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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난 VS 구직난, 의사회-학회 다른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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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난 VS 구직난, 의사회-학회 다른 진단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10.1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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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학술대회...“의사들 통렬히 반성해야”
 

대학병원에 흉부외과 의사 숫자가 부족한 것에 대해 학회와 의사회가 각기 다른 진단을 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학회에서는 대학병원에 흉부외과 의사가 부족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지만 의사회에선 대학병원에서 흉부외과 의사를 채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회장 김승진)는 지난 13일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250여명이 참석, 성황리에 진행됐다.

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은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된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사태와 문재인 케어, 그리고 대학병원에 흉부외과 의사가 부족한 이유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먼저 김승진 회장은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대해 “문 케어에 하지정맥류가 포함된다면 1년에 18명 정도 되는 흉부외과 전공의들이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며 “보건복지부는 흉부외과를 살리고 싶으면 하지정맥류를 문 케어에 포함하는 문제에 대해 흉부외과와 신중히 논의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승진 회장.

김 회장은 “한방 추나요법이 급여화를 시작해 1000억원 이상 재정이 소요된 걸로 알고 있다”며 “한방 추나요법이 필요한 치료겠지만 필수의료에 해당하지 않는다. 최근 북한에서 내려온 모자가 아사한 사건이 있었는데, 사람이 굶어죽어가는데 예산이 이런 곳에 낭비해선 안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문 케어를 반성하고 시정해야한다. 필수 의료에 대한 문 케어는 당연히 찬성하지만 쓸데없는 한방 도수치료에 왜 돈을 낭비하는지 모르겠다”며 “만약 문 케어가 이런 식으로 의사와 협의 없이 강행한다면 이후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정부가 져야할 것”이러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조국 사태와 관련 부산 의과대학 의전원의 행동에 대해 기득권중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의사들도 자정해야한다. 병원이 안된다고 해서 수술하지 않아야할 수술이나 기준에 맞지 않는 수술을 하는 것을 반성해야한다. 우리나라는 뼈를 깎는 반성없이 발전할 수 없다”며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변할 수 없다. 의사들이 피해자 코스프레 하고 있는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전했다.

조국 장관에 대해선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은 존경할 수 없다. 평소엔 도덕군자인 것처럼 말해놓고, 하는 행동이 다르다”며 “같은 지식인으로서 부끄럽다. 이번에 우리 의사를 비롯해서 지식인들이 통렬히 반성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김 회장은 현재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박홍준)에서 진행하고 있는 전문가평가제에 대해서도 “통렬히 반성해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서울시의사회에서 전문가평가제를 하는데 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회원 하나가 과대광고를 해서 전문가평가제에 신고됐다”며 “해당 해원은 하지정맥류만 10년 이상 진료했다고 광고했는데 이는 명백히 거짓말이다. 어떻게 하지정맥류만 진료를 보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문자평가제에선 해당 회원의 편을 들어주면서 광고가 옳다고 했다”며 “나중에 복지부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만’자를 쓴 건 잘못됐다고 하면서 이를 빼게 했다. 전문가평가제도 통렬히 반성해야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부에서도 전문가평가제가 올바르게 평가한 적이 없다고 했다. 전문가평가제에 대해 반성하고 개선해야한다”며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이다. 우리 스스로 철저히 분석하고 평가하지 않는 이상 국민들은 누구도 우리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구인난, 의사회는 구직난...다른 진단 이유는?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대한흉부외과학회 오태윤 이사장은 대학병원 흉부외과 스텝들에게 너무 과도한 업무가 부여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인난에 처한 흉부외과를 살리기 위해선 전문의 등의 업무 강도를 파악, ‘전문의특별법’ 등의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오태윤 이사장.

오 이사장은 “지난해 전공의들이 33명이 들어와서 중도탈락자 빼고 31명이 1년차로 들어왔다. 이전에는 20명대였는데, 의대 졸업생이 3000명이 넘는 상황에서 20명이 지원한 건 전체 1%도 안 된다는 것”이라며 “장기간 전공의 지원이 적다가 이번에 많아져서 조금 더 좋아질 거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 다만 지원자가 별로 없었던 시기가 길었기 때문에 전공의들이 전국 수요를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서울의 대형병원들을 제외하곤 흉부외과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의 등 대학병원 스텝들의 업무 로딩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전공의들은 전공의특별법으로 근무시간이나 연속근무, 당직이 법적으로 보호받지만 펠로우나 교수들의 업무 로딩은 엄청나지만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당직을 섰으면 다은날 진료를 빼주거나 해야하는데 이런 보호장치가 없다. 이는 환자의 안전 문제로도 직결될 것”이라며 “이에 학회는 전문의 업무 강도가 심각한지, 이 것이 환자 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공의특별법이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전문의특별법 등을 통해 환자 안전을 담보해야할 수단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게 오 이사장의 설명이다.

흉부외과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학회의 주장에 대해 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은 반론을 제기했다. 대학병원에서 일하고 싶은 의사가 많지만 대학병원에서 이들을 뽑지 않는 ‘구직난’을 지적한 것.

김 회장은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구인광고를 내면 요양병원에 가 있는 흉부외과 의사들이 많다”며 “왜 거기에 있느냐고 하면 갈 곳이 없다는 대답을 듣는다. 오태윤 이사장이 학회에서 느끼는 것과 실제 후배들이 느끼는 것이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 대학병원에서 한 의사가 펠로우만 3년을 했는데 결국 자리가 나지 않아서 개업을 한 사례도 있다. 실제 현장에서 보는 건 자리가 없다”며 “나만 해도 대학병원에 교수자리가 있다면 들어가서 원래 배운 수술을 하고 싶다. 3개월 정도 교육을 받고 들어갈 수 있다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오태윤 이사장은 “학회도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선 함께 논의하고 방법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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