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6 06:02 (금)
임기 5개월만의 임총 ‘안 좋은 선례’에 우려
상태바
임기 5개월만의 임총 ‘안 좋은 선례’에 우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9.19 12: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음달 3일 개최…비대위 무용론 등 비판 이어져

지난 5월 취임한 이후, 임기 5개월에 접어든 최대집 의협회장에게 한 차례 시련이 몰아닥쳤다. 그동안 최 회장의 회무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대의원들이 비대위 구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임총 개최를 요구한 것.

그러나 임기 반년도 안된 회장을 흔드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라는 회의감과 함께, 그동안 의협에 만들어진 비대위가 집행부와 갈등을 빚었던 선례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지난해 9월 열린 의협 임시대의원총회.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15일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운영위원회 소속 위원들뿐만 아니라, 방상혁 상근부회장 등 집행부 상임이사들도 참석했다.

최근 일부 대의원들이 대정부 협상력 강화와 투쟁력의 집중화를 위해 전권을 행사 할 비상대책위원회가 필요하다며 임시총회 소집 요구안을 발의했다.

해당 동의서는 지난 10일 의협 대의원회로 보내졌고,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이 11일 대의원회 사무처장과 함께, 임총 발의서의 적격 여부에 대한 확인을 끝냈으며, 대의원 재적 243명의 1/4 이상의 동의안이 하자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운영위원회에서는 임시대의원총회 개최 날짜를 두고 여러 의견을 조율했고, 다음달 3일 임총을 개최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임총에서 논의할 의안은 ▲문재인 케어(급진적 보장성 강화정책) 저지와 건강보험 수가 인상을 위한 대책을 추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건 ▲불합리한 의료정책 개선 대책(경향심사, 한방대책, 응급실 폭력 대처 등)의 건으로 결정됐다.

비대위 구성을 위한 임총이 개최된다는 소식에 의료계 내에선 이번 임총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비대위를 구성해 대정부투쟁에 나서야한다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지난 5월 임기를 시작한 최대집 회장의 임기가 반년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비대위를 구성한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는 입장도 있다.

임총 개최 소식을 들은 한 개원가 A원장은 “이번에 만약 비대위가 만들어진다면 정말로 활동력이 있고, 회원을 위한 희생의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로 구성해야 한다”며 “투쟁성만 앞세워 파업만을 고수해도 안되고 투쟁의 동력이 떨어져도 안 된다. 충분한 전략을 겸할 수 있는 인물이 비대위를 효과적으로 이끌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의료계 관계자는 “아직 최대집 회장의 임기가 1년도 안됐는데도 비대위를 구성하자며 임총을 연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최 회장과 집행부를 조금 더 믿고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 그러지 못하고 비대위 구성을 논의하는 임총을 연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좋지 못한 선례, 그리고 ‘비대위-집행부’ 갈등 반복?
지난 4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비대위가 또 한 번 태동을 알리고 있다는 소식에 많은 의료계 인사들이 우려의 뜻을 표하고 있다.

항상 강한 투쟁을 외치며 구성된 비대위가 정치적 도구로 이용당해 흐지부지 결론을 맺는 것을 두고, 과연 비대위가 필요한 상황인가라는 회의적인 시선과 함께 그간 비대위와 집행부 간의 갈등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의협 추무진 전 회장이 보궐선거에 당선됐을 때부터 존재했던 비대위는 추무진 집행부와 원격의료, 예산 등의 이유로 상당한 갈등을 야기했고, 추 전 회장 임기 마지막에 만들어진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의료전달체계 개선안 등으로 대립했다.

지역의사회 한 대의원은 “노환규 전 회장 때 2번, 추무진 전 회장 때 4번의 비대위를 거치면서 집행부와 비대위가 공존하는 게 얼마나 비효율적이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며 “제발 ‘비대위 만능론’에서 벗어나야한다. 집행부라는 하나의 머리가 있는데, 비대위라는 또 다른 머리를 만들면 의협 회부를 정상적으로 이끌 수 없게 된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이번 임총이 앞으로 의협에 있어서 좋지 못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임기를 반년도 못 채운 회장과 집행부의 힘을 굳이 빼놓을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다.

임기 중 총 4번의 비대위가 구성됐던 추무진 전 회장도 2015년 제39대 회장 임기가 시작된 이후, 1년 6개월만인 2016년 9월 첫 임총이 열렸다. 당시 열린 임총은 김세헌 전 감사의 불신임을 다뤘기 때문에 추 전 회장을 규탄하는 내용은 그리 많지 않았다.

보궐선거로 당선됐을 당시를 살펴봐도 2014년 6월 제38대 회장으로 당선된 이후 열린 임총은 2015년 1월로, 임기 7개월째였고, 당시 임총에서 논의된 안건은 의협 혁신특위에서 상정한 안건에 대한 것이었다.

또한 이번 임총에서 구성을 논의하는 비대위의 성격이 ‘문재인 케어 저지’인데, 이는 최대집 회장이 후보 시절부터 가장 강력하게 내세웠던 공약이기 때문에 비대위 구성이 최 회장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임총이 개최된다는 건 의협 집행부 뿐만 아니라 회원들에게도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최대집 회장뿐만 아니라 최 회장 이후의 의협 회장들도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가 아닌,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 끌어내릴 수 있다’는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어 매우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