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따라 이리저리 휩쓸려 다녀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환자 편의를 위해 문을 여는 당번약국이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11일 서울 약사회 한 관계자는 “의약분업이 시행된 후 의원 휴일이 약국 휴일이다. 당번약국은 이제 무용지물이 됐다”고 푸념했다.
약국 휴일이 정해져도 의원이 문을 열면 어쩔 수 없이 열어야 한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또 동네약국은 매약을 팔기위해 휴일에도 문을 연다는 것.
각 구약사회 홈페이지에는 당번약국 게시판이 있지만 활용되지 않고 있다. 강서구나 구로구, 성동구, 종로구, 중랑구 등 5개 약사회만이 당번약국 게시판을 활용하고 나머지 구약은 아예 중단된 상태.
지방 약사회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홈페이지에 당번약국 게시판이 없는 곳이 있는가 하면, 게시판이 있어도 당번약국을 찾아 볼 수 없다. 약사회가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도 회원들이 무관심한 경우도 있다.
노원구는 당번약국 스티커를 약국에 배포했지만, 참여하는 회원이 적어 공문까지 보낸 상황. 하지만 회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동네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당번약국이 사라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문전약국은 처방전으로 살아가고 동네약국은 매약으로 살아가는데 당번약국이 무슨 소용이겠느냐”고 반문하며 “매출이 있으면 휴일에도 문을 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약사회 관계자는 “처방권이 병원에 있는 상황에서 당번약국의 활성화는 힘든 일”이라고 인정하고“하지만 약국은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경쟁을 줄이고 경영난에 어려움을 겪는 약국에 기회를 주기 위해서도 당번약국의 활성화는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의약뉴스 박진섭 기자(muzel@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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