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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치료보다 건강관리가 대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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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치료보다 건강관리가 대세죠
  • 의약뉴스 정세진 기자
  • 승인 2011.04.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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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병원 건강증진병원 담당 정영호 교수(이비인후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보라매병원의 달력에는 매달 ‘웃음강좌’, ‘아트체험’, ‘보람음악회’ 등의 스케줄이 들어 있다. 환자나 보호자, 직원 할 것 없이 웃음치료를 받고 그림과 음악을 감상한다.

이들 프로그램은 보라매병원 1층 본관에 위치한 건강증진병원 사업팀이 담당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낯선 변화이지만 이는 세계적으로 퍼져가고 있는 건강증진병원 국제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이라고 보라매병원 건강증진병원 담당 정영호 교수는 설명했다.

“사실 웃음치료나 아트체험 등의 프로그램은 건강증진병원 사업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정영호 교수는 이렇게 운을 떼었다.

‘건강증진병원’이라는 개념은 유럽을 기반으로 시작되었다. 병원이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공간을 넘어 환자의 평소 건강까지도 관리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건강증진병원은 WHO산하의 협력단체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추세를 이루고 있다.

보라매병원은 2009년 8월 건강증진병원 국제네트워크에 국내 병원으로서는 최초로 가입해 건강증진병원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건강증진병원 사업팀은 담당 교수와 연구원, 위원회로 구성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각 지역마다 건강증진병원을 추구하는 의미는 다릅니다. 유럽의 경우에는 평상시의 건강관리를 통해 의료비를 감소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고 혹은 병원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건강증진병원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저희 보라매병원 같은 경우 의료의 공공성과 건강의 평등성을 추구하는 것이 1차적인 목적입니다”

가령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은 고소득층에 비해 건강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지 못한다. 그 결과 저소득층에 의료비가 더 많이 지출되고 빈곤층일수록 평균 수명이 짧아지는 부조리한 현상이 나타난다. 보라매병원의 건강증진병원은 바로 이러한 현상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건강증진병원 사업의 일환인 아트체험의 경우 장기입원 아동들이 주 대상입니다. 보통 6개월 이상 장기입원을 하는 경우 병원 내에 어린이 학교를 설치하는 예가 있는데 저희는 그렇게까지는 하지 못하더라도 능동적인 창작활동을 통해 입원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치료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지요.”

웃음강좌는 자율신경계통의 질환에 도움이 되며 인간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없애고 치료에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이번에 113회를 맞는 보람음악회는 매주 1회 순수 자원봉사자가 참여하는데 상당히 수준 높은 연주자들이 찾아온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시설 등이 한정돼 있어 지역 사회로까지 건강증진 프로그램의 혜택을 넓히지 못하는 게 아쉬운 점입니다” 정교수는 건강증진병원 사업의 아쉬운 부분에 대해 이렇게 토로했다. 웃음치료 같은 경우 마이크 설치를 하지 못하다보니 한 번에 20명 정도의 인원밖에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역사회의 건강증진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보라매병원은 4.30 건강걷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인근 주민과 지역상인 등 다양한 이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한다.

“건강증진병원은 앞으로가 더 큰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영호 교수는 지금까지 보여준 프로그램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한다.

현재 계획 중인 사업을 예로 들면 흡연이나 과음, 비만 등의 건강 위해 요인을 미리 체크해 이를 해결해주는 시스템(비만클리닉, 금주모임 등)과 연계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또한 나아가 약을 처방하듯 개인의 건강정보를 처방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한다.

“저희 보라매병원은 자세한 사업방향에 대해 오는 6월 핀란드에서 열리는 국제학회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세계적 대세가 되고 있는 건강증진병원 사업에 앞으로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게 정 교수와 사업팀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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