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0대 대한약사회장 선거를 앞두고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들이 연이어 현 집행부를 질타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약사사회의 숙원 과제인 한약사 문제와 코로나 상황 속에 급부상한 약 배달을 두고 현 집행부에 대한 책임론을 꺼내든 것.
2018년에 이어 다시 한번 대한약사회장 선거에 도전하는 최광훈 전 경기도약사회장은 27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현 집행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광훈 전 회장은 “약사사회를 위협하는 새로운 위협들은 거대자본과 IT 기술을 무기로 시시각각 옥죄어 오지만 대한약사회는 대안도 없이 각자도생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암울한 현실을 만든 근본 원인은 약사에 대한 비전과 안목이 부족한 사람들이 대한약사회를 이끌었기 때문”이라며 “약사의 업무를 고도화하는 데 실패한 주역들이 이끌어온 대한약사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역설했다.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종환 서울시약사회 의장도 집행부를 질책하고 나섰다.
김 의장은 최근 SNS를 통해 성분명 처방 관련 대한약사회의 답변을 공개하며 현 집행부의 대응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대체조제 관련 대한약사회의 답변은 남 이야기하는 듯하다”며 “책임지는 모습이 없이 구체적인 실천방안도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런 모습은 실망"이라며 "대한약사회의 존재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힐난했다.
자체 후보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약사단체들도 현 집행부에 대한 공세에 동참, 반(反)집행부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대한약사회장 선거에 도전하는 후보들이 하나같이 현 집행부에 대한 비판 여론을 조성하고 있는 것은 선거운동이 어려워진 현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인해 선거 활동에 제약이 커진 가운데, 지난 5월 진행된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대한약사회 선거관리 규정도 개정하지 못해 SNS 사용금지 등의 조항이 유지되면서 메시지 전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이 가운데 코로나 확산세로 인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외부 노출 기회가 적은 후보들은 더욱 강하고 선명한 메시지를 선점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후보들이 김대업 회장의 현직 프리미엄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약사 현안에 대한 현 집행부 책임론을 경쟁적으로 끌어 올리면서 대안 제시보다 심판론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편, 현 집행부는 책임론에 맞서 국민권익위 조정안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만드는데 더욱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