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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폭행 근절, 국민청원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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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폭행 근절, 국민청원 '지지부진'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7.09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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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교감 소홀' 지적...집회 일변 반감도

최근 전북 익산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한 환자의 의료인 폭행 사건으로 분노한 의료계가 의료기관내 폭행 근절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매번 이렇게 거리로만 나가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견과 함께, 국민과 함께하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일 전라북도 익산 모 병원 응급실에서는 술에 취한 환자가 의사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현재 피해 의사는 현재 뇌진탕, 목뼈 염좌, 코뼈 골절, 치아 골절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고, 가해자는 법원에 의해 구속영장이 발부, 9일 군산교도소로 이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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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경찰청 앞에서 ‘의료기관 내 폭력근절 범의료계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300여명(경찰 추산 400여명, 주최 측 추산 800여명)의 의사회원이 참여했으며, 특히 치과계, 간호계 인사들도 참여해 의료기관 내 의사들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보건의료인이 해당되는 사안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매번 이렇게 거리로만 나가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경찰청 앞 집회로, 최대집 집행부 출범 두 달 만에 세 번째 집회가 열렸는데, 투쟁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기 때문.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응급실 폭행 사건에서는 국민이 의료계와 함께 분노해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태극기부대처럼 단체로 몰려가 항의하면 국민이 곱게 보지 않는다”며 “계속 집회만 할 것이 아니라 의사단체 대표가 국회로 가서 국회의원에게 법률 강화와 정부에게 법 준수를 외치고 회원들에겐 메뉴얼이나 규칙을 만들어 배포하는 것이 보다 실리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국민과 함께 이슈를 선점하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지 일주일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이 7월 9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6만명을 넘어서지 못했다. 청와대의 응답기준이 되는 20만명에는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청원 마감까지는 3주라는 기간이 남았지만 사회 논란이 퍼진 상황에서 ‘너무 더디다’는 지적이다.

이에 의협에서도 문제점을 인식, 8일 규탄대회에서 응급실 의사 폭행 사건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규탄대회 참석자들은 의협 정성균 기획이사겸대변인의 안내에 따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했지만 여전히 청원인 수는 모자란 상태.

그러자 급하게 집회를 준비할 것이 아니라 국민 청원에 대한 홍보와 관심을 더 쏟았어야한다는 지적이 의료계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 수가 13만에 육박하는데 고작 6만명의 청원 동의는 말이 안 된다”라며 “당사자인 의사들도 이렇게 관심이 떨어져서야 국민들의 인식 개선이 가능하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료계 한 임원은 “의협에서 의료인 폭행에 대한 집회를 통해 국민과 정부, 국회에 그 심각성을 알린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의사들의 관심부족으로 국민 청원 동의자가 미흡하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경기도 한 개원의는 “이번 응급실 폭행 사건에 의사뿐만 아니라 모든 직역 의료인들이 공감한 상황이라면 규탄대회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청원 동의 20만명을 돌파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결국 국민 청원은 국민들에게 보건의료인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청원에 참여할 수 있는 퍼포먼스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20만명을 넘기려면 국민들의 도움도 절대적인데 그동안 의협의 행보를 봤을 때 과연 국민들이 도움을 줄지는 의문”이라며 “그간 의협의 행보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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