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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약 허가 앞둔 식약처, 외부 의견으로 방패 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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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약 허가 앞둔 식약처, 외부 의견으로 방패 삼나
  •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 승인 2021.07.1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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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약심 등 외부 자문절차 수행 가능성 제기...독립성 논란 우려도
▲ 식약처는 낙태약 미프지미소 허가를 앞두고 많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 식약처는 낙태약 미프지미소 허가를 앞두고 많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강립)가 현대약품이 허가 신청한 낙태약 ‘미프지미소’의 심사 과정에서 중앙약심 등의 외부 자문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현대약품은 식약처에 ‘미프지미소’를 전문의약품으로 정식 허가 신청했다.

이에 앞서 식약처는 지난 2월부터 현대약품과 안전성ㆍ유효성 관련 사전심사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식약처는 자연유산유도 약물이 현재 국내에 허가받지 않은 새로운 성분을 기반으로 한 약물이기 때문에 신약 허가 기준으로 심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식약처가 사전검토까지 진행한 이유는 제약사의 정식 허가신청 이후 업무일 기준 120일 이내에 허가 여부를 통보해야 하는 원칙에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프지미소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목적의 신약이 아닌 정치적ㆍ윤리적 가치관이 충돌하는 약물이기 때문에 식약처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

정치권에서도 낙태약의 허가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식약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정부가 여성이 안전하지 못한 약물에 의존하며 건강을 해치는 일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미프진 도입을 위한 법 개정과 의약품 허가심사 절차를 병행해 임신중단을 결정하는 여성의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식약처 내부적으로 관련 약물에 대한 허가 문의나 신청이 들어올 것에 대한 준비는 다 해뒀다”고 답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아직 사전검토의 결과 발표 일정조차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진행한 사전검토 결과를 7월까지 발표해야 한다”며 “하지만 허가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어 7월 이내에 발표할 수 있을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허가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수용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관계자는 “허가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등의 외부 자문절차를 밟을 수 있다”며 “아직 확실한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설명을 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나 식약처가 미프진 허가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 자문에 나선다면, 독립적인 허가 기관을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외부 의견에 의지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최근 미국 FDA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의 승인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외부의 의견과는 상반된 결정을 내렸다. 전문가 자문의 의존도를 높여가는 식약처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미국 FDA 외부 전문가 자문위원회는 아두카누맙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 승인을 권고하지 않았지만 FDA는 권고와 반대로 아두카누맙의 승인을 결정한 것.

이에 대해 많은 비판이 이어졌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FDA가 첫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신속히 내놓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미프진 허가를 두고 식약처가 정치권의 압박과 시민단체, 종교계의 비판을 회피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자문에 결정을 맡긴다면 기관의 독립성에 의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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