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전유물로 여겨지던 간호사라는 직업이 이제 남성들에게 그 성역을 허락하고 있다. 간호학과 학생은 10년 전만 해도 80여명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한 해 천명이 넘는 남학생들이 간호사라는 직업을 택하고 있다.
춘천 한림성심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고윤철씨는 10년 전 간호학과를 입학해 해병대 장교를 지낸 뒤 다시 간호사가 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처음 학교를 입학했을 때 방송국에서 촬영까지 왔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그가 강원도 최초 남자간호학과 학생이었기 때문.
간호사란 직업에 매력을 느껴 간호학과를 선택한 그였지만 “당시 인식과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진로 결정은 쉽지 않았다”며 “나의 선택을 이해해주는 친구들이 있어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지금은 누구보다 부모님이 간호사인 나를 자랑스러워 하신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대학 생활 중 여학생들이 자신을 마치 여자 친구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아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고 한다.
그는 졸업 후 간호학과 남학생들이 일반적으로 가는 의무병을 택하지 않고 아버지의 권유로 해병대 장교를 선택했다.
장교생활을 하면서 배운 것은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는 것”이라며 “군대 생활을 마치고 간호사를 하면서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해병대 장교 전역 후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내과 배정을 받았지만 그는 일도 많고 힘든 중환자실로 자원을 해 부서를 바꿨다. “수술실이나 중환자실 같은 곳은 일도 많고 힘들어 남자 간호사가 진짜 필요한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환자실은 의식 없는 환자 몸을 수시로 옮겨야하는 등 육체적인 노동도 함께 수반돼 여성 간호사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부분이다.
또 “육제적인 어려움보다는 최선을 다했지만 환자의 임종을 대할 때가 가장 힘들다”고 말하는 한편 “중환자실에 있다가 건강하게 퇴근하는 환자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해 천상 간호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간호사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환자들을 똑같이 대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남자 간호사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활기차고 친절한 말로 진심으로 환자를 대하면 선입견은 자연스레 사라진다고 말한다.
남자간호사를 꿈꾸는 간호학과 후배들에게 “남자간호사에 대한 편견은 점차 사라지고 있고 간호사란 직업이 더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간호사가 되고 싶다면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라”라고 당부했다.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네요 ~
실제로 어떤 분일지 정말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