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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바이러스 이용한 방광암 치료법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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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바이러스 이용한 방광암 치료법 발견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9.07.06 0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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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세포 사멸 효과 관찰...치료 혁신 가능성

감기바이러스를 이용해 방광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서리대학교와 로열 서리 카운티 병원의 연구진은 감기바이러스의 한 균주가 방광암 환자에서 암 세포를 표적으로 삼고 감염시켜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 자료는 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임상암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에 개재됐다.

연구진은 비근육 침습성 방광암(NMIBC)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암살상 바이러스이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감기바이러스 균주인 콕삭키바이러스(coxsackievirus, CVA21)에 대한 노출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했다.

비근육 침습성 방광암은 방광 내부 표면의 조직에서 발견되며 영국에서는 10번째로 흔한 암으로 매년 약 1만 명이 이 병을 진단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이 암에 대한 치료법은 문제가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보이는 모든 병변을 제거하는 침습적 수술인 경요도절제술의 경우 치료 후 2~5년의 기간 동안 종양 재발률이 50~70%로 높으며 종양 진행률도 10~20%로 집계된다.

다른 치료법으로는 BCG(Bacille Calmette-Guerin)를 이용한 면역요법이 있는데 이 방법으로 치료받는 환자 중 3분의 1은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하며, 3분의 1은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이번 연구에 참가한 15명의 환자들은 예정돼 있는 종양 제거 수술을 받기 일주일 전에 방광 카테터를 이용해 CVA21을 투여 받았다.

수술 후 조직 샘플을 조사한 결과 바이러스가 매우 선택적으로 암 세포만을 표적으로 삼으며 다른 세포는 손상시키지 않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 바이러스는 암 세포를 감염시키고 스스로 복제하면서 세포의 파열과 사멸을 유도했다. 다른 날에 환자들에서 채취한 소변 샘플에서는 바이러스 흘림이 확인됐는데 이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암 세포가 사멸된 이후 새로 복제된 바이러스가 장기에 남아있는 암 세포를 계속 공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개 방광에 있는 종양은 면역세포가 없기 때문에 환자의 면역체계가 암을 제거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VA21을 이용한 치료는 종양에 염증을 일으켜 면역세포가 암 환경으로 침투하도록 하면서 암 세포 사멸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세포가 없는 종양은 면역학적으로 냉소(cold area)라고 알려져 있는데 바이러스를 이용한 치료는 염증을 유발하고 면역세포를 자극하면서 면역학적인 열소(hot area)로 만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열소인 종양은 면역체계에 의해 제거될 가능성이 높다.

환자 대부분의 종양에서는 바이러스를 이용한 치료 이후 세포 사멸이 확인됐다. 환자 1명은 수술 중 암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중대한 부작용은 모든 환자들에서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책임자인 하데브 팬다 교수는 “비근육 침습성 방광암은 침습적이고 대개 긴 치료계획을 필요로 하는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라며 “현재 치료법은 효과적이지 않고 독성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제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콕삭키바이러스는 이 유형의 암에 대한 치료법을 혁신적으로 바꾸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모든 환자의 종양 부담을 감소시키고 암 세포 사멸을 증가시키며 환자 1명에서 치료 1주 만에 질병 흔적을 제거한 점은 잠재적인 효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리대학교의 니콜라 애넬스 박사는 “전통적으로 바이러스는 질병과 관련되어 있었는데 적절한 상황에서는 암 세포를 파괴하면서 전반적인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콕삭키바이러스 같은 암살상 바이러스는 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고, 화학요법 같은 확립된 치료법에서 멀어지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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