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5-07-22 06:02 (화)
산은 종교이고 신념이죠
상태바
산은 종교이고 신념이죠
  • 의약뉴스 김선아 기자
  • 승인 2007.07.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순천향대 영상의학과 박종관 방사선사
한국인 최초로 해발 5,947m의 페루 안데스 알파마요 등정에 성공한 순천향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박종관 방사선사는 “산은 산 자체로 나의 종교가 됐다”고 말한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 중 하나인 네바도 알파마요(Nevado Alpamayo) 산은 1966년 독일 잡지 알피니스무스(Alpinismus)가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산으로 선정되기도 한 명산이다.

거리가 멀고 산까지 접근이 어려워 극소수의 모험가들에게만 등반을 허락한다는 알파마요에 박종관 방사선사는 6월 29일부터 7월 15일까지 바름산악회 회원 2명과 미국 남가주 한인산악회 회원 5명 등 총 8명과 함께 해 7월 7일 자정부터 새벽까지 6시간여 동안 사투 끝에 가이드 1명과 함께 정상에 올랐다.
   
▲ 네바도 알파마요 정상이 보인다.


“고산은 눈사태 때문에 보통 밤에 등정을 시작해요. 미친 짓이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일인데도 끊을 수가 없어요. 중독이죠, 이제는 산이 제게 있어 종교가 된 셈이에요.”

이번 알파마요 등정에서도 얼음바위가 10초 전에 있던 자리로 떨어져 하마터면 큰 사고를 당할 뻔 했다고. 박 방사선사는 “항상 있을 수 있는 위험”이라면서도 “아찔했던 순간”이었다고 말한다.

산은 박 방사선사에게 새로운 인연을 맺어주기도 했다. 지난 2003년 에베레스트 등정 이후 결혼한 부인도 산악회에서 만났다고 한다.

“아직 아이가 어려 저 혼자 산에 가는 것이 미안할 때도 있어요. 부인도 산을 좋아하는데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저 혼자 산을 즐기고 있네요.”

지난 1999년 남아메리카 아콩가구아산에 함께 등정한 후배가 동상에 걸려 열손가락을 절단할 일을 산과 함께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일로 꼽는다.

“등반을 하다가 후배의 체력이 정상까지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혼자 캠프로 보내고 저 혼자 정상까지 다녀왔더니 후배의 손가락이 동상에 걸렸더라구요. 결국 열 손가락 모두 절단했는데 지금도 후배를 볼 때마다 안타까워요. 같이 캠프로 내려갔더라면 동상에 걸리는 일이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합니다.”
   
▲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밤에 산행해야 하는데 이는 '미친짓' 이라고 박종관 방사선사는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은 끊을 수 없는 마력이다. 알파마요에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박 방사선사는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있다.

“10월쯤 미국 요세미티 등반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산에 가기 전에 항상 머릿속으로 경로와 닥칠 상황에 대해 몇 번이고 그려보면서 이미지트레이닝을 합니다. 산에 가기 전에 산에 대한 정보 숙지가 가장 중요하니까요.”

산과 함께 살아간다는 박 방사선사는 등산을 하면 삶이 지루할 틈이 없다고 말한다. 점점 어려운 산에 가기 위한 욕심이 생기고 체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항상 운동하고 산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은 내 의지를 시험하게 하는 선생님이에요. 항상 그보다 더 한 한계에 대한 숙제를 내주죠. 그 숙제를 풀면서 내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는 겁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