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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1인 1개소법, 헌재 결정 '함흥 차사'판단 지연...선고목록에 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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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8.08.30  06: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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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개소법’이라고 불리는 의료법 제33조 제8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많은 사회적 관심을 모았던 임신임신중절(낙태)을 범죄로 처벌하는 형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도 미뤄진다는 소식이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8일 공개한 8월 30일자 선고목록을 살펴보면 인공임신중절(낙태)을 했을 때 형법에 따라 임신부를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1항(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과 의료인을 처벌하는 제270조 1항(의사·한의사·조산사·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어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등에 관한 위헌소원(2017헌바127) 사건이 빠져 있다.

의료법 제33조 제8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이 헌법재판소에 회부된 건 지난 2015년의 일.

1인 1개소법이 회부되자 헌재에서는 지난 2016년에 공개 변론까지 진행해 이 조항에 대한 합헌·여부를 신중하게 심리하기 시작했지만, 그 사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등 굵직한 사건들로 인해 1인 1개소법에 대한 심리는 계속 미뤄져 처음 위헌소송이 제기된 지 3년의 시간이 흐른 상태이다.

1인 1개소법에 대해선 의료계 내에서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상황으로, 유디치과 등 네트워크 병원들이 해당 법이 의료인에 대한 형평성 등을 훼손한다며 위헌을 주장하고 있지만, 대한치과의사협회를 비롯한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의약단체에서는 이 조항을 반드시 수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인 1개소법은 현재까지도 헌재에 계류된 상태지만, 헌재 재판관 5인 임기가 오는 9월 18일 만료되기 때문에 그 전에는 선고될 거라는 분석이 제기됐으나 30일 선고 목록에 1인1개소법(2015헌바34) 위헌소원 사건도 선고목록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1인 1개소법에 대한 선고는 신임 헌재 재판관 취임 이후 처음부터 사건 기록에 대한 검토를 거쳐 사건의 쟁점을 파악할 때까지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1인 1개소법에 대한 헌재의 판단에 따라 의료계 내의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헌재가 신중히 접근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법무지원실 김준래 변호사(선임전문연구위원)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 중 5명이 바뀌기 때문에 임기 만료 전에 1인 1개소법에 대한 판단을 내릴 거라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바뀌는 헌법재판관들은 1인 1개소법과 관련해 공개변론을 직접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한편으로 헌재가 이번에 1인 1개소법에 대해 판단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안이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하고 있다”며 “1인 1개소법에 대한 헌재의 판단에 따라 의료기관 개설 등 의료계 내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헌재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1인 1개소법과 관련, 실무적으로 중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조속히 헌재의 판단이 내려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가지 예를 들면 특정 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여러 개 개설한 사건이 있는데, 해당 형사사건에서 특경법 사기죄로 유죄판결이 내려졌다”며 “다만 해당 의료인이 건보공단을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는데, 현재 건보공단이 비용 환수를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유죄판결을 받은 동일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모순되는 판결을 내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1인 1개소법으로 인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근로복지공단 등 일선 기관들이 상당히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많은 법원에서 1인 1개소법을 위반할 경우 비용을 환수하는 게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려, 판례군이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대법원이나 헌재에서 환수 처분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이 내려진다면 건보공단은 이와 관련해 환급금을 내줘야하는 일이 생긴다. 이 모든 건 국민의 세금”이라며 “건보공단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손해가 가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선고가 내려져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헌재는 지난 5월 공개변론을 열어 부녀의 낙태를 처벌하는 ‘자기낙태죄 조항’과 의사가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 ‘의사 낙태죄 조항’이 임부의 ▲자기결정권 ▲평등권 ▲의사의 직업 자유 등을 침해하고,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해 찬반 입장을 청취했다.

하지만 5인 재판관이 임기 만료를 앞둔 마지막 선고일에 쟁점 사건을 선고목록에 포함하지 않으면서 새 헌재 재판관에게 부담을 떠넘긴 모양새가 됐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낙태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보고 수술한 의사의 자격을 1개월 정지하는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일부 개정안을 공표했고, 이에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폐원이 개원보다 많은 저출산의 가혹한 현실을 마다하지 않고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며 밤을 새우는 산부인과의사가 비도덕적인 의사로 지탄받을 이유가 없다”며 인공임신중절수술의 전면 거부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한 의료계 관계자는 “산부인과계에서 인공임신중절수술 거부를 선언했고, 복지부 장관도 헌재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한 상황인데, 현실적으로 중요하고 예민한 사건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의료현장은 혼란을 겪을 수 있다”며 “헌재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인공임신중절수술이 음성화될 수 있고, 이로 인해 국민 건강에 큰 위해를 끼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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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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