대해 문제가 있다. 여성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어떤 과는 여성을 뽑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암암리에 퍼져 있다”며 “이에 대해선 제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병원별, 과별로 여성 전공의를 몇 % 이상 뽑아야한다는 식으로 개선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이승우 회장은 PA 문제에 대해 “PA 제도에 대해서 이야기할 순 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무면허 의료행위를 근절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제까지 대전협의 PA에 대한 입장은 강경한 반대였고, 이 문제를 입에 담지도 않은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PA 문제를 입에 담지도 않아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다만 일에 순서가 있는 것처럼 이 문제도 순서가 있다. 무면허 의료행위를 근절하지 않았는데 PA 문제를 거론하는 건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는 것밖엔 안 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나 병원장들이 항상 의료인력 공백을 이야기하면서 PA 제도, 전문간호사 제도를 이야기하는데, 역으로 물어보고 싶은 게 ‘간호사 등이 수술을 하고 처방을 해도 되는가’이다”라며 “간호사가 수술, 처방하는 건 복지부도 반대한다고 하지만 PA 제도가 합법화되면 이로 인한 무면허 의료행위가 근절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전협은 물론, 의협, 대한의학회, 대한병원협회까지 모두 힘을 모아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부터 시작해야한다”며 “PA에 의한 무면허 의료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 PA 제도 합법화를 거론하는 건, 불법을 없애는 게 아니라 오히려 조장하는 것이다. 금지행위 목록을 뽑아 실태조사를 하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근절하는 것이 선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공의법으로 인해 의료공백이 생기고 PA에 의한 불법의료행위가 증가했다고 대책을 마련하라는 이야기가 국정감사 때 나왔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PA 제도화를 진행하겠다고 했다”며 “이를 제도화한다고 무면허 의료행위가 없어지는 게 아니지 않은가? 환자 안전, 국민 건강을 위해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근절한 다음에 PA 제도에 대해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었다.

◇전공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 회원들에게 “우리나라 수련환경은 아직 나아가는 길 한 가운데에 있다”며 “특히 전공의법이 지난 2016년 12월 23일 시행된 지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과도기에 있고, 누군가는 남들보다 더 희생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하지만 명심해야할 것이, 더 이상 후배들에게 부끄러운 수련환경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3가지 권리를 요구해야한다”며 “하나는 전문의로서 국민 앞에 당당할 수 있는 수련교과과정을 제공받을 권리, 다른 하나는 환자가 안전하고 떳떳한 의료 환경에서 진료할 수 있는 권리, 마지막 하나는 피교육자 뿐 아니라 한사람의 전문가로서 존중받을 권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공의 회원들과 함께, 멈출 수 없는 길을 더 단단히, 더 넓게 걸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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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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