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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에 철학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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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에 철학은 있는가
  • 의약뉴스 박현봉 기자
  • 승인 2006.06.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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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이면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의 임기가 끝난다.

 건보공단과 복지부는 아직 운영규정을 정리하고 있지 않다. 현 이성재 이사장의 임기 중에는 운영규정이 승인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이다.

현 이성재 이사장은 좋은 쪽이든지 나쁜 쪽이든 독자적인 주장이 강했다. 그래서 복지부에서 껄끄럽게 보는 면이 없지 않았다. 공단 내부에서도 그런 시각이 있었다.

차기 이사장을 복지부에 협조적인 인사로 임명하려고 파행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차기 기관장은 ‘건강보험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보장성 확대에 대한 확신과 강한 실천의지,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소신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은 의료수요가 발생했을 때 이에 대비하는 의료보험의 성격과 부의 재분배 효과를 노리는 사회보험의 성격이 있다. 높은 소득을 가진 사람이 보다 많이 부담하면서 부담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보다 적게 부담하게 하는 사회장치다.

건강보험에 대한 철학은 여기서 나타난다. 단순히 국가가 국민들의 질병예방과 치료를 위해 지원한다는 것이라면 세금을 보다 많이 거두어 건강보험을 운영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건강보험은 사회구성원들이 재원을 나눠 사회를 지탱하고자하는 보험이다. 그래서 가입자들의 목소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가 종종 있다.

문제는 현재의 건강보험이 그런 부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보장성 강화의 실현은 재원이 보장돼야 한다. 추가 재정 수요를 세금으로 모두 충당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사회보험인 만큼 사회구성원의 분담을 높여야 건강보험은 완성된다.

유권자의 눈치를 보는 정치인들이 아니라 건강보험을 책임있게 운영해야할 기관장이라면 국고지원과 함께 보험료 인상도 제대로 거론하고 해결해야한다.

다만 밀어붙이기식의 추진이 아니라 부의 재분배가 사회를 어떻게 건강하게 하는지, 부담하고 감수할 필요가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철학’을 가진다면 ‘건강보험의 철학’은 완성 된다고 본다.

건강보험에 대한 요구가 높은 만큼 책임분담도 높이고, 자신이 낸 만큼 혜택이 돌아오기를 바라기보다 나눈다는 인식이 확대돼야한다. 이제는 ‘사회보험의 철학’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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