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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내 의료인 폭행, 대부분 '벌금형'징역은 소수 그쳐...양형기준 개편 목소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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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8.07.11  06: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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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라북도 익산 모 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한 의사 폭행 사건에 대한 공분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의협에서 최근 몇 년간 의료기관 내 의료인 폭행 사건에 대해 내려진 판례들을 공개했다.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의료현장에서 의료인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자 지난 2016년 국회에서 응급진료 방해·협박·폭행 등으로 법률을 위반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처벌 조항을 강화한 ‘의료인폭행방지법’ 개정안이 만들어졌지만, 일선 의료현장에서 의료인 폭행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해당 판례들을 살펴보면 의사를 포함한 의료인들에 대한 환자 폭행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지만, 반면 이들에 대한 처벌은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지적이다. 이에 양형기준 등에 대해서 적절한 수준인 것인지 국회 및 법조계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의료인 폭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케이스
지난해 7월 울산지방법원에서는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려 징역 8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해당 의료진을 찾아가 협박을 한 A씨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B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강제퇴원을 당하자 병원을 찾아가 원무과 직원 C씨와 응급실 소속 간호사 D씨 등에 대한 특수협박죄 등으로 징역 8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A씨는 진출 및 공판 과정에서 D씨의 합의 거부로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생각하고 술에 취해 보복할 목적으로 응급실을 찾아갔다. 지난 2월 응급실에 찾아간 A씨는 C씨에게 “잘 있었냐, 너 때문에 8개월 잘 살고 왔다 XXX아,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면서 신체에 위해를 가할 듯한 태도를 보이며 협박했다.

이후로도 A씨는 여러 차례 B병원을 찾아 간호사, 직원 등에게 협박을 했고, 재판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등) 범행은 피고인이 B병원의 직원 및 간호사인 피해자들에게 가한 특수협박 범행 등으로 징역 8월을 복역한 후 보복 목적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아가 피해자들을 협박한 것으로서 사안이 매우 중하고 죄질도 극히 불량하다”고 판단, 징역형에 벌금까지 선고했다.

이 사건은 의협에서 발표한 의료인 폭행 사건 중 가장 형량이 높지만, 이미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어 가중처벌을 받았기 케이스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지난 2016년 4월 인천지방법원에서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과대망상과 피해망상에 시달리던 환자가 병원에 난입, 병원장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에 대해 징역 8개월 형을 선고한 적이 있다.

과대망상 및 피해망상 등의 정신증세를 보이는 정신분열 환자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E씨는 병원장 F씨가 자신의 뇌에 초고자기 방사능 촬영기계를 이용해 인체를 실험하고 있으므로 피해자를 위협해서라도 실험 중지를 요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E씨는 오물제거칼을 숨긴 채 병원장실에 난입, F씨의 눈 부위를 때려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안와 내벽 골절 등의 상해를 가했다.

E씨의 변호인은 E씨의 행위는 부당한 인체실험에 대한 수사 촉구를 위해 벌인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E씨는 범행 이전에 F씨를 본 적이 없고, 인체실험을 중지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내는가 하면 대통령·국회의장·대검찰청·경찰청장 등에게도 자신에 대한 인체실험을 중지하지 않으면 폭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으니 그렇게 되지 않게 협조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며 “범행 당시 피고인의 생명이나 신체에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정당방위에 해당될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춘천지방법원에서도 한 주취자는 자신을 도와주려던 응급실 간호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면서 욕설을 하는 등 응급실에서 난동을 피우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에 대해 법원은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G씨는 교통사고로 H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는데 술에 취한 상태였던 그는 별다른 이유 없이 X-ray 촬영을 위해 환복을 도와주던 간호사 I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웠다. 또 낙상 방지를 위해 보호조치를 하던 간호사 J의 가슴을 발로 걷어차고 욕설을 했다.

재판부는 “G씨는 폭력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다수 있고, 2016년 7월 21일 상해죄로 징역 4년, 집행유예 1년을, 공무집행 방해죄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확정돼 집행유예 기간 중임에도 자숙하지 않고 동종의 범행을 저질렀다”며 “공무집행방해와 응급의료행위의 방해 정도가 가볍지 않다. 피해자들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에 비춰 엄벌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면서 징역형을 선고했다.

올해 3월에는 광주지방법원에서 의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60대에게 징역 4월이 선고된 사건이 있었다.

K씨는 지난해 9월 광주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욕설을 하다가 그곳 의사인 L씨가 조용히 해달라고 말한다는 이유로 폭행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만취한 상태에서 치료를 빨리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지른 범행이긴 하나 범행 내용이 불량한 점, 과거 병원에서 의사를 폭행한 적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지난해 9월에는 울산지방법원에서 의사와 간호사에게 소리를 지르고, 다른 환자에게 시비를 거는 등 응급실에서 소란을 부린 M씨에게 징역 8월(집행유예 2년)에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M씨는 폭행사건으로 경찰과 함께 병원 응급실을 찾았는데, 응급실에 더 누워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거절되자 M씨는 의사 N씨의 이름표를 잡고 “니가 의사냐, 니 진료거부로 신고하겠다”고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다른 응급환자를 돌보던 간호사 O씨에게 “진료를 이따위로 보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M씨는 다른 환자와 원무과 직원, 심지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앞에서도 행패를 부렸고, 재판부는 “응급실에서 폭력을 사용하는 등 죄질이 좋지 못하고, 폭력 전과가 매우 많다며 징역형을 선고한다”며 “다만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고 벌금형 이상의 전과가 없으며 재물손괴에 대해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양형기준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을 정했다”고 판결을 내렸다.

◆의료인 폭행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케이스
지난 2013년 3월 청주지방법원은 응급실에서 치료를 기다리던 환자가 대기시간이 길다며 의사를 폭행한 P씨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P씨는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손을 다쳐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던 중 치료를 빨리 해주지 않는다며 정형외과 전공의를 불러세우곤 허벅지를 발로 차고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이에 재판부는 “누구든지 응급의료 종사자의 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방해해선 안 됨에도 의료진에 상해를 가함과 동시에 응급진료행위를 방해했다”며 상해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죄를 적용, 벌금형을 선고했다.

지난 2014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도 응급실에서 욕설과 폭력을 휘두른 주취자에 대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Q씨는 서울 관악구 주택가에서 술에 취해 119구급대에 의해 B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는데, 간호사가 주사를 놓으려고 하자 욕설과 함께 “나를 취객으로 보냐? 학교 어디 나왔냐?”며 욕설과 함께 시비를 걸었다. 이어 간호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2회 때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응급구조사에게도 손톱으로 할퀴고 무릎으로 옆구리를 때리는 등 폭력을 연이어 휘둘렀다. Q씨에 대해 재판부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 2016년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응급실에서 난동을 피운 혐의로 기소된 R씨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R씨는 지난 2014년 12월경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치료를 받지 위해 방문했는데 X-Ray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방사선사가 촬영을 위해 가만히 있어달라고 요구했지만 계속 몸을 움직였다.
의사가 양다리를 잡자, 술에 취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오른쪽 다리로 의사의 어깨를 누르고, 머리채를 잡고 흔들면서 폭행했고 응급의료종사자의 응급의료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R씨는 범행 당시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재판부는 “R씨에게 뇌출혈이 있기는 했지만 비교적 경미해 수술을 요할 정도가 아니었고, 술을 상당히 많이 마신 상태였던 점 등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과정, 수단과 방법, 범행 전후의 R씨의 행동 등에 비춰볼 때 R씨가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한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지난 5월에도 창원지방법원에선 의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S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는 일이 있었다.

◆의료인 폭행은 또 다른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4일 ‘폭행·폭언·성폭력 경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의료기관 근무 중 환자 또는 보호자에게 폭행을 당한 보건의료 종사자는 총 응답자(3778명)의 89.4%(3377명)에 달했다.

폭행 가해자는 71%(2682명)가 환자였으며, 보호자는 18.4%(695명)였다. 성폭력 범죄 피해도 78.7%(환자 60.8%, 보호자 17.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의료인 폭행 문제가 끊이지 않은 것은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있어도 제대로 된 법 집행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5년 1월 28일 개정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는 누구든지 응급의료종사자(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의료기사와 의료법 제80조에 따른 간호조무사를 포함한다)의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거나 의료기관 등의 응급의료를 위한 의료용 시설·기재·의약품 또는 그 밖의 기물을 파괴·손상하거나 점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6년 5월 29일 개정된 ‘의료인 폭행 방지법’(의료법 제12조)에서도 누구든지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 제80조에 따른 간호조무사 및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의료기사 또는 의료행위를 받는 사람을 폭행·협박한 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번 의협에서 공개한 판례들 중, 의료인 폭행 방지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개정된 이후의 사건에서도 엄정한 법집행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가벼운 처벌’이 내려지는 게 대다수였다.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됐으며, 징역형이 선고됐어도 의료인 폭행만이 아닌, 다른 범죄를 저지르거나 재범일 경우가 대다수였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인 폭행과 관련된 사건을 살펴보면 의료인을 폭행하면 ‘어떠한 처벌이 내려지니 해선 안 된다’라는 인식이 생기기엔 부족한 처벌들이 내려진다”며 “진료 중인 의료인을 폭행하는 건 그 의료인에게 진료를 받으러 온 다른 환자의 진료권까지 침해되는 일이기 때문에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워낙 술에 대해 관대하고, 의사와 환자 관계에서 환자가 ‘을’이라는 생각에서 ‘술 먹고 의사를 폭행하면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식의 접근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의료인, 특히 야간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은 다른 국민들을 위한 보호막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법조인들 사이에서도 의료인 폭행과 관련된 판결이나 양형기준 등에 대해 과연 적절한 지 여부와 선진국의 의료인 폭행과 관련된 판례들을 검토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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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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