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심혈관계 의약품 4개가 합쳐진 폴리필(polypill)이 심장질환 및 뇌졸중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란 테헤란 의료과학대학과 영국 버밍엄대학교의 국제 연구진은 이란에서 55세 이상의 참가자 6,841명을 대상으로 5년간 연구를 수행했다.
이 중 3,417명은 식단, 운동, 흡연 등 생활습관에 관한 일반적인 조언만 받았으며, 3,421명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병행하면서 매일 폴리필을 복용했다.
이 연구에서 시험된 폴리필은 아스피린, 아토르바스타틴(atorvastatin),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hydrochlorothiazide), 에날라프릴(enalapril)이 들어있는 고정용량 복합제였다.
5년 이후 심장발작 또는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 수는 폴리필을 복용한 그룹이 202명, 생활습관 조언만 받은 그룹이 301명으로 집계됐다.
폴리필은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을 34%가량 감소시켰는데,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사람에서는 이러한 위험을 약 40%,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에서는 위험을 약 20%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이 효과는 남성과 여성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
다른 심혈관계 의약품을 복용한 참가자들을 조정한 이후에는 폴리필의 전반적인 예방 효과가 34%에서 22%로 줄었지만 여전히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 그룹의 수축기 및 확장기 혈압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폴리필을 복용한 그룹이 유의하게 더 낮았다.
일부 사람들에서는 어지럼증, 근육통, 소화불량 등이 보고됐는데 이는 폴리필을 복용하거나 복용하지 않은 그룹 모두에서 흔하게 나타난 증상이었다.
연구진은 이 임상시험의 결과가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고정용량 복합제의 효과를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며 광범위한 폴리필 사용의 혜택이 부작용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 자료는 8월 24일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게재됐다.
여러 약물을 하나로 합치는 폴리필은 2001년에 처음 제안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다수의 소규모 단기 연구들에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이 관찰됐다.
폴리필이 심장질환 및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만큼 충분히 큰 규모의 연구는 이 연구가 최초라고 한다.
테헤란 의료과학대학의 레자 말락자데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폴리필이 개발도상국 내에서 심장병을 예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심장병 예방 측면에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버밍엄대학교의 KK 쳉 교수는 “폴리필 전략은 심혈관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서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버밍엄대학교의 닐 토마스 교수는 “지금까지는 폴리필이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사람에게 효과적일지 의문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이 접근법이 고위험군의 첫 번째 및 다음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