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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병원 지원 → 사회브랜드 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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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병원 지원 → 사회브랜드 가치 ↑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4.1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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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학 교수...국가·사회적 지원 필요성 제기

“AS는 기업 재정적 측면에서 보면 마이너스지만 이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 상승에 기여한다. 어린이병원도 이런 개념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하면 사회적 브랜드 가치가 올라갈 것이다.”

대한병원협회(회장 홍정용)는 12일, 용산 서울드래곤시티 아코르-앰배서더에서 ‘Korea Healthcare Congress 2018’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경북대어린이병원 권순학 병원장(사진)은 ‘어린이병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이란 발제를 통해 현재 국내에 극히 소수로 운영되고 있는 어린이병원에 대한 국가적,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순학 병원장은 “어린이의 경우 질환들이 다양하고 드물지만 진단 및 치료를 하는데 많은 비용을 감수해야만하는 경우가 있으며, 같은 질환이라도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을 소모해야한다”며 “어린이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고도의 전문화된 의료체계 미 시설을 필요로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극히 소수의 어린이병원만이 운영되고 있어 국가적, 사회적 지원이 절실한 상태”라고 밝혔다.

가까운 일본의 사례만 살펴보더라도 지난 2016년 국립성육병원의 총 수입은 약 256억엔이었는데 이중 병원 수입은 약 192억엔(74%), 연구비는 약 22억엔(9%), 운영보조금이 약 32억엔(12%), 기타 약 13억엔이었다. 병원 수입과 별개로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운영보고금의 비중이 10% 이상이었다는 것.

특히 일본은 Diagnostic Procedure Combination(DPC)라는 포괄 평가제도를 통해 일정한 기준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기존의 성과평가를 DPC와 전문가를 근거로 한 성과 고평가를 합친 평가방식으로 바꾼 것인데, 시설 및 인력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중증환자, 응급환자, 전문적인 기술 필요성/난이도 등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다.

2018년 현재 우리나라의 어린이병원 현황을 살펴보면 독립형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은 서울대와 양산 부산대 뿐이고, 공유형은 세브란스, 서울아산, 강원대, 전북대, 경북대, 전남대 등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4월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시범사업을 통해 일부 어린이병원을 센터로 지정, 보험수가를 부분적으로 개선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에 대해 권 원장은 “비록 시범사업이기는 하나 진료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고, 어린이병원 운영에도 상당한 도움이 줄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일시적인 사업이 아니라 영구적으로 지속돼야하고, 수가도 보다 현실화 돼야할 것”이라며 “어린이병원 기능강화를 위한 재원도 국가적 혹은 사회적인 지원을 통해 마련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권순학 원장은 “저출산 시대를 맞아 미래 국가의 인적 자원이 될 어린이에 대한 정책이 다른 구성원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노인에 대한 복지 정책은 잘 되어있는 건, 표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를 가진 엄마들에게 아이 수만큼 표를 준다면 어린이에 대한 복지 정책이 쏟아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권 원장은 “어린이들이 미래 인적자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는 걸 정치인들도 각인해야한다”며 “소외/취약계층인 어린이에 대한 지원은 복지 차원이 아닌 인권차원에서 접근해야하며, 국민적 동의를 바탕으로 아픈 어린이를 위한 복지 예산 및 의료비 구성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더 많은 어린이병원 신설 및 지원이 필요하다”며 “최소한 각 도 단위로 어린이병원이 하나씩 있어야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상태다.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지자체나 중앙정부에서 어린이 병원 예산의 10%를 매년 지원하는 시대가 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패널 토론자로 참석한 연세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김호성 원장도 어린이병원이 처한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원장은 “지난 2011년에 어린이병원 운영모델을 분석한 자료가 있는데, 일반 병동이 성인 병동에 비해 5배 정도 비용이 더 들어가고, 수술실은 7배지만, 환자 수입은 성인환자의 80% 밖에 안 된다”며 “비용은 5배 이상 들어가지만 수익은 0.8배 밖에 안 되니 수익구조가 당연히 안 좋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린이병원은 어려운 이유가 중환자 비율이 굉장히 높다는 것으로, 우리 병원 같은 경우도 전체 환자의 25% 정도가 중환자”라며 “장기 재원환자가 많은데, 비율은 20%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수익이 나빠질 수밖에 없고, 실제로 많은 손해를 보지만 필요하기 때문에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어린이 병원은 운영하기 어려운 구조에서 투쟁을 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 사안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냐가 관건인 거 같다”고 지적했다.

대한아동병원협회 박영동 회장도 “어린이병원은 구조상 적자를 벗어날 수 없다”며 “우리나라 의료정책을 보면 현실과 괴리된 정책만 나오고 있고,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해도 현장에 있는 의료공급자만 책임지지 정부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회장은 “저출산시대로 어린이의 숫자가 감소하기 때문에 양질의 의료진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며 “경남 창원만 해도 인구수 100만의 도시인데 소아신생아 관련 전문의는 고작 2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달빛어린이병원 같은 제도도 전 세계에 대한민국밖에 없는 제도일 것. 환자의 수요에 따라 공급해야한다는 건 문제있는 생각”이라며 “국민들이 건강보험 제도에 대해 비용 개념이 없다는 게 문제인데, 아주 간단한 병이라도 큰 병원에 가는 구조적 모순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회 차원에서 TFT를 구성해서 문제점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서 솔루션을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며 “어린이병원도 문제지만 전국적으로 재활이 필요한 어린이들이 많지만 정작 재활 치료를 받는 아이의 숫자는 적어, 나머지는 재활 난민이 된다. 좀 더 많은 논의의 장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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