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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 의사 실형에 의료계 반발, 여론은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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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 의사 실형에 의료계 반발, 여론은 냉담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10.29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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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궐기 대회ㆍ파업 경고...내부에서도 우려 목소리
 

횡격막 탈장 사망 환아 사건에 대해 법원이 해당 의료진에 실형 및 법정구속을 선고하자, 의협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세 번째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뿐만 아니라 총파업까지 언급하고 있지만, 이런 의협의 행보에 대해 사회 각층은 물론, 의료계 내에서도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금고 1년 6개월, 의사 B씨와 C씨에게 각각 금고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한 바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환아 D군은 지난 2013년 5월 말부터 약 열흘간 복부통증으로 4차례에 걸쳐 경기도의 E병원을 찾은 뒤 같은 해 6월경 인근 다른 병원에서 횡격막탈장 및 혈흉이 원인인 저혈량 쇼크로 사망했다.

A씨 등은 D군의 복부 X-레이 촬영 사진에서 좌측하부폐야의 흉수(정상 이상으로 고인 액체)를 동반한 폐렴 증상이 관측됐음에도 이를 인식하지 못해 이상 증상의 원인 규명을 위한 추가 검사나 수술의 필요성에 대한 확인 없이 변비로 인한 통증으로 판단, D군이 4차례 방문하는 동안 변비 등에 대한 치료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X-레이 사진에 나타난 이상 증상은 애매한 수준이 아니라 명백한 편이었고 사진에 나타날 정도의 흉수라면 심각한 질병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므로 이상 증상을 인식했을 경우 적극적인 원인 규명과 추가 검사로 이어졌을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해당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의협은 지난 25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앞에서 최대집 회장과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삭발을 하는 항의시위를 진행했으며, 다음날인 26일에는 대법원을 방문, 해당 사건과 관련된 성명서를 대법원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27일에는 의료진 3인이 구속돼 있는 수원구치소 앞에서 철야 시위를 진행했는데, 최대집 회장을 비롯, 방상혁 상근부회장, 정성균 기획이사겸의무이사,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장, 이경원 응급의학회 교수 등이 동참했다. 또 최 회장은 다음날인 28일 아침에 청와대 앞에서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

여기에 의협은 지난 26일 긴급 시도의사회장단 회의를 열고, 다음달 11일 세 번째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으며, 정부에 ▲구속된 의료진 석방 ▲(가칭)의료사고특례법 제정 ▲진료거부권 인정 ▲왜곡된 의료현실 혁파 및 의료정상화 ▲의·정합의 전체 현안 일괄 타결 등 5가지 요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28일 청와대 앞 항의시위에서 최대집 회장은 정부에 요구한 5가지에 대해선 일체의 ‘데드라인’은 없고, 즉각 수용해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 회장은 “결의문에 5가지 요구사항을 담았고, 이에 대한 데드라인은 없다. 가급적 빨리 요구사항을 정부, 국회, 사법부는 받아들여야한다”며 “의료계는 다음달 11일에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이미 결정했다. 총궐기대회 이후, 총파업에 대해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에 대한 논의를 신속하게 전 직역을 망라해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데드라인은 특별한 의미가 없고, 정부는 가급적 빨리 5개 요구사항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정부, 국회, 사법부가 5개 요구사항을 받아들여서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면 총파업 여부는 신중하게 논의해, 재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총파업과 관련된 논의구조에 앞으로 대한의학회, 산하 전문학회, 유관학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개원의협의회, 필요하다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까지 참여시켜 신속하고 광범위한 논의구조 속에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개원의사만의 파업은 하지 않겠다. 교수, 개원의, 전공의, 봉직의 등 전 직역이 참여하는 전국의사 총 휴진의 방식으로 파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의협과 최대집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와는 달리, 사회 각층의 반응은 ‘냉담’ 그 자체이다. 의사의 오진으로 어린 생명이 목숨을 잃은 사안이기 때문에 사회 각층, 특히 국민 여론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관계자는 “청와대가 판결을 한 것도 아닌데 왜 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느냐”며 “정부 급여기준이나 수가에 대해 항의를 한다면 이해를 하겠지만 사법부 재판에 대한 청와대 시위는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가 재판 결과를 책임지라는 것이냐 아니면 재판에 개입하는 것이냐”며 “재판에 개입하라고 시위라는 것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번 건은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도 “폐렴을 앓고 있던 8살 아이를 변비로 오진해서 결국 숨지게 한 의사 3명이 법원의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됐는데, 의협 나쁜 결과만 놓고 구속하는 건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며 “최대집과 의협은 의사가 무소불위 권력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최대집 씨, 당신이 이발한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지만 유명을 달리한 어린이는 언제 돌아오나요”라고 뼈있는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모 시민은 “최대집 같은 자를 의협 회장으로 뽑은 의사들 수준을 보면 진짜 한심하다”며 “어쩌면 이번처럼 실력없는 자의 오진으로 인한 사망이 자신의 일이 될까봐 함께 하진 못해도 심정적으로 동의하고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도 “최대집이 의사협회장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대부분 의사들을 무시해도 될 것 같고 최소한, 우습게 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각층 뿐만 아니라 의료계 내에서도 이번 총궐기대회, 총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 중앙대의원은 “이 건으로 궐기대회를 진행하고 총파업을 하겠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법원 판결이 잘못됐다면 의학적 근거에 따라 판결의 부당함을 지적해야지 섣불리 집회를 하면 여론의 지탄을 받을 수 있다. 집행부가 상황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의료계 관계자도 “최대집 회장이라면 정치를 했다는 사람인데 현실감각이 없다.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며 “의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도 판결에 대한 것을 법으로 싸우는 게 진정한 보수라고 생각한다. 지금 최대집 회장의 발언이나 행보를 보면 법치주의나 3권 분립을 부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한민국은 3권 분립국가이고, 판결에 대한 건 행정부와 분리된 사법부의 영역인데, 이를 정부에 불만을 제기하고 호소하는 건 왕정국가에서나 일어날 일”이라며 “어떤 판결에 불만이 있어서 왕에게 달려가 격쟁하거나 신문고를 두드리는 것과 지금 최 회장이 하는 행보와 다를 게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사법부의 의료에 대한 몰이해를 말하고 있지만 지금 그는 국가 제도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행동들을 하고 있다”며 “의협의 위상뿐만 아니라 의협 내에서 자신의 위상도 밀리고 있으니 이번 사건을 통해 회원이 원하는 투쟁이라는 현실성 없는 명분도 만들고 있다. 이런 행동들은 의협이나 의료계에 좋게 작용할리 없고 큰 대가로 돌아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최대집 회장이 대한병원협회를 ‘의료기관, 병원경영자들의 단체’로 규정한 것에 대한 반발도 일어나고 있다.

최 회장은 28일 청와대 앞 시위에서 ‘병협에 총파업에 대한 협조를 구했느냐’는 질문에 “병협은 의료기관, 병원경영자들의 단체로, 전국의사 총파업은 의사들이 의료에서 손을 놓는 것. 병협과 이 문제에 대해서 굳이 논의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의협이 각 의사단체, 산하 의사단체를 중심으로 논의할 것이고, 의협의 결정에 의해서 총파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역대 어느 파업도 병협과 논의, 합의해서 이뤄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발언에 대해 한 병원계 관계자는 “매우 유감스러운 생각과 발언이다. 최대집 회장의 발언으로 의협이 의원급 의료기관의 대표단체라는 걸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병원을 운영하는 원장이자 병협의 회원으로서 최 회장의 발언은 의협 스스로 결별을 선언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의협 임원이나 대변인의 발언이 아니고 최대집 회장의 발언이기 때문에 최 회장이 있는 한, 이런 생각을 가진 의협과는 병협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일은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일어난 일이고, 최근에 의료계에서 일어난 중요한 이슈에 대해 병원급 의료기관 입장에선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며 “다만 병원급 의료기관이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건 여러 가지 정무적 판단에, 노력에 대한 결과들을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의협처럼 무대포로 일처리를 하면서 마치 최대집 회장처럼 자신만이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그런 행동을 하면서 상황을 바꾸는 게 중요한데 지금 의협과 최대집 회장은 무엇을 하는 것에만 매몰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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