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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19 17:22 (금)
‘여의도’ 방불케 하는 건보공단-의협 수가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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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방불케 하는 건보공단-의협 수가협상
  • 의약뉴스 신승헌 기자
  • 승인 2018.05.25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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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불꽃 튀는 ‘설전’…뒤에선 ‘유연한 대화’ 가능성 충분

비춰지는 모습은 강대강(强對强)이다. 하지만 공식석상을 벗어나면 공기가 바뀐다. 진짜 이야기는 여기서 오간다. 여의도에서는 수많은 합의가 이 같은 방식으로 이뤄졌다.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에게서 ‘여의도 정치’의 향기가 느껴진다. 한편으론 대치국면을 연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협상의 본질은 대결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밀당(밀고 당기기의 줄임말)’의 고수들이라 할 만하다.

협상이 진행될수록 선명해지는 것은 의협이 수가협상테이블을 걷어찰 확률이 ‘0’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 24일 열린 1·2차 수가협상에서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오른쪽)와 대한의사협회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4일(목)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당산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가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을 위해 만났다.

양측은 이날 얼굴을 마주하기 직전까지 언론 등을 통해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수가협상단간 상견례(18일)가 있은 후 열린 ‘제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20일)’가 신호탄이 됐다.

공단 수가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궐기대회 직후인 지난 21일(월) “現 의협 집행부의 주장이 의사사회 전체의 인식과 판단을 대변하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 (수가)협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회원 전체의 이익에 부합할거라고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

나아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국민의 정서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으며, 그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을 볼모로 하는 협상자세를 견지하면 건설적 결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경고하며 의료계의 각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극도로 말을 아끼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의협을 향한 강청희 이사의 발언은 1·2차 협상일인 24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강 이사는 “의협의 직역대표성에 대해 모욕한 바 없다. 수가협상을 정치적 논리로 이용하려는 현 집행부의 ‘이중적 행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앞선 말에 대해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모욕적 언사”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을 염두한 발언이다.

의협 협상단(방상혁 상근부회장, 연준흠 보험이사)이 모두 도착한 상황에서 24일 예정된 시각보다 ‘4분’ 늦게 협상장에 들어선 강 이사는 의협을 향해 “투쟁(제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의 성격이 적정수가를 보장해달라는 것인지, 국민건강권을 지키기 위함인지 분명히 해 달라”고 주문했다.

당초 협상 자체에 불참하겠다고 강수를 던졌던 대한의사협회는 막상 협상 일정이 시작되자 예년과 비슷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수가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대규모 거리집회를 개최한 것은 분명히 이전과 다르다.  

“(제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연 것이) 수가협상을 대비해 집회를 통해서 요구하려는 정치적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건보공단 이사의 물음에 24일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그렇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곧이어 “오죽했으면 수가협상을 앞두고 거리로 나가서 외쳤겠느냐,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절박한 마음이 담긴 집회라고 보셨으면 감사하겠다. 수가협상이라는 것도 결국 국민을 위한 ‘좋은 진료’, ‘안전한 진료’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에서 정부의 의지가 드러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나라 의료비 재정은 OECD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점”이라며 “(총궐기대회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거리집회와 수가협상의 연관성에 대해 ‘어사무사(於思無思)’와 같은 입장을 취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 대한의사협회 방상혁 상근부회장.

이처럼 건보공단과 의협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시각은 오히려 줄고 있다. 월초와 비교하면 없어졌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건보공단 강청희 이사 역시 의사출신으로 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을 지낸 바 있는 만큼 막후에서는 충분히 유연한 대화가 오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건보공단과 6개 의약단체는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 전인 지난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협상단 상견례를 각각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대한의사협회를 제외한 5개 단체는 17일 오후 1시 30분부터 순차적으로 상견례를 진행했고, 의협의 경우 18일 오전 11시에 협상단간 첫 만남 가졌다. 상견례 이후 강청희 이사는 의협을 상대로 ‘식사 정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한 시간 반가량 걸린 1·2차 협상을 마치고 나온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설전(?)을 펼치고 비공개 협상에 들어간 이후 공단의 반응이 어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노코멘트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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