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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뉴질랜드는 이렇게 관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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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뉴질랜드는 이렇게 관리하죠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1.09.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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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더베리 보건연구소 마크 스미스 박사...한국혈전지혈학회 학술대회 참가
   
▲ 마크 스미스 박사는 "뉴질랜드에서는 혈우병 치료비용을 전액 국가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세계가 부러워 한다는 한국의 건강보험, 그러나 혈우병에 있어서 만큼은 뉴질랜드를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22일, 한국혈전지혈학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세계적인 응고 의학 분야 전문가 마크 스미스 박사(뉴질랜드 켄더베리 보건연구소 혈액학 자문위원)을 만났다.

스미스 박사는 국제혈우연맹 공식 학회지 ‘Hemophilia'의 편집위원으로, 지난 2007년 최초로 뉴질랜드에서 혈우병 분야에 수태 전 유전자 검사법을 도입한 인물이다.

혈우병 치료비 전액, 국가가 부담
스미스 박사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전국에 혈우병 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하는 6개의 센터를 두고 있다.

이 6개의 센터들을 통해 뉴질랜드의 혈우병 환자들은 치과치료 이외의 모든 의료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스미스 박사는 “국가에서는 매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면 각 지역별 의료비를 배정하는데, 연초에 아예 이 가운데 일부를 혈우병 치료에 별도 책정한다.”면서 “개별 치료센터는 각 제조사들로부터 치료제를 구입하는데, 이에 따른 비용은 월별 사용량, 치료 데이터, 환자 등록부 등을 제출해 환급받는다.”고 소개했다.

무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지만, 혈우병 관리 센터의 퀄리티가 낮은 것은 아니다.

각 센터는 성인과 소아를 위한 혈액학 전문의와 간호사를 두고 있으며, 팔꿈치나 무릎 등 각 분야별 정형외과 의사들이 함께 하고 있다.

여기에 국가나 각 지역 물리치료협회에 가입된 물리치료사와 치과의사, 약품 관리 전문가, 행정관리자 등으로 스텝이 구성된다.

스미스 박사는 “각 센터는 퀄리티 향상을 위해 임상시험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기초과학연구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또한 치료전문가 그룹이 매 분기별로 미팅을 통해 국가 단위 데이터베이스를 업데이트 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는데, 여기에는 환우회 대표도 참여해 환자들의 의견도 개진한다.”고 말했다.

착상전 유전자 검사(PGD) 서비스 제공
   
▲ 스미스 박사는 "PGD 서비스는 고가의 비용이 들지만 혈우병 환자를 한 명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 치료비용과 비교하면 훨씬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뉴질랜드의 혈우병 관리 센터는 환자들의 치료와 관리 뿐 아니라 혈우병 보인자 여성의 가족계획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서면 동의를 얻은 혈우병 환자의 가계도를 통해 가족 중 가임기 여성에게 혈우병과 관련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가족계획을 세울 때 감안하도록 한다는 것.

또한 센터는 임신한 보인자 여성에게 본인의 선택에 따라 산전검사를 통해 태아의 혈우병 가능성을 확인해주고 있다.

스미스 박사는 “태아가 혈우병 가능성이 있을 경우 이로 인한 고통이나 경제적 부담 등에 대해 설명하고 중절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절수술의 윤리적 문제가 논란이 되기는 하지만, 의사로서는 환자에게 어떠한 옵션이 있는지는 알려주어야 한다. 선택은 환자의 문제이지 의사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스미스 박사가 혈우병 관리에 PGD(착상전 유전자 검사)를 도입해 가임기 보인자 여성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PGD검사란 시험관 방법으로 배아세포를 분석해 혈우병 여부를 미리 판별, 혈우병이 없는 아이만 착상하는 방법이다.

스미스 박사는 “혈우병의 치료비와 마찬가지로 PGD 서비스도 전액 무료로 제공된다.”면서 “다만, 아직까지는 재정문제로 인해 제한된 인원에만 제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PGD 검사는 고가의 비용이 들어 정부에 지원해 달라고 설득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PGD검사를 통해 혈우병 환자를 한 명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혈우병 치료비에 비해 훨씬 경제적”이라고 강조했다.

   
▲ 스미스 박사는 "뉴질랜드는 현재 유전자재조합 치료제의 사용비율이 90%를 넘어섰다."면서 "유전자재조합 치료제의 사용연령을 확대하는데 생각보다 재정부담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유전자재조합치료제가 대세 , 2~3세대 차이 없어
스미스 박사는 혈우병 치료제의 선택과 예방적 사용의 효과에 대해서도 장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는 이미 유전자재조합 치료제 사용량이 전체의 90%를 넘어섰으며, 혈액제제의 사용량은 갈수록 줄고 있다.”고 밝혔다.

유전자재조합치료제가 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이 의료진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고, 양도 적게 들어 혈액제제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가격 또한 혈액제제와 비슷해져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스미스 박사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유전자재조합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에 아무런 이견이 없다.”면서 “성인들도 사용량이 늘고 있는데, 기존 치료제가 잘 듣고 있어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최근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 유전자재조합치료제의 연령제한 문제와 관련해 그는 이미 뉴질랜드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소개했다.

스미스 박사는 혈우병 치료제의 선택과 예방적 사용의 효과에 대해서도 장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는 이미 유전자재조합 치료제 사용량이 전체의 90%를 넘어섰으며, 혈액제제의 사용량은 갈수록 줄고 있다.”고 밝혔다. 유전자재조합치료제가 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이 의료진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고, 양도 적게 들어 혈액제제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가격 또한 혈액제제와 비슷해져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스미스 박사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유전자재조합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에 아무런 이견이 없다.”면서 “성인들도 사용량이 늘고 있는데, 기존 치료제가 잘 듣고 있어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최근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 유전자재조합치료제의 연령제한 문제와 관련해 그는 이미 뉴질랜드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처럼 국가가 정한 연령제한 기준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혈우병 치료와 관련된 비용 전액을 국가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어린 환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유전자재조합치료제를 쓸 수 있도록 양보했다는 것. 

그는 “사용대상을 확대했을 당시에도 예상했던 것 만큼 유전자재조합치료제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다. 환자들이 기존에 잘 듣던 치료제를 바꿀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며 “한국도 역시 연령제한을 푼다해서 재정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다양한 유전자재조합치료제들을 선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직접 비교연구는 없지만, 2세대 제품이나 3세대 제품이나 각 제품별로 안전성이나 유효성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 EMEA의 견해”라고 밝혔다.

예방요법,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
끝으로 스미스 박사는 혈우병 치료제의 예방적 사용에 따른 이득도 소개했다.

그는 “최근 뉴잉글랜드 메디슨에서 소아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연구 결과 예방요법이 도움이 된다는 설득력 있는 자료가 발표됐다.”고 소개했다.

혈우병 치료제를 주 3회 사용한 결과 관절 출혈 등의 발생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

캐나다 모델에서는 사용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면서 예방적 사용의 효과를 확인했는데, 그 결과 40%의 환자에서는 주 3회보다 적게 사용하면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보충요법과 비교해 예방요법에서는 초기 비용이 더 많이 들기는 한다.”면서 “그러나 실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줄어들어 삶의 질이 높아지고, 부모들의 결근으로 인한 손실도 감소하는 등 결과적으로는 이득이 많다.”고 강조했다.

스미스 박사와의 인터뷰는 국내 혈우병 치료환경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뉴질랜드처럼 무상은 아니더라도 유전자재조합치료제의 사용에 있어 연령제한 문제는 풀고자 하는 것이 혈우병 환우들의 바람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이 “굳이 2013년까지 끌 것이 아니라 당장 내년이라도 시행할 수 없는지 검토하라.”고 촉구했지만, 정부측은 재정부담을 이유로 즉답을 피했다.

또한 예방요법적 사용에 있어서도 약가부담 뿐 아니라 출혈에 따른 치료비와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까지 다각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스미스 박사는 23일 전남대학교 용지관 1층 컨벤션 홀에서 개최되는 제21차 한국혈전지혈학회 학술대회에 참가, ‘혈우병의 조기진단과 치료’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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