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수가협상을 놓고 공단과 의약단체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자율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재용)과 요양급여비용협의회(회장 안성모)는 14일 밤 협상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협상에 나섰으나 시작하자마자 ‘협상결렬’을 선언, 두 단체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는 공단이 지난달 13일 제시했던 의과·치과·한방·약국 4개 유형별 계약과 유형계약 후 개별 계약하는 2단계 계약방식을 재차 제시했고, 의약단체는 ‘선 공동연구 후 협상’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 단일안을 제시했기 때문.
의약단체 실무진은 협상결렬 직후 이에 대한 배경을 밝히고 “대화를 길게 끌어봐야 서로 감정만 상할 것 같아 협상을 조기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무진이 협상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협상결렬을 선언한 데 반해 각 단체장은 협상 마지막날 자정 전까지 계약을 맺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아 수가협상 자율계약 가능성을 열었다.
공단 이재용 이사장과 협의회 안성모 회장은 이날 밤 10시부터 2시간여 동안 단독 회동을 갖고 최종적으로 자율계약을 이끌어 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협의회 안 회장은 “양측이 가지고 있는 협상안을 모두 제시하고 그 가운데 서로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협상을 진행할 경우 최종적으로 계약이 성사될 수 있다”고 언급, 자율계약의지를 보였다.
이처럼 단체장과 실무진의 의견이 엇갈린 데는 예년과 달리 내년도 수가계약을 두고 의약단체장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실무자들과 제대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협의회 안 회장은 “실무진들이 원론적인 얘기를 주고받아 협상이 경직될 수밖에 없었다”며 “공단 이사장과 자율계약을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아 오늘 협상은 좀 더 유연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공단 급여기준팀 정은희 부장은 “자율계약을 성사시키겠다는 공단의 기존 입장은 변함없다”며 “언제든지 의약단체에서 협상재개를 요구하면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단과 협의회는 오늘 한차례 더 실무진 회의를 거친 후 오늘 저녁 서울 팔레스 호텔에서 의약단체장과 공단 이사장 간의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단체장들의 자율계약의지가 확고함에 따라 이번 회의를 통해 수가협상이 어느 방향으로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