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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비둘기 똥 냄새는 지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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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비둘기 똥 냄새는 지독했다
  • 의약뉴스
  • 승인 2007.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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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상 밑에 있는 동판에 새겨진 맥아더 모습.

어찌어찌해서 인천 자유공원에 가게됐다.  가는 도중에 맥아더 동상을 한 번 자세히 보기로 했다.

좌파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전쟁의 화신이며 분단의 주역으로 맥아더를 지목하고 동상을 쓰러 트린다고 해서 말이 많았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파들은 결사반대했고 우파 신문들은 혈안이 돼서 좌파를 공격하고 우파를 격려하는데 지면을 아끼지 않았다.  그냥 동상이겠지만 이런 일들이 기억나니 한 번 더 쳐다보게 되는 것은 인지 상정이다.

맥아더는 우리에게 정의인가 악인가 하는 흑백의 논리로, 무 자르듯 단 숨에 결정지을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이런 저런 평가가 나와도 수학공식 처럼 딱 떨어지는 정답이 없으니 주장은 모두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나는 아무런 생각없이 맥아더 동상을 한 번 올려다 봤다.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동판을 한 번 봤다. 동상은 책에서 자주 봤으나 동판은 처음 보는 것이어서 더 관심이 갔다.

동판을 보다가 나는 썩은 바닷물 너머로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을 봤다. 그러면서 인천 상륙작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갔을 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날은 따뜻했고 비둘기들은 모이 주는 어린들 곁에 엄청나게 많이 모여 식탐전쟁을 했다. 비둘기 똥 냄새는 지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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