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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세포암 1차 치료제, 티쎈트릭+아바스틴이 최강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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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세포암 1차 치료제, 티쎈트릭+아바스틴이 최강 조합”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2.05.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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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 적용...국내 진료지침에 ‘최선호 옵션’ 등재 예고

[의약뉴스]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이상 로슈) 조합이 간세포암 1차 치료제 시장을 평정하리란 전망이 나왔다.

이미 해외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권고하는 옵션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국내 진료지침에서도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옵션으로 등재되리란 평가다.

그러나 간세포암 1차 치료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조합의 급여 진입으로 2차 치료에 대한 급여기준 부재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는 1차 치료 옵션은 늘고 있는데, 1차 치료에 재발 또는 불응시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옵션은 제한적인 상황이 방치되고 있는 것.

특히 간세포암 치료제 중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 에자이)는 소규모 연구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1차 치료 이후 가장 유력한 2차 치료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지만, 허가사항은 1차 치료로 제한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설 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이처럼 간세포암 1, 2차 치료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로슈(대표 닉 호리치)는 11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간세포암 1차 치료 급여 확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 한국로슈는 11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간세포암 1차 치료 급여 확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 한국로슈는 11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간세포암 1차 치료 급여 확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티쎈트릭+아바스틴, 13년 만에 넥사바 넘어선 ‘현존 최강’ 조합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부터 전이성 간세포암 환자 중 stage III 이상, Child-Pugh class A, ECOG 수행능력 평가(PS: Performance status) 0-1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환자의 치료에 있어 티쎈트릭+베바시주맙(오리지널 제품명 아바스틴) 병용요법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은 전세계 17개국 111개 기관에서 총 501명의 환자가 참여한 임상 3상 IMbrave150 연구를 근거로 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은 10년 이상 간세포암 1차 치료제 시장을 홀로 지켰던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를 넘어섰다.

구체적으로 티쎈트릭+아바스틴 조합은 소라페닙 단독요법과 비교해 사망의 위험을 42%(HR 0.58, 95% CI, 0.42-0.79, p<0.001),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1% 감소시켰다(HR 0.59, 95% CI, 0.47-0.76, p<0.001).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에 알려진 각 약물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벗어나지 않았으며, 대조군 대비 삶의 질, 신체 기능, 역할 기능이 저하되기까지의 기간을 지연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2021 ASCO에서 발표된 IMbrave150 업데이트 연구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치료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대조군 대비 34% 긴 19.2개월로 나타났으며, 객관적반응률은 29.8%, 완전관해율은 7.7%로 대조군의 11.3%, 0.6% 대비 개선된 수치를 확인했다(RECIST v1.1 기준).

이를 근거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티쎈트릭+아바스틴 조합을 선호요법(preferred option)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에서는 표준요법(Standard of Care)으로 권고했다.

티쎈트릭+아바스틴의 효과와 안전성은 국내에서 진행된 실제 임상현장 보고(Real-World Data, RWD)에서도 일관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2021년) 6월 진행됐던 간 연관학회 통합 학술대회(The Liver Week 2021)에서 연세대의대, 차의과대, 울산의대 공동연구팀이 86명의 환자를 후향적으로 분석해 발표한 RWD에 따르면,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반응률과 질병조절률, 전체생존율 등 주요 지표들이 IMbrave150에서 확인된 수치와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이 연구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조합의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중앙값은 9.6개월로 IMbrave150의 6.8개월보다 더 길었다.

이어 지난해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ESMO 2021)에서는 대한항암요법연구회가 국내 11개 암 센터에서 진행한 121명(전체 138명 중 Child-pugh B/C 및 BCLC D 환자 제외)의 RWD를 공개했는데, 무진행 생존기간을 포함해 주요 지표들이 IMbrave150과 유사하게 집계됐다.

IMbrave150 임상 및 국내 RWD 연구에 참여했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는 “그동안 면역관문억제제가 간세포암에서 임상 2상까지 좋은 효과와 안전성을 보여 기대가 컸지만, 3상에서 모두 실패했다”면서 “이후 표적치료제(TKI)나 면역관문억제제간의 조합 등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가운데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연구는 혈관신생억제제인 아바스틴이 면역을 억제, 면역관문억제제인 티쎈트릭의 효과를 부스터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이론적 배경이 됐다”면서 “그러나 티쎈트릭과 다른 신행혈관억제제인 카보잔티닙(제품명 카보메틱스, 입센) 병용요법은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결국에는 임상을 통해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면서 “현재까지 3상 임상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준 조합은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과 최근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임핀지+트레멜리무맙 조합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10여 년간 누구도 넘어서지 못했던 소라페닙과 비교해 우월성을 입증, 현재로서는 가장 강력한 옵션”이라고 역설했다.

나아가 “조만간 발표될 간암진료지침 개정판에서도 당연하게 티쎈트릭+아바스티 병용요법을 1차 요법으로 권고할 것”이라며 “아마 현재로서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약제라고 등재될 것”이라 자신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일본에서는 이미 간세포암 1차 치료에서 80% 이상의 환자가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아마 국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불가 환자 제외 최선호 옵션 기대
IMbrave150 임상 연구에도 한계는 있었다. 특히 이 연구의 모집단이 Child-pugh A 환자들로 비교적 간기능이 좋은 환자들이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가운데 지난 1월 진행된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 2022)에서는  Child-pugh B 환자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몇 건의 연구들이 발표됐는데, 결과는 엇갈렸다.

우리나라 연구진이 발표한 후향적 분석에서는 티쎈트릭+아바스틴 조합이 Child-pugh B 환자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며 오히려 심각한 이상반응을 빈도가 높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유럽 연구진은 비록 Child-pugh A 환자들에 비해 Child-pugh B 환자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조합의 치료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우수한 내약성과 유망한 결과를 보여주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면역관문억제제인 티쎈트릭으로 인해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고 있는 장기이식 환자나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아바스틴이 유발하는 출혈의 위험도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다만 아바스틴의 출혈 위험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내시경 검사를 통한 위험도 평가와 예방요법 등이 이미 잘 알려져 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평가다.

IMbrave150 임상과 국내 RWD에서도 티쎈트릭+아바스틴 투약 환자의 위장관 출혈이나 장천공 위험은 높지 않았다는 것이 임 교수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장기이식환자나 자가면역질환 환자, 출혈 위험이 큰 위정맥류ㆍ식도정맥류가 있는 환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티쎈트릭+아바스틴 조합을 가장 선호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쎈트릭+아바스틴, 렌비마, 넥사바 등 3가지로 늘어난 1차 치료 옵션에서 최적의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규명은 과제다.

일반적으로 티쎈트릭을 비롯한 항 PD-(L)1 면역관문억제제들은 PD-L1 발현율에 따라 치료 결과가 상당히 달라지는 경향을 보이지만, 간암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이 가운데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RWD의 다변량 분석(Multivariate Cox analysis)에서 ▲기저시점에 AFP가 400ng/ml 미만인 경우가 이상인 경우보다(HR=0.44, P=0.003), ▲첫 번째 평가시점보다 AFP가 50%이상 감소한 경우가 50% 미만 감소하건 증가한 경우보다(HR=0.29, P=0.048), ▲기저 시점의 호중구대 림프구 비율(Neutrophil-Lymphocyte Ratio, NLR)이 5 미만인 경우가 5 이상인 경우보다(HR=0.44, P=0.0018), ▲최적 반응(완전반응+부분반응)을 보인 경우 안전병변(Stable Disease, SD) 또는 질병 진행(Progressive Disease, PD)인 경우(HR=0.38, P-0.049)보다 무진행 생존기간이 더 좋은 독립 예측변수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복잡해진 후속 치료 셈법, RWD에 기대 
티쎈트릭+아바스틴 이후 치료 옵션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이미 허가를 받은 치료제들에게 대규모 임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 이에 세계 각국에서 소규모 연구자 주도 임상이나 RWD가 발표되고 있지만, 증거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임호영 교수는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는 티쎈트릭+아바스틴 이후 표적치료제(TKI) 사용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없다”면서 “(티쎈트릭+아바스틴 이후) 2차 치료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근거가 빈약하지만 이미 2차 치료로 허가를 받은 치료제나 1차-2차 순차치료 옵션인 넥사바(소라페닙)-스티바가(성분명 레고라페닙, 바이엘) 순차 요법도 가용한 선택지 중 하나라는 것이 임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1-2차 순차치료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넥사바-스티바가 조합도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이후에는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없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오히려 넥사바를 건너뛰고 곧바로 스티바가로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1월 ASCO GI 2022에서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치료 중 질병이 진행하더라도 이 조합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제를 변경하는 것보다 이득이라는 IMbrave150 추가관찰 연구 결과가 발표돼 셈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등장으로 셈범이 가장 복잡해진 것은 현재 1차에서만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는 렌비마다.

가뜩이나 렌비마 이후 후속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이 등장, 입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간세포암에서 렌비마의 허가사항이 1차 치료로 제한된다면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과 생존경쟁을 펼쳐야 하는데, 렌비마의 허가 임상은 넥사바 대비 비열등성을 평가한 반면, 티쎈트릭+아바스틴은 우월성을 평가했던 터라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 가운데 2차 치료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일부 연구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이후 최선의 선택지로 렌비마를 꼽고 있지만, 아직까지 증거 능력은 크지 않다는 것이 임 교수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렌비마 2차 치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현장의 목소리도 적지 않아 허가사항과는 별개로 조만간 발표될 간암진료지침 개정판에 렌비마가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후 가용한 옵션 중 하나로 포함될 가능성이 크지만, 권고수준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실제 국내에서 2차 치료제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허가사항이 변경되어야 하는데,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에 의존하는 국내 허가 관행에 비추면, 소규모 연구들로는 허가사항 변경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다만, 렌비마 역시 항PD-1 면역관문억제제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MSD)와의 병용요법으로 간세포암 1차 치료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향후 임상 연구 결과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임호영 교수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이후 근거가 부족한 후속치료 옵션에 대해 “다행히 신포괄수가제로 티쎈트릭과 아바스틴 병용요법을 많이 사용한 병원이 있어서 이 환자분들을 대상으로 2차 치료 약제에 대한 후향적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또한 소라페닙(넥사바) 제네릭도 나온 상황이라 급여를 확대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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