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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예약과 접종 사이 간극, 의료기관만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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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예약과 접종 사이 간극, 의료기관만 이중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8.0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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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접종예약은 폭주...의료기관엔 수급 문제로 민원 봇물
▲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 인터넷으로 받는 접종 예약과 실제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예방접종 사이에 간극으로 인해 의료기관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 인터넷으로 받는 접종 예약과 실제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예방접종 사이에 간극으로 인해 의료기관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 인터넷으로 받는 접종 예약과 실제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예방접종 사이에 간극으로 인해 의료기관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백신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예약된 접종이 어려워지고, 이에 대한 민원이 몰려 의료기관은 2중고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단장: 정은경 청장)은 민ㆍ관 협력을 통해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을 대폭 개선, 8월 접종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오는 9일부터 시작되는 18세∼49세 연령층 대상 사전예약의 예약방법(절차)도 개선, 생년월일에 따른 10부제를 도입해 예약 대상자를 1일 최대 190만 명 이하로 분산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40대 이하 내ㆍ외국인(18~49세, 약 1621만 명)에 대해서는 주민등록상 생년월일 끝자리를 기준으로 예약 일자를 정하되, 사전예약의 공정성을 위해 예약일자 및 의료기관별 예약 가능한 물량을 균등하게 배분한다.

날짜별로는 8월 9일부터 18일까지 해당 날짜 끝자리와 생년월일 끝자리가 일치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매일 20시에 예약을 시작해, 다음 날 18시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백신접종 예약 시스템의 손질이 아닌, 백신 수급이라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백신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약을 받아봤자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

백신 접종 위탁을 하고 있는 모 의료기관의 원장은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에 대해 “백신 물량이 없고, 줘도 찔끔찔끔 주니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며 “받은 만큼만 예약된 환자에게 오접종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9월까지 36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친다는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고, 목표를 앞당겨 추석 연휴 전까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고 발언하니 의료기관 입장에선 한숨이 나오고 있다.

1차 접종자에 대한 2차 접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는 9일부터 18세∼49세 연령층 대상 사전예약이 시작되면 예약이 물 밀 듯이 들어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백신 수급이라도 제대로 이뤄졌으면 걱정이 덜하겠지만 수급도 원활하지 않아, 이런 상황에서 발생하는 모든 민원을 의료기관이 감당하는 것에 걱정이 앞서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백신을 다음주 쓸 것도 몇 개 주지 않고, 예약자를 계속 받으면 환자들에게 백신이 없어 접종이 어렵다는 연락은 누가 하라는 건가? 보건소는 나 몰라라 하고 있고, 결국 의료기관이 알아서 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백신 접종 예약을 한 환자가 백신이 없어서 접종을 못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이해한다’하는 말을 몇 명이나 할까”라고 밝혔다.

경기도 모 중소병원장은 “코로나19 백신 예약자가 300명이 넘는데, 30바이알 이상 줘야 하지만 현재 보건소에서 보내준 것은 20바이알이 안 된다”며 “이는 백신 수급 자체가 안 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모 의사회 임원은 “서울의 한 의료원은 오전에 도착해야 할 백신이 오지 않아 오전에 예약한 환자를 오후로 미뤄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대한 안내 전화도 병원에 떠넘기고 보건소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인데, 추석 전까지 백신 접종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말이 믿어지겠는가? 솔직히 말하면 문재인 정부의 공을 위해 의료기관을 갈아 넣는다는 느낌이다”고 질타했다.

이에 의료계 내에선 예전 잔여백신에 대한 의료기관의 자율권을 요구했듯이 백신 예약접종 자체를 의료기관에 위임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인터넷 강국임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백신 접종과 관련된 현장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의료기관에서 전화로 예약 접수를 받아서 백신 예약을 진행하는 편이 지금보다 나을 것”이라며 “백신을 접종하다 남는 백신이 있으면 의료기관이 예약을 받은 다음 순번 환자에게 넘기면 지금보다 백신 폐기량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모 의사회 임원도 “의료기관의 전화예약이 못 미더우면 뭐하러 민간 의료기관에 위탁하는 건지 모르겠다. 보건소에 코로나 접종센터를 만들어서 접종 진행하면 되는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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