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3-29 18:51 (금)
코로나19 시대 의학교육의 키워드 ‘중단ㆍ시작ㆍ계속ㆍ변화’
상태바
코로나19 시대 의학교육의 키워드 ‘중단ㆍ시작ㆍ계속ㆍ변화’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2.19 0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학한림원, 뉴노멀시대 의학교육 포럼...온라인 교육, 상호작용ㆍ실습 부족 등 문제 꼽아

1년 이상 계속된 코로나19로 인해 온 사회가 큰 변화를 맞이한 가운데, 의학교육 역시 변화의 소용돌이레 휩쓸리게 됐다. 기존의 대면 및 실습 위주로 진행됐던 의학교육의 변화에 대해 ‘중단’, ‘시작’, ‘계속’, ‘변화’라는 프레임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지난 18일 ‘뉴노멀시대 의학교육의 미래’란 주제로 의학교육위원회 포럼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서울의대 의학교육학교실 신좌섭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학교육의 변화’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 서울의대 의학교육학교실 신좌섭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학교육의 변화’란 주제로 발표했다.
▲ 서울의대 의학교육학교실 신좌섭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학교육의 변화’란 주제로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의학교육은 변화를 맞이했는데, 새로 부각된 교육주제는 ▲감염성 질환 교육의 중요성 ▲글로벌 보건안보 교육의 시급성 ▲의학과 의료의 본질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 ▲헬스시스템의 변화과제 등이다.

신좌섭 교수는 “교육의 접근 방면 측면에서는 임상실습교육의 변화가 당면 과제로 부각됐다. 감염의 우려 때문에 환자접촉 제한ㆍ금지되고, 지도의사 부재 등의 문제가 있어 의사 양성에 있어 치명적인 일들이 벌어졌다”며 “판데믹에서도 지속가능한 임상실습은 어떤 형태로 설계돼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각됐다. 온라인 교육ㆍ평가의 급격한 확대 및 일상화는 코로나 이후 의학교육의 변화에 심각한 고민을 안겨줬다”고 전했다.

신 교수는 “이 같은 전환점에서 변화의 전략적 과제로 이미 알고 있던 문제, 새로이 부각된 치명적인 약점 등을 과감히 중단, 폐기하는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것과 관성에 빠져 돌아보지 않던,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적극 받아들이는 혁신적 선택을 해야 한다”며 “장점이 명확한 기존의 접근에 대한 보수적 선택을 해야 하고, 대안이 없고 개선이 가능한 접근 방법에 대해선 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듯 감염병 관리역량이 확대돼야 한다. 인구의 고령화, 만성질환의 증가에 따라 감염병 교육이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글로벌 보건안보 교육도 시급한데, 모두 중요하다고 하지만 거의 다뤄지지 않은 교육 내용이다. 새로운 전염병, 여행과 교육, 약물 내성 병원체의 출현 등 다뤄야 할 내용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Health Systems Science의 Quadruple Aim 중에 하나로 강조받고 있는 Care Team Wellbeing 역시 이번에 중요성이 뚜렷하게 부각됐다”며 “의료진의 번아웃 때문에 오죽하면 K방역을 에밀레종에 비유하는 농담이 나왔을까? 앞으로 의사들은 헬스시스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통합적 역량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문사회 의학교육이 2000년 의약분업 사태로 촉발됐다고 한다면 2020년 공공의대 설립정책과 코로나19 사태는 헬스시스템이라는 변화 어젠다로 귀결될 것이라는 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신 교수는 온라인 교육에 대해 “▲Anywhere, anytime ▲학습자 주도 ▲반복적 학습 ▲질의응답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사용자의 테크놀로지 구현 역량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부족 ▲현존감의 부족 등의 한계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교육의 변화과제로는 “온라인으로 대체할 모듈의 선별하면서, 효과적인 온라인 교육의 원칙을 구현해야 한다”며 “교수-학생 관계의 재정렬과 이에 따른 제도 및 시스템적 지원이 필요하다. 온라인 전환에 따른 업무부담의 증가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단, 시작, 계속, 변화라는 프레임을 강조하고자 한다”며 “코로나19는 중대한 시련이지만 변화 기회이기도 한다. 무엇을 중단하고, 새로 시작하면서, 계속 해야 할 것인지, 변화시켜야 할 것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통해 의학교육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의는 ‘COVID-19으로 촉발된 교수-학습변화의 장점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 ‘COVID-19으로 촉발된 교수-학습변화의 장점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의에서는 지난 1년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설문조사 내용이 발표됐다.
▲ ‘COVID-19으로 촉발된 교수-학습변화의 장점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의에서는 지난 1년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설문조사 내용이 발표됐다.

고신의대 김우미 교수는 “지난 1년간 고신의대 온라인 수업에 대한 자체평가를 진행한 결과, 학생들은 ▲집중력 저하 ▲상호작용 어려움 ▲평가 공정성 문제 등을 지적했고, 교수들은 ▲온라인 수업에 대한 부담 ▲학생반응 확인이 어렵다는 문제를 호소했다”며 “2017~2019학년도 성적 평균과 2020학년도 성적 평균을 비교했을 때 전체 과목 58.2%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대면 수업 후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과목 중 43.8%에서 학업성취도(성적)가 하락했고, 기초의학 과정보다 임상의학 과정에서 성적 하락이 두드러졌다는 것.

김 교수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일부 대면 수업과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결합한 블렌디드 수업을 확대하고, 학업 역량 강화를 위한 비대면 수업의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며 “일부 과목을 중심으로 플립러닝, Team-Based Learning 등 활용했고, 학생과 교수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접근성 좋은 플랫폼을 소개하고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결론적으로 지난 1년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교수들이 노력해왔던 수업의 방향성은 교수자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가고 있었다”며 “학습자 맞춤 교육, 자기주도형 학습 역량을 개발하는 교육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지만 지난해 팬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수업에 녹아나지 않고 있고,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에 대해 모든 교수가 필요성을 인지했고, 노력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울산의대 이윤선 교수는 “울산의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 반응을 조사했는데 2020년 교육과정 완수가 힘들었는가에 47%의 학생이 ‘그렇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수업에 대해 학생들은 ▲반복 학습이 가능 ▲원하는 시간에 학습 ▲예습이 가능 ▲녹화 강의는 강의완성도가 높다 등을 장점으로, ▲질문과 답변을 공유할 수 없다 ▲실시간 강의는 산만하고 집중이 안 된다 ▲실습이 부족하다 ▲교실 내 귀동냥이 없어졌다 등을 단점으로 꼽았다.

이 교수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포스트 코로나의 사회적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학교 교육에 공공의료라든지, 의료진으로 가져야 하는 사회적 책임감, 감염병 관리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려고 한다”며 “수업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플립드러닝이 교과과정 전반으로 확대하고, 강의는 온라인 학습으로 전환하면서, 동영상 강의와 실시간 Q&A 병합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그동안 모든 의학지식 전달이 대면을 통해 진행됐었는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많은 부분이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될 것”이라며 “그렇다고 대면교육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은 아닐 것. 대면 교육은 교수-학생 관계, 학생-학생 관계에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