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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역사 독일의 사례로 본 의료감정과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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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역사 독일의 사례로 본 의료감정과 조정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9.24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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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김기영 교수..."객관성과 공정성, 타산지석 삼아야"

최근 의료계에 의료감정과 함께 의료소송을 방지하기 위한 조정이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 1975년 이후, 50여년간 발전해온 독일의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의료감정과 조정제도를 정비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의협에서 의료감정원 설립을 공식화한 만큼,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독일 의사협회의 노력을 면밀히 살펴봐야한다는 지적이다.

고려대학교 좋은의사연구소 김기영 교수는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에서 발간한 의료정책포럼에 ‘독일의 의료감정원 제도’란 기고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지난 1975년 설립된 독일 의사협회의 감정위원회와 조정기관은 의협에서 최근 현판식을 진행한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 설립을 위해 견학단을 꾸려, 방문할 정도로 오랜 역사와 실적을 갖고 있는 곳이다.

각 주마다 자체 규정 및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는 감정위원회와 조정위원회는 9개로, 공법상 영조물인 독일의사협회의 기관이지만 조직적으로는 분리돼 있으며 법적 성질은 민법상 조합이다.

위원들은 명예직으로 활동하며, 모든 기관들은 의사뿐만 아니라 법률가도 구성돼 있는데, 위원장은 대부분 판사직을 할 수 있는 법률가가 담당하지만, 의사가 담당할 때도 있다.

▲ 독일 감정위원회 절차.

위원회의 위원들의 수는 2명 내지 5명으로 다양하고, 추가로 의사들을 위촉할 수 있다. 특히 Rheinland-Pfalz 주 의사회에 있는 분쟁조정위원회에 대해 2002년부터 2명의 환자 대표들도 참여하고 있다.

김기영 교수는 “감정위원회의 절차는 ▲신청 ▲사안검토 및 조사 ▲결정조서 및 최종결정 ▲당사자 통지 순으로 되어 있는데, 평균적인 처리 기간은 1년이 넘어간다”며 “이중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절차규정들에서 이의제기와 절차의 하자에 대한 수정가능성이 있는 2단계의 절차를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1차 감정의견에 한 이의제기는 약 20%이며 최종감정에서 결과가 바뀌는 경우가 약 6.8% 정도”라고 밝혔다.

독일 감정위원회와 조정기관에 대한 신청건수는 의료과실통계에 대한 집계를 시작한 2007년 1만 432건에서, 2017년 1만 1000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만, 2012년 1만 2232건수를 이후로 3년 동안 약간 감소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신청건수는 조정제도의 설립 이후 증가하고 있는데, 1981년 2258건수에서 2006년 1만280건이 신청돼 4,6배가 늘어났고, 2000년 이후 신청건수는 연간 1만건 내지 1만 1000건수로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김 교수는 “감정위원회 등의 조정절차는 법적 의미에서의 승소비율과 의학적 의미에서 과실비율을 구별할 수 있다”며 “법적 의미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한 인과관계가 있는 진료과실과 설명의무위반 만이 책임근거가 될 수 있다. 민사책임과 법적인 관점에서 승소비율은 2000년 이후 전문 감정과 관련해 평균적으로 24,6%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의료적 평가의 범위 중 장래의 과실회피의 관점에서 모든 의사의 설명의무위반과 진료과실을 고려하기도 하고 설명의무위반과 진료과실은 있으나 손해에 대한 인과관계가 없는 것도 고려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며 “모든 확정된 진료과실과 설명의무위반을 고려해 2000년 이후 전문적인 감정수와 관련, 평균적인 과실비율이 31.8%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김 교수는 의료감정원의 역할 중 ‘중립성’과 ‘객관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의료감정원의 설립은 의도한 결과의 측면에서 타당성이 존재하는지 여부와 기관이 절차의 공정성 보장을 고려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려 있다”며 “독일도 중립성과 객관성에 대해 의심을 받아왔는데 조정기관이 의사협회에 조직돼 있고 이를 통해 재정을 지원받기 때문에 객관성의 흠결에 대한 의심을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위원회들이 의사협회의 소속기관이 아니며 조직적으로 특수한 지위에 있고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개별 감정인의 객관성에 대한 의심은 기관의 객관성의 문제와 엄격하게 분리해야 하고 위원회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 비판의 중점은 의학적 전문가가 종종 잘못 이해한 동료의식으로 오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감정위원회와 조정위원회는 객관성 보장을 위해, 위원들의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성을 명시적으로 정관에서 규율하고 있고 명예직으로 활동하는 의사와 법률가들로 구성된 인적구성도 객관성을 보장한다”며 “감정인을 선택할 경우 중립성은 필수적으로, 신분은 공개되고 이에 따라 기피신청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기영 교수는 감정위원회에 대해 의사의 적극적 참여를 통한 의료과실의 낙인효과를 방지하고, 과실예방 측면에서 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김 교수는 “판결이 선고되면 의료과실은 문서화돼 ‘오명’으로 남게 되는데, 이전에 조정을 통해 의료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며 “독일 감정위원회는 초기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오명낙인’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의사들의 참여율이 높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1978년 317건이 접수됐고, 설립 10년 후인 1987년에는 633건이, 1994년에는 1111건으로 1000단위의 신청건수를 돌파했다. 이후로도 증가해 2004년 1777건, 2005년 1364건, 2006년 1403건에 이르게 됐다.

그는 “사건의 20%가 1건의 심사과정에서 다수의 의사들이 관련된 사건이기 때문에 외형적으로는 조정기관의 업무 부담이 적게 보일 수 있지만 2006년 996건 결정 중 148건에서 의사의 의료과실과 인과관계를 인정한 바 있다”며 “감정인은 다양한 분과별로 2008년 874명의 전문의사들이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발생한 의료과실에 대해 다른 의료진이 같은 과실을 반복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감정 및 조정결과가 모든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에게 과실예방에 이용될 수 있도록 감정 및 조정자료 수집, 발간, 교육지원 등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경우 감정위원회와 조정기관의 결과는 2006년부터 통계적 수집자료의 근거가 되는 MERS을 통해 독일 전역에서 수집되고 평가된다.

이 결과들은 안전사고방지를 위한 전략을 발전시키기 위해 의학교육, 재교육 및 질적 관리세미나에 제공된다.

그는 “우리나라 일부 의료기관에서 병원 내 의료사고에 대해 내부적인 평가로 과실을 예방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객관적인 자료로서 활용 가치는 떨어진다”며 “앞으로 의료감정기구의 감정 자료는 물론, 각 의료기관의 내부 평가자료가 공개되고, 국가나 의료중재원 차원에서 객관적으로 평가, 임상진료지침으로 작성된다면 같은 과실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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