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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부작용 설명 의무 위반에 5억대 배상 판결, 의료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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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부작용 설명 의무 위반에 5억대 배상 판결, 의료계 반발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11.01 0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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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필수의료 기피현상 가속화" 경고...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모임도 규탄
▲ 독감 치료제의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병원에 억대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판결에 대해 필수의료 기피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 독감 치료제의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병원에 억대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판결에 대해 필수의료 기피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의약뉴스] 독감 치료제의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병원에 5억 7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오자 의료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판결로 필수의료 기피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란 주장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2월경 독감으로 17세 환자 A씨가 응급실을 방문했다.

의료진은 페라미비르 성분의 독감 치료 주사제인 페라미플루를 투여했다.

집으로 돌아간 A씨는 그날 밤 7층 창문 아래로 뛰어내려 척추 손상 등으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A씨 가족은 의료진이 페라미플루의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았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최근 병원 측에 5억 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병원 측은 항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31일 입장문을 통해 법원의 판결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의협은 “학계 보고 등에 따르면 해당 환자의 신경이상증세가 독감 증상인지 독감 치료 주사제 부작용인지도 불명확하고 기존 법리에 비춰 볼 때도 설명 의무 범위에 해당하지 않거나 해당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이 투여 약제 설명서에 기재된 주요 부작용을 모두 설명하라는 취지라면 이는 실무상 불가능한 요구”라며 “의사가 최선을 다해 진료한다 하더라도 사망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피하지 못할 수 있는 것이 의료행위의 본질적 한계”라고 강조했다.

또 “모든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 예상되는 결과를 완벽하게 예측하고, 그 이면에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하나도 빠짐없이 파악하고 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진료 과정에서 고의가 아닌 오진이나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등에 엄격한 형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의료행위의 본질과 특수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의료현실을 무시한 채 법의 잣대만을 들이대는 판결이 반복된다면 의료진의 소신진료 위축과 필수의료 기피현상을 가속화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법원은 의료법에 근거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약물 부작용에 의한 환자 피해구제를 위해서라도 ‘의료분쟁특례법’을 제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모임(대표 임현택) 역시 성명을 발표, 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항바이러스 주사제와 환각이나 이상행동의 부작용 사이엔 의학적으로 명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져 있지 않다”며 “법원이 인과관계도 확실치 않은 사건에 대해 단순히 약의 설명지에 해당 내용이 써있다는 이유로 거액의 배상을 판결한 것은 증거 중심주의 원칙을 그 근본부터 허무는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데 비해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배상액을 판결한 것도 문제”라며 “해당 치료를 하고 일선 병의원이 얻는 이익에 반해 법원이 터무니 없는 거액을 배상하라고 판결함으로써 앞으로 의사들은 환자 치료에 또 하나의 큰 걸림돌을 얻게 됐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인과관계도 확실치 않은 사건에 대한 부실한 판결이 과연 국민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판결인지 아닌지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필수의료를 행하다가 피치 못하게 안 좋은 결과를 당하는 국민들이 충분히 만족할 만한 배상을 ‘국가’가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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