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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 이상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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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 이상일 교수
  • 의약뉴스
  • 승인 200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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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알레르기 질환에 들어맞는 말이다. 어릴 때 알레르기 질환을 앓으면 평생을 알레르기로부터 헤어나기 힘들다. 천식을 앓고 있는 아이는 대부분 알레르기 비염도 함께 앓고 있고, 심한 태열 (아토피성 피부염)로 고생하기도 한다.

주로 선진국의 영유아 및 소아의 경우에 높은 발병률을 보이던 알레르기 질환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쉽게 낫지 않는 병으로 알려진 알레르기 질환. 그래서 알레르기 질환을 놓고 '체질적인 문제이며 유전적 소인이 있는데 과연 쉽게 치료가 되겠는가'며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

삼성서울병원 알레르기 센터장이며 소아과 과장인 이상일 교수는 이런 소아 알레르기 질환 치유의 선봉장을 자임한 의사다.

현재 아시아-테평양 알레르기 호흡기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전국 유·소년기 알레르기 역학조사를 위한 복지부의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광범위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 분석한 소아 알레르기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자.

- 알레르기 질환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알레르기란 생활환경 내에서 어떤 물질을 먹거나 들이마시고, 신체와 접촉할 경우 과민성 반응을 일으켜서 호흡기 계통이나 접촉된 부위 또는 전신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주변에서 흔하게 보는 아토피피부염, 기관지 천식, 알레르기비염 등을 모두 알레르기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민반응이 피부에 나타나면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하고. 기관지에 나타나면 기침, 호흡곤란을 주요증상으로 하는 기관지 천식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코에 나타나면 콧물, 코막힘, 재채기를 반복하는 알레르기비염이 되죠."

- 알레르기 질환은 어떤 이유에서 일어나는가요?

"알레르기 반응에 원인이 되는 물질을 '알레르겐'이라고 부릅니다. 곰팡이, 동물의 털, 집 먼지, 꽃가루와 생선 우유를 비롯한 식품, 약품 등이 요인이 되곤 하죠. 이들과 접촉하면 신체의 알레르겐 항체가 생기는데 이 항체와 알레르겐 간의 항세포 작용에 의해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 최근 알레르기 질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서울 등 9개 도시 34개 초등학교와 34개 중학교의 4만3,000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알레르기 질환별 유병률 및 위험인자를 조사·분석한 결과, 초·중학생 열 명 가운데 한 명이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 비염 등 각종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흔한 알레르기 질환을 살펴보면 초등학생의 경우 천식 8.7%, 비염 10.5%, 피부염 7.3% 순 이었고, 중학생의 경우에는 비염 10.0%, 천식 8.2%,피부염 3.9%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천식을 비롯한 알레르기는 우리 사회가 근대화되고 서구화되면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모유가 아닌 인공영양의 시작과 가공식품 및 약물 남용, 침실과 같은 생활의 서구화, 환경오염이 그 이유로 보입니다."


- 많은 사람들이 알레르기 질환은 쉽게 낫지 않는다고 믿는다.

"유전적인 요인이 있기 때문에 쉽게 낫지는 않습니다. 모든 질병이 마찬가지이겠으나 알레르기 질환 역시 조기발견이 중요합니다. 성장과정에 있는 유아, 소아 및 청소년기에 발견한다면 완치될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알레르기 질환이 의심된다면 민간요법에 의존하지 말고 직접 전문가와 상담해 단계적인 치료를 해야 합니다."

- 영·유아에 있어 알레르기 질환은 더욱 노출 된게 아닌가요?

"알레르겐은 대부분 단백질로 구성돼 있고 신체가 단백질과 접촉하면서 알레르기가 발생하게 되는 건데 다행히 우리의 몸은 거의 완벽에 가깝게 피부로 싸여 있어 원인물질, 즉 단백질이 신체 내로 들어 올 가능성은 원천적으로는 희박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 몸을 보호하는 피부가 충분히 발달해 있지 않은 신생아와 영·유아입니다.

기관지점막과 위장관 점막등이 충분히 발달돼 있지 않아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그대로 신체 안으로 들어오면 알레르기에 대항하기 힘들어지게 되죠.

이 때문에 아기에게 주는 식품을 매우 조심스럽게 선택해야 합니다. 체질 개선이니 선식이니 하여 현재 팔리고 있는 식품들이 성인에게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린이 특히 신생아나 영유아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알레르기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알레르기를 전혀 일으키지 않는 모유로 아기를 키우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 알레르기 질환의 공통적인 예방법은?

"먼저 깨끗한 환경과 위생관리를 통하여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과 접촉을 최소한 피해야 합니다. 특히 집 먼지, 진드기가 많이 자라고 있는 침실이나 거실의 온도는 섭씨 20-22도를, 습도는 65퍼센트 이상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 아이가 귀하다고 해서 너무 깨끗하게 키우면 세균과 바이러스 등과 싸우는 기능이 약화되고 항체에 대해 과잉 반응을 하는 알레르기 체질이 될 수 있습니다."



- 소아 알레르기 환자의 보호자들에게 하실 말씀은.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환자 스스로 낫고자 하는 의지와, 의사와의 신뢰 문제입니다. 최근에는 인터넷이 발달해 환자들 스스로 많은 의료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유의해야할 점은 의학전문을 표방하긴 하지만 의료정보의 '사이비-사이트'가 많다는 것입니다.

비 전문가들이 늘어놓는 부정확한 출처의 의료정보를 함부로 믿다가는 전문가인 의료진과의 신뢰 관계가 깨질 수 있습니다. 각 의료기관이나 해당 학회 홈페이지 등 정확한 출처의 인터넷 정보를 이용하길 바랍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삼성서울 알레르기센터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임상을 통해 얻은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알레르기 질환을 유전학적으로 연구할 계획입니다. 유전학적인 면에서 알레르기 질환을 연구한다면 커다란 발전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의약뉴스 노진헌 기자 (john@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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