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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담도폐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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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담도폐쇄증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06.09.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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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민이가 참 예쁘다.

‘생후 2개월에 가슴을 열고 대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예후가 좋아 6살인 지금 비교적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담도폐쇄증에 걸린 수민이에 관한 이야기다. 어머니 방현진씨는 그런 수민이가 세상에서 둘도 없는 자랑스런 딸이다.

어머니는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기 어렵다. 방씨는 카사이 수술 덕분에 수민이가 지금껏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수술만 잘 끝난 것이 아니다. 수술 후에는 십중팔구 간이식을 해야 하는데 간이식 없이도 견뎌내고 있기 때문이다.

   
▲ 수민이가 참 예쁘다.
담도염으로 간혹 병원신세를 지기도 하지만 수민이는 잘 이겨내고 있다.

“ 글쎄요. 왜 수민이에게 이런 엄청난 병마가 찾아 왔는지 모르겠어요. 신생아 감염이나 대사질환, 유전적 요인 등 발병원인은 다양한데 어디 딱히 집히는 데가 없어요.”

어머니 방씨는 담도폐쇄증 박사가 됐다. 수민이가 병을 앓기 전에는 세상에 이런 병이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환자 모임인 담도회를 이끄는 회장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 환자 중에는 26살난 남자도 있어요. 대학을 졸업했는데 카사이 수술 1기생인 셈이죠. 2년전에 봤을 때는 매우 활달했는데 지금은 많이 의기소침해 있어 걱정이 됩니다.”

환자 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돈도 돈이지만 기약 없는 병치레에 지치고 언제 닥쳐올지 모를 불안감에 늘 긴장하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능은 정상이예요. 외적 장애는 전혀 없어요. 피부가 조금 검은 것을 제외하고는요. 황달이 소실돼도 피부는 약간 검은색을 띄게 돼요.”

수민이는 간이식 없이 건강하게 잘 클 것으로 어머니는 믿고 있다. 만에 하나 간이식을 해야 한다면 문제는 복잡해 진다. 가족 중에 이식에 필요한 조직 적합자가 있어야 하고 여의치 않으면 공여를 받아야 하는데 뇌사자 등록 후 1년이 지나도 공여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어머니는 수민이를 잘 관리하고 있다. 발병 했을 당시의 고통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아서다.

“ 하얀변을 보고 눈이 노래졌어요. 허겁지겁 서울대병원의 아는 수간호사에게 보이니 대번 담도폐쇄증을 의심했어요. 미즈메디 병원에서 피검사를 하더니 90%가 담도폐쇄증이니 더 큰 병원에 가라고 재촉했죠. 서울대병원에서 확진받고 수술 하려 했으나 마침 2001년 당시 병원은 총파업이서 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했지요.”

어머니는 당시를 바로 어제일 처럼 회상하면서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하지만 모든 어머니가 그러하듯 방씨 역시 ‘위대한 어머니의 이름으로’ 위기를 잘 극복해 내고 있다.

*담도폐쇄증 ( Biliary Atresia)은 신생아에 발병한다. 대개 60일 전에 확진되며 1만 5천명당 한명꼴로 나타나는 매우 드문 희귀질환이다.

1959년 일본인 카사이(kasai)에 의해 처음 수술이 성공됐다. 흰색 또는 회색의 무담즙변을 보며 간과 비장이 만져지고 복수가 차는 등의 이상 증세를 보인다. 한국에는 500명에서 1천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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